동인지(同人誌, 일본어: どうじんし, 영어: doujinshi)는 취미, 관심사, 사상 등이 같은 사람들, 즉 동인(同人)이 모여 기획·집필·편집·발행하는 자비출판물을 가리킨다. 주로 아마추어 창작자들에 의해 제작되며, 만화, 소설, 잡지, 일러스트집 등 다양한 형태로 발행된다. 전문 창작자들도 일반적인 출판 산업 바깥에서 동인지를 출간하는 경우가 있다. 동인지를 제작하는 사람이나 그 모임을 동인(同人) 또는 동인 서클이라 부른다.
어원 및 유래
동인지라는 용어는 한자 同人(같을 동, 사람 인)과 誌(잡지 지)의 합성어로, '뜻을 같이하는 사람들이 만든 잡지'라는 의미를 지닌다. 일본에서는 메이지 시대 초기인 1874년에 발간된 메이로쿠 잡지(明六雑誌)를 동인지의 시초로 보기도 한다. 일본 최초의 소설 동인지는 1885년 오자키 고요(尾崎紅葉)와 야마다 비묘(山田美妙)가 창간한 가라쿠타 분코(我楽多文庫)이다.
한국에서는 1919년 2월 도쿄에서 김동인 등이 중심이 되어 발행한 문학 동인지 《창조》가 동인지의 효시로 평가되며, 한국 현대문학의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 이후 《폐허》(1920년), 《백조》(1922년), 《시문학》(1930년) 등 수많은 문학 동인지가 창간되어 한국 문학사의 주요 흐름을 형성하였다.
분류
동인지는 크게 오리지널 동인지와 2차 창작 동인지로 나뉜다. 오리지널 동인지는 창작자가 자신이 창작한 고유의 캐릭터와 세계관을 바탕으로 제작하는 작품이다. 2차 창작 동인지는 기존의 만화, 애니메이션, 게임, 소설 등에 등장하는 캐릭터나 세계관을 바탕으로 제작하는 작품으로, 팬 창작(fan creation)의 성격을 띤다.
내용에 따라서는 문학 동인지, 만화 동인지, 일러스트집, 동인 게임, 동인 음악 등으로도 구분된다. 현대의 대중적 인식에서는 만화, 특히 서브컬처 계열의 2차 창작 만화 동인지가 가장 널리 알려져 있다.
유통 및 행사
동인지는 주로 동인지 즉매회(동인 행사)에서 직접 판매되거나, 전문 동인샵을 통해 위탁 판매된다. 세계 최대의 동인지 즉매회는 일본 도쿄에서 매년 여름과 겨울 두 차례 개최되는 코믹마켓(Comic Market, 약칭 코미케)으로, 1975년 제1회 개최 당시 32개 서클과 600명의 참가자로 시작하여 현재는 매회 약 50만 명 이상이 참가하는 대규모 행사로 성장하였다.
대한민국에서는 코믹월드(1999년부터 개최), 서드플레이스, 케이크스퀘어 등의 동인 행사가 개최되고 있다.
저작권 문제
2차 창작 동인지는 원저작자의 허가 없이 기존 작품의 캐릭터나 설정을 이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므로, 저작권법상 논란의 여지가 있다. 일본에서는 원저작자 측이 팬 활동의 활성화와 홍보 효과를 고려하여 암묵적으로 묵인하는 경우가 많으나, 법적 분쟁이 발생한 사례도 존재한다. 대표적으로 1999년 닌텐도가 포켓몬스터 성인 동인지 작가를 고소한 사건이 있다. 이에 따라 많은 동인지에는 "이 책은 비공식 팬 창작물입니다"라는 면책 문구가 표기되는 것이 관례화되었다.
현황
2007년 기준 일본의 동인지 시장 규모는 약 277억 3천만 엔으로 추산된 바 있다. 디지털 기술의 발달과 인터넷 보급으로 인해 전자책 형태의 동인지 배포도 증가하고 있으며, 픽시브(pixiv) 등의 창작 플랫폼을 통해 온라인으로 작품을 공개하는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