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이혼법은 독일 민법전(Bürgerliches Gesetzbuch, BGB) 제4편 가족법 제1564조부터 제1587조까지에 규정되어 있으며, 이혼 절차와 요건, 이혼에 따른 여러 법적 효과를 포괄한다. 독일의 이혼법은 1976년 제정되어 1977년 7월 1일부터 시행된 제1차 혼인 및 가족법 개정법(1. EheRG)을 통해 종전의 유책주의(Schuldprinzip)에서 파탄주의(Zerrüttungsprinzip)로 전환되었다.
이혼의 요건
독일 민법 제1564조에 따르면, 혼인은 법원의 판결에 의해서만 해소될 수 있다. 이혼의 핵심 요건은 혼인의 파탄(Scheitern der Ehe)이다. 제1565조는 혼인공동체가 더 이상 존재하지 않고 그 회복이 기대될 수 없을 때 혼인이 파탄된 것으로 본다고 규정한다.
법원의 판단을 용이하게 하기 위해 법률은 두 가지 추정 규정을 두고 있다(제1566조):
- 배우자가 1년 이상 별거하고 있으며, 양측이 이혼에 동의하거나 상대방이 이혼에 동의하는 경우, 혼인의 파탄이 반증할 수 없이 추정된다.
- 배우자가 3년 이상 별거한 경우, 상대방의 의사와 관계없이 혼인의 파탄이 반증할 수 없이 추정된다.
별거(Getrenntleben)의 개념은 제1567조에 정의되어 있으며, 부부가 가정공동체를 유지하지 않고 한쪽 배우자가 혼인공동체를 거부함을 명백히 하는 상태를 말한다. 부부가 동일한 주거지 내에서 분리된 생활을 하는 경우도 별거로 인정될 수 있다.
예외 규정
제1565조 제2항은 하위 조항으로, 아직 1년의 별거 기간이 경과하지 않은 경우에도 상대방 배우자의 인격에 기인한 이유로 혼인의 계속이 청구인에게 과도한 부담이 되는 경우(예: 가정폭력) 이혼을 허용한다.
제1568조는 이른바 '경직클라우젤(Härteklausel, 경직 조항)'으로, 혼인이 파탄되었더라도 미성년 자녀의 이익을 위해 혼인 유지가 예외적으로 필요하거나, 이혼을 거부하는 상대방에게 과도한 부담이 되는 경우 이혼을 제한할 수 있다. 다만 실제로 이 조항이 적용되는 경우는 드물다.
이혼 절차
이혼 절차는 구법원(Amtsgericht) 내 가정법원(Familiengericht)에서 진행된다. 이혼 절차에는 변호사 강제(Anwaltszwang)가 적용되어, 최소한 신청인은 변호사의 대리를 받아야 한다(가사 및 비송사건 절차법(FamFG) 제114조). 다만 한 명의 변호사가 양측을 공동으로 대리할 수는 없으며, 각 배우자가 각자의 변호사를 선임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혼 절차는 신청인의 이혼 청구로 시작되며, 법원은 필수적으로 연금조정(Versorgungsausgleich)을 직권으로 처리한다. 양육권, 친권, 배우자 부양, 재산분할 등 기타 이혼 관련 사항(Scheidungsfolgesachen)은 당사자의 신청이 있을 경우 이혼 절차와 병합하여 처리된다.
이혼 비용
이혼 비용은 법원 비용과 변호사 비용으로 구성된다. 절차 가치(Verfahrenswert)는 부부 합산 월 순소득의 3배를 기준으로 산정되며, 부양 자녀당 일정 금액이 공제된다. 법원 비용은 양측이 균등 부담하고, 변호사 비용은 각자 자신이 선임한 변호사에게 지급한다. 경제적 능력이 부족한 당사자는 절차비용지원(Verfahrenskostenhilfe)을 신청할 수 있다.
이혼의 효과
이혼의 법적 효과로는 다음이 포함된다:
- 연금조정(Versorgungsausgleich): 혼인 기간 중 축적된 양측의 노후 보장 권리를 상호 조정
- 재산분할(Zugewinnausgleich): 혼인 중 증가한 재산의 분배
- 배우자 부양(nachehelicher Unterhalt): 제1570조부터 제1586조까지 상세히 규정
- 자녀 양육비(Kindesunterhalt)
- 친권 및 면접교섭권 조정
- 주택 사용권 배분
- 상속권 상실, 세제상 혜택(부부 분할 과세) 상실 등
국제적 측면
국제적 요소가 있는 이혼 사건의 경우, EU의 로마 III 규정(Rom-III-Verordnung, EU No. 1259/2010)이 적용된다. 이 규정은 2012년 6월 21일부터 발효되었으며, 독일을 포함한 17개 EU 회원국에서 이혼에 적용될 준거법을 통일적으로 정한다. 당사자는 준거법을 선택할 수 있으며, 선택이 없는 경우 원칙적으로 배우자의 상거소지법, 최종 공동 상거소지법, 공동 국적국법, 법정지법 순으로 적용된다.
독일 내에서 외국에서 이루어진 이혼의 효력을 인정받기 위해서는 원칙적으로 주법무행정청(Landesjustizverwaltung)의 승인 절차가 필요하다. 다만 EU 회원국(덴마크 제외)의 판결은 별도 절차 없이 상호 인정된다.
역사적 배경
독일에서 이혼은 1875년 제국 단위의 민사혼 제도 도입과 함께 법제화되었다. 1938년 나치 시대의 혼인법(Ehegesetz)은 파탄에 의한 이혼 가능성을 최초로 도입하였다. 동독에서는 1955년부터 파탄주의가 도입되었고, 서독은 1976년 개혁을 통해 1977년부터 유책주의를 폐지하였다. 2008년에는 부양법 개정(Gesetz zur Änderung des Unterhaltsrechts)이 이루어져 배우자 부양 제도가 대폭 개정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