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둑게는 절지동물문, 연갑강, 십각목, 사각게과에 속하는 게의 한 종으로, 학명은 Chiromantes haematocheir(De Haan, 1833)이다. 과거에는 Sesarma haematocheir라는 학명으로도 분류되었으며, '부엌게'라고도 불린다.
분포와 서식지
도둑게는 동아시아 지역의 고유종으로, 한국에서는 강화도 이남의 서해안, 포항 이남의 동해안, 그리고 남해안에 널리 분포한다. 주로 기수역(강물과 바닷물이 섞이는 지역), 해안에 인접한 산지, 하천 주변, 어촌의 민가 부근 등에서 서식한다. 일본에서는 해발 600m 이상, 해안에서 80km 이상 떨어진 내륙 지역에서도 발견되는 변이가 보고되어, 반드시 바닷물이 필요하지 않은 민물게로서의 적응 능력을 보여준다.
이름의 유래
'도둑게'라는 이름은 이 게가 서식지 주변의 민가에 들어와 음식 찌꺼기나 남은 먹이를 몰래 가져가는 습성에서 유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야행성인 이 게가 밤에 집 안으로 들어와 음식을 훔쳐 먹는 모습에서 붙여진 이름이다. 북한에서는 '붉은집게발게'라고도 부른다.
형태적 특징
등딱지는 사각형에 가까운 형태로 표면이 매끄러우며, 옆면에 불규칙한 줄무늬가 있다. 수컷은 크고 매끄러운 집게다리를 가지며 집게의 끝이 굽어 있다. 체색은 성장 단계에 따라 달라지는데, 어린 개체는 흰색 또는 노란색의 등딱지를 가지지만 성체는 주로 진홍색을 띤다. 성체의 등딱지 크기는 약 4~5cm이며, 다리까지 포함하면 약 10cm 전후이다.
생태
잡식성으로 식물성 먹이와 동물성 먹이를 모두 섭취한다. 주로 야행성으로 밤에 활동한다. 산란기는 7월에서 9월 사이로, 만조 때 알을 물에 풀어놓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유생은 조에아, 메갈로파 단계를 거쳐 성장한 뒤 육지로 올라온다. 기온이 낮아지면 동면에 들어가며, 이듬해 봄에 다시 활동을 시작한다. 식용으로는 잘 쓰이지 않으며, 맛이 없고 강한 찌린내가 난다고 알려져 있다.
유사종과의 구별
도둑게는 외형이 붉은 체색을 띤다는 점에서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으로 지정된 붉은발말똥게(Sesarmops intermedius)와 혼동되기 쉽다. 두 종은 눈앞 부위의 형태로 구별할 수 있는데, 도둑게는 그 부분이 곧게 내려가고 붉은발말똥게는 움푹 들어가 있다. 과거에는 이 두 종이 같은 속으로 분류된 적이 있었으나, 현재 도둑게는 도둑게속(Chiromantes)에 속하는 것으로 정리되었다.
애완동물로서의 이용
도둑게는 국내에서 애완동물로 기르는 경우가 많다. 애완동물 시장에서 유통될 때는 등딱지의 무늬가 웃는 얼굴을 닮았다 하여 '스마일 크랩'(smile crab)이라는 이름으로 판매된다. 사육 시 바닥재로는 굴 형성이 잘 되는 코코피트가 사용되며, 몸이 잠길 정도의 물그릇과 은신처가 필요하다. 먹이로는 과일껍질, 사료, 밥풀, 건조 새우, 해조류 등이 사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