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 텔레그래프》(The Daily Telegraph)는 영국 런던에서 발행되는 일간 신문으로, 흔히 《더 텔레그래프》(The Telegraph)로도 불린다. 브로드시트(broadsheet) 판형의 보수 성향 신문으로, 텔레그래프 미디어 그룹(Telegraph Media Group)이 발행하며 영국 국내 및 국제적으로 배포된다.
창간과 초기 역사
이 신문은 1855년 6월 29일, 영국 육군 장교였던 아서 B. 슬레이(Arthur B. Sleigh) 대령이 《데일리 텔레그래프 앤드 쿠리어》(Daily Telegraph and Courier)라는 이름으로 창간하였다. 창간 동기는 당시 영국 육군 총사령관이 될 예정이던 케임브리지 공작 조지 왕자에 대한 개인적인 불만을 표출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전해진다. 초기에는 성공을 거두지 못했으나, 같은 해 조지프 모지스 레비(Joseph Moses Levy)가 인수하면서 신문은 재정비되었다. 레비는 아들 에드워드 레비-로슨(Edward Levy-Lawson)을 편집장으로 임명하고 신문을 《데일리 텔레그래프》로 재출범시켰으며, "세계에서 가장 크고, 가장 훌륭하며, 가장 저렴한 신문"이라는 슬로건을 내걸었다.
정치적 성향
《데일리 텔레그래프》는 정치적으로 보수 성향을 띠며, 1945년 이후 실시된 모든 영국 총선에서 보수당을 지지해 왔다. 다만 1870년대 후반 이전에는 온건한 자유주의적 성향을 보였다는 기록이 있다. 이 신문은 보수당 지지 성향과 우익적 입장으로 인해 영국 언론계에서 흔히 "토리그래프"(Torygraph)라는 별칭으로 불리기도 한다. 2016년 영국 유럽연합(EU) 탈퇴 국민투표에서는 탈퇴(브렉시트)를 지지하는 입장을 표명하였다.
주요 보도 성과
이 신문은 여러 차례 중요한 단독 보도를 내놓았다. 1939년에는 신입 기자 클레어 홀링워스(Clare Hollingworth)가 독일의 폴란드 침공 예정을 보도하여 "세기의 단독 보도"로 평가받았다. 2009년에는 영국 의원들의 경비 지출 스캔들을 폭로하여 다수의 고위 정치인 사퇴를 이끌어냈으며, 이 공로로 2009년 영국 올해의 신문으로 선정되었다. 2016년에는 잉글랜드 축구 대표팀 감독 샘 앨러다이스(Sam Allardyce)에 대한 잠입 취재를 통해 그의 사퇴를 이끌어내기도 했다.
발행 부수와 온라인 전환
《데일리 텔레그래프》는 한때 영국에서 가장 많은 발행 부수를 기록한 신문 중 하나였다. 1968년에는 약 139만 부, 1980년에는 약 144만 부를 기록했으나, 이후 인쇄 부수는 지속적으로 감소하였다. 2019년 12월 기준 발행 부수는 약 31만 7천 부였다. 한편 신문의 온라인 판인 telegraph.co.uk는 1994년 11월 유럽 최초의 일간 웹 기반 신문으로 출범하였다. 2023년 12월 기준 텔레그래프 미디어 그룹의 구독자 수는 약 103만 명으로 보고되었으며, 이 중 대부분이 디지털 구독자이다.
소유권 변천
이 신문은 창간 이후 여러 차례 소유권이 변경되었다. 1928년 베리 가문이 인수하였고, 1986년 캐나다 사업가 콘래드 블랙(Conrad Black)이 인수하였다. 2004년에는 바클레이 형제(Barclay brothers)가 인수하여 장기간 소유하였다. 이후 2023년부터 2025년까지 여러 차례 매각 시도가 있었으며, 2026년 6월 독일의 미디어 기업 악셀 슈프링어(Axel Springer SE)가 약 5억 7,500만 파운드에 인수하여 소유권 이전이 완료되었다.
자매 매체
1961년에는 일요일판인 《선데이 텔레그래프》(The Sunday Telegraph)가 창간되었다. 2013년에는 두 신문의 편집 조직이 통합되었으나, 일요일판은 별도의 편집장을 유지하고 있다. 온라인 판인 telegraph.co.uk는 인쇄판 기사와 웹 전용 콘텐츠를 함께 제공한다.
비판과 논란
《데일리 텔레그래프》는 여러 차례 언론 규제 기관의 제재를 받은 바 있다. 2015년에는 정치 평론가 피터 오본(Peter Oborne)이 광고주의 상업적 이해관계가 편집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고 주장하며 사임하였다. 또한 기후 변화 관련 보도에서 과학적 합의를 왜곡하는 내용을 게재했다는 비판을 받았으며, 2021년에는 코로나19 관련 주장에 대해 영국 언론 규제 기관(IPSO)으로부터 정정 명령을 받았다. 2020년에는 중국 정부 기관이 후원하는 보충판을 게재해 왔다는 사실이 알려져 비판을 받았고, 이후 해당 콘텐츠를 제거하였다.
평가
《데일리 텔레그래프》는 《타임스》 및 《가디언》과 함께 영국의 주요 품질 신문 중 하나로 평가된다. BBC는 2004년 이 신문을 영국의 "또 하나의 기록 신문"(other paper of record)으로 지칭한 바 있다. 브리태니커 백과사전은 이 신문이 지속적으로 "높은 수준의 보도"를 유지해 왔다고 평가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