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노테리움(Deinotherium)은 신생대 마이오세 중기부터 플라이스토세 초기까지 유럽, 아시아, 아프리카에 서식했던 장비목(Proboscidea)의 멸종된 포유류 속(屬)이다. 학명은 고대 그리스어 δεινός(데이노스, '끔찍한')와 θηρίον(테리온, '짐승')의 합성어로, '무시무시한 짐승'이라는 뜻을 지닌다. 1829년 독일의 고생물학자 요한 야콥 카우프(Johann Jakob Kaup)에 의해 처음 명명되었다.
분류 및 진화
데이노테리움은 현대 코끼리(코끼리과, Elephantidae)와는 다른 독자적인 진화 계통인 데이노테리움과(Deinotheriidae)에 속한다. 이들은 장비목 내에서 매우 초기에 분화된 원시적인 계통으로, 코끼리과의 매머드나 마스토돈보다도 더 오래전에 갈라져 나온 것으로 추정된다. 더 작고 초기 형태인 프로데이노테리움(Prodeinotherium)에서 진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데이노테리움의 멸종과 함께 데이노테리움과는 완전히 사라졌다.
종(種)
주요 종으로는 다음이 알려져 있다.
- D. giganteum (모식종): 주로 유럽에서 발견되며 후기 마이오세에 가장 흔했다.
- D. indicum: 인도와 파키스탄 지역의 아시아 종.
- D. bozasi: 아프리카 종으로, 다른 종들이 멸종한 후에도 아프리카에서 가장 오래 생존했다. 가장 젊은 화석은 케냐의 칸제라 층(Kanjera Formation)에서 발견된 약 100만 년 전의 것이다.
- D. thraceiensis: 발칸 반도 지역에서 보고된 종.
형태 및 크기
데이노테리움은 거대한 체구를 가진 동물이었다. D. giganteum의 성체는 어깨 높이 약 3.6~4.0m, 체중 8.8~12톤에 달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현대의 아프리카 코끼리보다도 큰 규모이다. 두개골은 짧고 낮으며 윗부분이 평평했고, 콧구멍이 크게 발달하여 큰 코(트렁크)를 지녔음을 시사한다.
데이노테리움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아래턱에 부착된 아래쪽으로 휘어진 엄니(superior tusk)이다. 이는 위턱이 아닌 아래턱에서 자란다는 점에서 현대 코끼리나 다른 장비목 동물들과 뚜렷이 구별된다. 위턱에는 엄니가 없었다. 이 독특한 엄니의 용도에 대해서는 여러 가설이 제기되었으나, 땅속의 뿌리나 덩이줄기를 파내는 데 사용했거나, 나뭇가지를 꺾거나 나무껍질을 벗기는 데 사용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다만 정확한 용도는 현재까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치아는 빌로포돈트(bilophodont) 형태로, 어금니와 후방 전구치는 수직으로 깎는 구조였으며, 이는 데이노테리움이 장비목 내에서 매우 초기에 독립된 진화 분기가 되었음을 보여준다.
생태 및 서식지
데이노테리움은 주로 삼림 지대나 습지 등 초목이 풍부한 환경에서 서식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식성은 초식성으로, 나뭇잎, 나무껍질, 뿌리 등을 섭취했을 것으로 보인다. 아프리카 일부 화석지에서는 초기 인류의 선사시대 친척들의 유골과 함께 데이노테리움 화석이 발견되기도 했다. 플라이스토세 초기의 어린 데이노테리움은 검치호랑이(호모테리움, Homotherium)의 먹이가 되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분포
화석 기록에 따르면 데이노테리움의 분포 범위는 유럽 남부, 아시아 남부(인도, 파키스탄), 아프리카 동부 및 북부 일부 지역을 포함했다. 그리스 크레타 섬의 마이오세 해양 퇴적층에서 데이노테리움의 이빨 화석이 발견된 바 있어, 지질학적 시기에 따라 이 지역이 본토와 연결되어 있었음을 시사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