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네캅카스어족(Dené–Caucasian languages)은 비교언어학에서 제안된 가설상의 대어족(macrofamily)으로, 학계에서 널리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비주류 이론이다. 이 가설은 유라시아와 북아메리카에 걸쳐 광범위하게 분포하는 여러 언어군이 하나의 공통 조상에서 기원했다고 주장한다.
개요
데네캅카스어족 가설은 나데네어족(Na-Dené languages)과 예니세이어족(Yeniseian languages)의 연관성을 주장하는 데네예니세이어족 가설(Dené–Yeniseian hypothesis)을 더욱 확장한 개념이다. 여기에 북동캅카스어족, 북서캅카스어족, 중국티베트어족(Sino-Tibetan)을 추가로 포함시키며, 학자에 따라서는 바스크어(Basque), 부르샤스키어(Burushaski), 알곤킨어족(Algic)까지 포함시키기도 한다. 그러나 정확히 어떤 어족이 이 대어족에 속하는지에 대해서도 학계의 합의는 존재하지 않는다.
역사
20세기 초 알프레도 트롬베티(Alfredo Trombetti), 모리스 스와데시(Morris Swadesh) 등의 언어학자들이 유사한 가설을 제시한 바 있다. 캅카스어족, 예니세이어족, 중국티베트어족의 연관성을 체계적으로 주장한 첫 연구는 1980년대 러시아의 언어학자 세르게이 스타로스틴(Sergei Starostin)에 의해 시작되었다. 스타로스틴은 중국티베트조어, 북캅카스조어, 예니세이조어의 재구성에 큰 영향을 미친 학자였으며, 이들 간의 관계를 증명하는 데 주력하였다.
1991년 세르게이 L. 니콜라예프(Sergei L. Nikolaev)가 나데네어족을 가설에 추가하였고, 1996년과 1997년에 존 D. 벵트손(John D. Bengtson)이 각각 바스크어족과 부르샤스키어를 추가하였다. 한편 조지 반 드림(George van Driem)은 2001년 논문에서 이 가설에 부정적인 입장을 취하며, 예니세이어족과 부르샤스키어 간의 연관성만을 인정하는 카라수크(Karasuk) 가설을 제안하였다.
스타로스틴이 2005년 사망한 이후 이 이론은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지 못했으나, 2008년~2010년경 에드워드 바이다(Edward Vajda)가 데네예니세이어족 가설에 대해 비교적 충분한 증거를 제시하면서 데네캅카스어족 가설도 일부 재조명을 받고 있다.
근거
데네캅카스어족 가설의 지지자들은 다음과 같은 근거를 제시한다.
- 인칭대명사 등 차용이 드문 기초 어휘에서 유사성이 관찰된다.
- 동사 접두어, 명사 분류 접두어, 격접미사 등 문법적 특징에서 공통점이 나타난다.
- 스타로스틴 등에 의해 데네캅카스조어(Proto-Dené-Caucasian)가 재구된 바 있다.
비판
이 가설에 대한 주요 비판은 다음과 같다.
- 재구된 데네캅카스조어는 음운 대응을 충분히 설명하지 못하는 불명확한 부분이 많다.
- 학계에서 널리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가설적인 하위 조어들에 과도하게 의존한다.
- 주류 역사언어학계에서는 이 가설을 사실상 사장된 이론으로 간주하는 경향이 강하다.
- 데네예니세이어족 가설은 일부 언어학자들로부터 긍정적 평가를 받았으나, 이를 더욱 확장한 데네캅카스어족 가설은 대다수 주류 언어학자들로부터 부정되거나 회의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하위 계통 (스타로스틴의 분류)
다음은 세르게이 스타로스틴 등에 의한 가설적 분류이다.
- 데네캅카스어족 [약 기원전 8700년경] 1.1. 나데네어족 1.2. 중국-바스크어 [약 기원전 7900년경] 1.2.1. 바스크어족 1.2.2. 중국-캅카스어 [약 기원전 6200년경] 1.2.2.1. 부르샤스키어 1.2.2.2. 캅카스-중국-예니세이어 [약 기원전 5900년경] 1.2.2.2.1. 북캅카스어족 1.2.2.2.2. 중국-예니세이어 [약 기원전 5100년경] 1.2.2.2.2.1. 예니세이어족 1.2.2.2.2.2. 중국티베트어족
결론
데네캅카스어족은 언어학계의 소수 학자들에 의해 지지되는 가설적 대어족으로, 주류 언어학계에서는 대체로 인정되지 않는 개념이다. 이 가설의 일부를 구성하는 데네예니세이어족 가설은 비교적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으나, 이를 확장한 데네캅카스어족 전체에 대해서는 학계의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