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형법 제269조는 대한민국 형법 각칙 제33장(신체에 관한 죄)에 규정된 낙태죄(자기낙태죄) 조항이다. 낙태를 처벌하는 형법 규정으로, 임신한 부녀가 스스로 낙태하는 행위와 부녀의 촉탁 또는 승낙을 받아 낙태하게 하는 행위를 처벌 대상으로 삼는다. 2019년 헌법재판소의 헌법불합치 결정에 따라 실효된 상태로, 현재는 사문화된 조항으로 분류된다.
조문 내용
제269조(낙태)는 총 3항으로 구성되어 있다.
- 제1항: 부녀가 약물 기타 방법으로 낙태한 때에는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1995년 12월 29일 개정)
- 제2항: 부녀의 촉탁 또는 승낙을 받아 낙태하게 한 자도 제1항의 형과 같다.
- 제3항: 제2항의 죄를 범하여 부녀를 상해에 이르게 한 때에는 3년 이하의 징역, 사망에 이르게 한 때에는 7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
제1항은 임신한 부녀가 스스로 낙태하는 행위(자기낙태죄)를, 제2항은 부녀의 요청을 받아 제3자가 낙태를 실행하는 행위를 처벌하는 규정이다.
입법 연혁
현행 형법 체계에서 낙태죄가 규정된 것은 1953년 대한민국 형법 제정 당시로 거슬러 올라간다. 제1항과 제2항은 1995년 12월 29일 법률 제5057호로 일부 개정되었다. 한편, 1960년대 이후 정부가 경제 발전을 위한 출산억제 정책을 추진하면서 이 조항은 오랜 기간 실질적으로 적용되지 않고 사실상 사문화된 상태로 남아 있었다.
참조 규정: 모자보건법 제14조
형법 제269조와 함께 낙태의 허용 범위를 정하는 참조 규정으로 모자보건법 제14조가 있다. 이 조항은 의사가 다음과 같은 경우에만 본인과 배우자의 동의를 받아 인공임신중절수술을 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
- 본인이나 배우자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우생학적 또는 유전학적 정신장애나 신체질환이 있는 경우
- 본인이나 배우자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전염성 질환이 있는 경우
- 강간 또는 준강간에 의하여 임신된 경우
- 법률상 혼인할 수 없는 혈족 또는 인척 간에 임신된 경우
- 임신의 지속이 보건의학적 이유로 모체의 건강을 심각하게 해치고 있거나 해칠 우려가 있는 경우
배우자의 사망·실종·행방불명 등 부득이한 사유로 배우자 동의를 받을 수 없는 경우에는 본인의 동의만으로 수술이 가능하며, 본인이나 배우자가 심신장애로 의사표시를 할 수 없을 때에는 친권자·후견인 또는 부양의무자의 동의로 갈음할 수 있다.
헌법불합치 결정과 효력 상실
2017헌바127 사건에서 헌법재판소는 2019년 4월 11일 형법 제269조 제1항 및 제270조 제1항 중 '의사'에 관한 부분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결정 이유에서 헌법재판소는 해당 조항이 임신한 여성의 자기결정권을 침해한다고 판단하면서도, 태아의 생명 보호라는 입법 목적의 정당성을 인정하였다. 재판소는 입법자에게 2020년 12월 31일까지 조항을 개정할 것을 요구했으며, 그때까지는 종전 조항이 계속 적용되도록 하였다.
그러나 2020년 12월 31일 시한까지 입법부가 관련 조항을 개정하지 않음에 따라, 형법 제269조 제1항을 포함한 해당 낙태죄 조항들은 그 효력을 상실하게 되었다. 이에 따라 현행 형법 조문에는 제269조가 여전히 존재하지만, 자기낙태죄 조항은 실질적으로 효력이 없는 상태로 분류된다. 입법 공백 상태에서 낙태 관련 법제의 정비가 필요한 과제로 남아 있다.
학설상 쟁점
낙태죄의 보호법익에 관하여 태아의 생명을 보호법익으로 보는 견해가 일반적이다. 본죄의 성격과 관련하여, 임부가 아닌 제3자가 낙태를 실행한 경우 형이 가중된다는 점에서 부진정신분범으로 보는 견해와, 임부만이 정범의 주체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진정신분범으로 보는 견해가 대립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