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 황제의 해(라틴어: Annus quinque imperatorum, 영어: Year of the Five Emperors)는 서기 193년부터 197년까지 로마 제국에서 발생한 내전 시기를 가리키는 역사적 명칭이다. 이 시기에는 다섯 명의 인물이 로마 제국의 황제를 자처하였으며, 이들은 페르티낙스(Publius Helvius Pertinax), 디디우스 율리아누스(Marcus Didius Iulianus), 페르켄니우스 니게르(Gaius Pescennius Niger), 클로디우스 알비누스(Decimus Clodius Albinus), 셉티미우스 세베루스(Lucius Septimius Severus)이다.
배경
192년 12월 31일, 네르바-안토니누스 왕조의 마지막 황제인 콤모두스(Commodus)가 암살되었다. 콤모두스의 폭정과 방탕한 치세는 제국에 혼란을 초래하였고, 결국 근위대장 퀸투스 아이밀리우스 라이투스, 애첩 마르키아, 시종 엘렉투스의 공모로 암살되었다.
전개
콤모두스 사후, 원로원의 추대로 페르티낙스가 황제에 즉위하였다. 페르티낙스는 재정 개혁과 근위대 규율 강화를 시도하였으나, 이에 반발한 근위대(프라이토리아니)에 의해 193년 3월 28일 살해되었다. 그의 재위 기간은 약 3개월에 불과하였다.
페르티낙스 사후, 근위대는 황제 자리를 경매에 부쳤다. 이 경매에서 디디우스 율리아누스가 승리하여 황제로 추대되었으나, 이는 로마 제국 각지의 군대와 총독들의 분노를 샀다. 이에 시리아 총독 페르켄니우스 니게르, 브리타니아 총독 클로디우스 알비누스, 판노니아 총독 셉티미우스 세베루스가 각각 자신의 군단에 의해 황제로 추대되었다.
셉티미우스 세베루스는 가장 신속하게 행동하여 이탈리아로 진군하였고, 193년 6월 1일 디디우스 율리아누스는 근위대에 의해 처형되었다. 세베루스는 로마에 입성한 후 근위대를 무장 해제하고 해산시켰으며, 페르티낙스의 시신을 수습하여 신격화함으로써 자신의 정통성을 강화하였다.
이후 세베루스는 동방의 니게르와 전쟁을 벌여 193년 키지쿠스 전투와 니케아 전투에서 승리하였고, 194년 이수스 전투에서 니게르를 최종적으로 격파하였다. 니게르는 안티오키아 근처에서 붙잡혀 참수되었으며, 그의 가족들도 처형되었다.
한편 클로디우스 알비누스는 세베루스와 일시적으로 동맹을 맺고 부황제(카이사르)로 임명되었으나, 세베루스가 니게르를 제거한 후 알비누스를 제거할 의도를 드러내자 196년 갈리아에서 반기를 들었다. 197년 2월 19일, 루그두눔(오늘날 프랑스 리옹) 인근에서 벌어진 루그두눔 전투에서 세베루스는 알비누스를 격파하였고, 알비누스는 자살하였다.
결과
셉티미우스 세베루스는 최종 승자로서 세베루스 왕조를 개창하였으며, 이후 약 40여 년간 로마 제국을 통치하였다. 이 시기는 로마 제국에서 군대가 황제 계승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시작한 군인 황제 시대로의 전환점으로 평가된다. 다섯 황제의 해는 로마 제정 시기 '네 황제의 해'(69년)와 '여섯 황제의 해'(238년)와 함께 대표적인 황제 계승 혼란기 중 하나로 분류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