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비트 사모일로프(러시아어: Дави́д Самуи́лович Само́йлов, 본명: 다비트 사무일로비치 카우프만, 1920년 6월 1일 ~ 1990년 2월 23일)는 소비에트 러시아의 시인, 산문 작가, 번역가이다.
생애
사모일로프는 1920년 6월 1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유대계 가정에서 태어났다. 아버지 사무일 카우프만은 유명한 의사였으며, 어머니는 은행에 근무하는 통·번역가였다. 필명 '사모일로프'는 아버지의 이름 '사무일'(Самуил)에서 유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의 회상에 따르면 일곱 살 때부터 시를 쓰기 시작했고, 청소년기에는 모스크바 인문학 교육 기관인 모스크바 철학·문학·역사 연구소(МИФЛИ)에서 수학했다.
제2차 세계 대전(소련 측 표현으로는 독소 전쟁, 위대한 조국 전쟁) 당시 자원입대하여 전선에 참전했으며, 전쟁 경험은 그의 문학 세계 형성에 큰 영향을 미쳤다. 전쟁 후 트빌리시에서 생활하기도 했으며, 말년에는 에스토니아 수도 탈린에 정착하여 지냈다. 1990년 2월 23일 탈린에서 사망했으며, 에스토니아 패르누의 숲속 묘지에 안장되었다.
문학적 특징과 주요 업적
사모일로프는 러시아 문학에서 '전선 세대'(프론토보예 포콜레니예, 전쟁을 직접 겪은 시인 세대)의 대표적 인물로 꼽힌다. 그는 20세기 중반 모더니즘이나 포스트모더니즘의 유행에도 불구하고 스스로를 '전통주의자'라 자처하며, 18세기부터 이어진 러시아 시의 전통을 중시하고 그 흐름 속에서 진정성이 담긴 작품을 창작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의 대표작으로는 2차 세계 대전 당시 전쟁세대의 경험을 담은 시 「소로코비예, 로코비예」(Сороковые, роковые, 1940년대의 운명적인 해들)가 널리 알려져 있으며, 이 시는 그의 세대를 대표하는 시적 기념비로 평가된다. 또한 「경기병의 노래」(Песенка гусара, 일명 '우리가 전쟁에 있을 때')는 이후 러시아 및 구소련 지역에서 대중적인 노래로 널리 불려졌다. 이 노래의 가사는 사모일로프가, 음악은 빅토르 스톨랴로프가 만들었다.
그는 시 창작 외에도 아르튀르 랭보, 베르톨트 브레히트, 라빈드라나트 타고르 등 외국 작가들의 작품을 러시아어로 번역한 번역가로도 활동했다. 시집 외에 산문 작품도 남겼으며, 전쟁의 비극과 인간의 고뇌, 시대에 대한 성찰, 삶의 모순에 대한 풍자를 주제로 했다.
평가와 영향
사모일로프는 20세기 후반 러시아 문학을 대표하는 시인 중 한 명으로, 러시아 현대 시사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한국에서도 그의 시집 《사모일로프 시선》(지식을만드는지식, 박선영 역)이 출간되어 소개된 바 있다. 그의 공식 홈페이지와 러시아 내 다수의 문학 자료 사이트에서 그의 작품이 지속적으로 보존·소개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