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발 제르브(영어: bundle gerbe)는 미분기하학에서 선다발(line bundle)을 일반화시킨 개념이다. 이는 위상 공간 또는 매끄러운 다양체 위에 정의되는 수학적 구조로, 대수적 위상수학, 미분기하학, 그리고 끈 이론 등 여러 분야에서 활용된다.
정의
다발 제르브는 여러 동등한 방식으로 정의될 수 있다. 매끄러운 다양체 $M$과 자연수 $p \in \mathbb{N}$가 주어졌을 때, $M$ 위의 $(p-2)$-다발 제르브의 개념을 정의할 수 있으며, 0-다발 제르브는 U(1) 선다발과 같다.
- 코호몰로지류를 통한 정의: $M$ 위의 $(p-2)$-다발 제르브는 정수 계수 $p$차 코호몰로지 군의 원소 $\alpha \in H^p(M; \mathbb{Z})$이다.
- 열린 덮개를 통한 정의: $M$의 열린 덮개 ${U_i}{i \in I}$와 각 $p$중 교집합 위에 정의된 U(1)-값 전이 함수들 $\phi{\vec{\imath}}: U_{\vec{\imath}} \to U(1)$로 주어지며, 이들은 공사슬 조건(cocycle condition)을 만족해야 한다. 이 정의는 나이절 히친(Nigel Hitchin)과 데이비드 소미트라 채터지(David Saumitra Chatterjee)가 사용한 방식이다.
- 다발을 통한 정의: 전사 함수 $E \twoheadrightarrow M$, U(1) 주다발 $L \twoheadrightarrow E \times_M E$, 그리고 결합 법칙을 만족하는 동형 사상 $\mu: \pi_{12}^*L \otimes \pi_{23}^*L \to \pi_{13}^*L$로 구성된다. 이 정의는 마이클 머리(Michael K. Murray)가 도입한 방식이다.
접속
다발 제르브 위에는 접속(connection)을 정의할 수 있다. 예를 들어, 1차 히친-채터지 제르브의 경우 2차 미분 형식 $B_i$, 1차 미분 형식 $A_{ij}$ 등으로 접속이 주어지며, 이로부터 곡률(curvature)을 정의할 수 있다.
예시
- 0-제르브: U(1) 주다발과 같으며, 2차 정수 코호몰로지와 대응한다.
- −1-제르브: 함수 $M \to S^1$의 호모토피류로, 이산군 $\mathbb{Z}$의 주다발과 대응한다.
- −2-제르브: 연속 함수 $M \to \mathbb{Z}$이다.
- 리 군 위의 제르브: 콤팩트 연결 단일 연결 단순 리 군 $G$ 위에는 자연스러운 1-제르브가 정의되며, 이는 베스-추미노-위튼(WZW) 모형과 끈 이론의 캘브-라몽 장( Kalb-Ramond field)에서 등장한다.
- 3차원 초구 위의 제르브: 3차원 초구 $S^3$를 북반구와 남반구로 덮어 적도 근방의 전이 U(1) 주다발을 통해 정의할 수 있으며, 이는 디스미에-두아디(Dixmier–Douady) 코호몰로지류로 분류된다.
응용
다발 제르브는 고차 미분형식 전기역학(higher gauge theory)을 다룰 때 사용된다. 양-밀스 이론에서 주다발이 사용되는 것처럼, 고차 게이지 이론에서는 제르브가 사용된다. 특히 끈 이론에서 등장하는 캘브-라몽 장은 제르브로 나타내어진다.
역사
제르브(gerbe)의 일반적인 개념은 알렉산더 그로텐디크(Alexander Grothendieck)의 아이디어를 발전시켜 장 지로(Jean Giraud, 1936~2007)가 도입하였다. "제르브"라는 이름은 프랑스어로 "짚단"을 뜻한다. 이후 장뤼크 브릴린스키(Jean-Luc Brylinski)가 더 기하학적인 방식으로 제르브를 정의하였고, 다발 제르브(bundle gerbe)는 마이클 머리(Michael K. Murray)가 도입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