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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 (절지동물)

절지동물의 다리는 절지동물의 관절형 부속지(appendage) 가운데 한 형태로, 주로 보행에 사용되는 기관이다. 절지동물문(節肢動物門, Arthropoda)이라는 명칭 자체가 그리스어의 'arthron'(관절)과 'podos'(발)에서 유래할 정도로, 관절로 이루어진 다리는 이 동물문을 정의하는 핵심적인 특징이다.

기본 구조와 마디

절지동물의 다리는 여러 개의 마디(지절, podomere)가 관절로 연결된 구조를 이룬다. 각 마디는 경첩 관절로 이웃한 마디와 연결되며, 한 평면에서만 굽힐 수 있다. 이는 척추동물이 앞·뒷다리 기부에 회전형 절구공 관절을 가져 다양한 방향 운동이 가능한 것과 대비된다. 따라서 절지동물이 척추동물과 유사한 수준의 운동 범위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마디 수가 필요하다.

다리 마디의 명칭은 대부분 라틴어에서 유래하였으며, coxa(밑마디), trochanter(도래마디), femur(넓적다리마디), tibia(종아리마디), tarsus(발목마디) 등이 대표적이다. 절지동물 하위 분류군 사이의 다리 마디 상동성은 명확히 입증하기 어려우며, 학계에서 오랜 논쟁의 대상이다. 일부 학자는 현생 절지동물의 가장 가까운 공통조상이 다리 하나당 최대 11개의 마디를 가졌을 것으로 추정하지만, 현생 절지동물의 다리 마디 수는 보통 8개 이하이다. 이러한 차이는 호메오박스 유전자의 지속적 기능 상실 등으로 인한 평행 진화 가능성 때문에 논쟁이 계속되고 있다.

단지와 이분지

절지동물의 부속지는 구조에 따라 '단지(uniramous)'와 '이분지(biramous)'로 구분된다. 단지는 여러 마디가 끝에서 끝까지 한 줄로 이어진 구조이고, 이분지는 다리 하나에서 두 갈래의 가지가 갈라지는 구조이다.

갑각류의 이분지에서 바깥쪽 분지는 외지(exopod), 안쪽 분지는 내지(endopod)라 불린다. 외지는 내부 근육 조직을 갖는다는 점에서 외지돌기(exite)와 구분된다. 외지는 단각류와 등각류에서 퇴화되기도 하며, 곤충에서는 완전히 사라졌다.

곤충과 다지류의 다리는 단지형이며, 갑각류의 다리는 대부분 이분지형이다. 과거에는 단지의 존재가 공유 파생형질로 여겨져 이러한 절지동물들을 '단지아문(Uniramia)'이라는 분류군으로 묶었으나, 현재는 여러 분류군이 이분지 조상으로부터 독립적으로 단지를 진화시킨 것으로 간주되어 이 분류군은 더 이상 사용되지 않는다.

분류군별 다리 구조

협각류(Chelicerata)

거미류의 다리는 곤충의 다리와 달리 경절 양쪽에 두 개의 추가 마디가 있다. 퇴절과 경절 사이에는 슬개절(무릎마디, patella), 경절과 부절 사이에는 중족절(metatarsus)이 있어 총 일곱 개의 마디를 갖는다. 거미의 부절(발목마디) 끝에는 발톱이 있으며 거미줄을 치는 데 도움이 된다. 또한 거미 다리는 감각 기능도 담당하는데, 다리의 털은 촉각 수용체 역할을 하며 발목마디에는 습도 수용체 역할을 하는 부절 기관이 있다.

전갈의 경우 거미류와 동일한 구조에 부절 앞에 전부절(pre-tarsus)이 추가된다. 전갈의 발톱은 실제 다리가 아니라 각수(pedipalp)로서, 거미에서도 발견되는 별도의 부속지이며 포식과 짝짓기에 특화되어 있다. 투구게는 중족절과 전부절이 없어 다리가 여섯 마디로 구성된다.

갑각류(Crustacea)

갑각류의 다리는 일곱 개의 마디로 구성되며, 다른 분류군과 다른 명명 체계를 사용한다. 마디는 기절(coxa), 원절(basis), 좌절(ischium), 장절(merus), 완절(carpus), 전절(propodus), 지절(dactylus) 순서로 배열된다. 일부 분류군에서는 마디 일부가 융합되어 있다. 게나 가재의 발톱(집게발)은 전절의 돌출부에 지절이 관절로 맞물려 형성된다. 갑각류의 다리는 대부분 이분지형이다.

다지류(Myriapoda)

노래기, 지네 및 그 근연 분류군은 기절, 도래마디, 전퇴절, 퇴절, 경절, 부절, 부절발톱으로 이루어진 일곱 마디의 보행지를 가진다. 다지류의 다리는 하위 분류군마다 다양한 변형을 보인다. 지네류의 첫 번째 다리 쌍은 독니 역할을 하는 독조(forcipule)로 변형되었고, 노래기의 경우 성충 수컷의 다리 1~2쌍이 정자 전달에 특화된 생식지(gonopod)로 변형된다.

곤충(육각류, Hexapoda)

곤충은 흉부의 세 마디에 각각 한 쌍씩 총 여섯 개의 다리를 가진다. 곤충의 다리는 몸에서부터 기절, 도래마디, 넓적다리마디(퇴절), 종아리마디(경절), 발목마디(부절)의 다섯 부분으로 구성되며, 부절은 종에 따라 3~7개의 소마디(tarsomere)로 세분된다. 곤충의 다리는 이동 방식에 따라 보행각, 도약각, 포획각, 굴토각, 유영각 등으로 다양한 특화된 형태를 나타낸다.

일부 곤충의 유충은 복부 마디에 부족다리(proleg)라 불리는 추가 보행기를 갖는데, 이는 성충의 진정한 가슴 다리와 구조가 다르며 상동성에 대한 논쟁이 있어 왔다. 최신 증거에 따르면 부족다리는 배발생 초기 단계까지는 유전적 상동성을 갖지만, 나비목과 벌목의 시아목에서 각각 독립적으로 진화했을 가능성이 있다.

진화적 관점

절지동물의 다리는 체절마다 유사한 부속지를 가지는 단순한 기본 체제에서 출발하여, 진화 과정에서 마디 수가 줄고 각 부속지가 특수한 기능으로 전문화되었다. 호메오박스(Hox) 유전자 발현의 변화가 체절별 부속지 다양화에 중요한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각 분류군의 다리 마디 상동성 관계는 진화발생생물학(evo-devo) 분야의 유전자 비교 연구를 통해 밝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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