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콜라스 오렘(Nicolas Oresme, 또는 니콜 오렘[Nicole Oresme], 1320~1325년경 ~ 1382년 7월 11일)은 14세기 후기 중세 시대 프랑스의 철학자, 신학자, 수학자, 물리학자, 경제학자, 천문학자이다. 프랑스 노르망디 지역에서 태어나 파리 대학교에서 수학하였으며, 장 뷔리당(Jean Buridan)의 영향을 받았다. 이후 프랑스 국왕 샤를 5세(Charles V)의 고문이자 친구로서 활동하였고, 리지외(Lisieux) 교구의 주교를 지냈다.
수학 분야에서는 조화급수(harmonic series)가 발산한다는 사실을 수학적으로 최초로 증명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또한 분수 지수(거듭제곱의 지수를 분수로 표현하는 개념)를 처음으로 사용하였으며, 무한급수와 비례 이론에 관한 여러 저작을 남겼다. 그의 저서 《비례의 계산》(Algorismus proportionum)에서는 분수 지수와 비례 관계를 다루었고, 《질의 형상에 관한 논고》(De configuratione qualitatum)에서는 변수의 변화를 그래프로 표현하는 방법을 도입하여 좌표 기하학의 선구적 역할을 하였다. 이는 이후 갈릴레오(Galileo Galilei)와 르네 데카르트(René Descartes)의 연구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평가된다.
물리학 분야에서는 등가속도 운동에 관한 평균속도정리(Mean speed theorem)를 그래픽 방식으로 증명하였으며, 지구의 자전 가능성을 논리적으로 검토한 초기 사상가 중 한 명이다. 그의 저서 《하늘과 세상에 관한 책》(Le Livre du ciel et du monde, 1377)에서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우주론에 의문을 제기하며 지구가 자전할 경우의 상대성 원리를 선구적으로 논의하였다. 다만 최종적으로는 지구 자전설을 확정적으로 주장하지는 않았다.
경제학 분야에서는 《화폐의 기원, 본질, 법률 및 변경에 관한 논고》(Tractatus de origine, natura, jure et mutationibus monetarum, 약 1360년)를 저술하여 화폐의 가치 절하(평가절하)가 공동체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분석하였다. 이 저작에서 그는 화폐 주조권이 군주에게만 속하는 것이 아니라 공동체(국민)에 속한다는 주장을 펼쳤으며, 통화 가치의 반복적인 변경이 사회적 불평등을 심화시킨다고 비판하였다. 이는 후대 경제학 및 화폐 이론 발전에 중요한 기여로 평가된다.
철학 및 신학 분야에서는 자연 현상에 대한 초자연적 설명(신이나 악마의 직접적 개입)을 배제하고 자연적 원인에 기반한 설명을 중시하는 합리주의적 태도를 보였다. 그는 윌리엄 오컴(William of Ockham)의 명목론에 반대하는 입장을 취했으며, 인간의 지식이 보편적이고 확실한 명제에 도달할 수 있다고 보았다.
니콜라스 오렘은 샤를 5세의 명으로 아리스토텔레스의 여러 저작(《니코마코스 윤리학》, 《정치학》, 《경제학》, 《하늘에 관하여》)을 라틴어에서 프랑스어로 번역하였으며, 이 과정에서 1,000개 이상의 새로운 프랑스어 과학·철학 용어를 창안하여 프랑스어 학술 언어 발전에 크게 기여하였다.
그의 사상은 이후 니콜라우스 쿠자누스(Nicholas of Cusa), 코페르니쿠스, 갈릴레오, 데카르트 등에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평가된다. 1970년 국제천문연맹(IAU)은 달 뒷면의 크레이터에 그의 이름을 명명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