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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 국기 논쟁

뉴질랜드 국기 논쟁(New Zealand flag debate)은 뉴질랜드의 국기를 현행 디자인에서 다른 디자인으로 변경할 것인지에 대한 오랜 사회적·정치적 논의를 가리킨다. 이 논쟁은 1970년대부터 본격화되었으며, 2015년부터 2016년까지 두 차례에 걸친 구속력 있는 국민투표로 이어졌으나 현행 국기 유지로 최종 결정되었다.

배경

뉴질랜드의 현행 국기는 1869년 영국령 시절 블루 엔사인(Blue Ensign)을 바탕으로 도입되었고, 1902년 의회에 의해 공식 국기로 제정되었다. 1947년 독립 이후에도 변경 없이 유지되었다. 디자인은 짙은 파란색 바탕의 왼쪽 상단에 영국의 유니언 잭(Union Jack)이 배치되어 있고, 오른쪽 아래에는 흰색 테두리가 있는 네 개의 붉은 오각별이 남십자성(Southern Cross)을 형성하고 있다.

찬성 측 주장

국기 변경을 지지하는 측은 다음과 같은 근거를 제시한다. 첫째, 현행 국기가 호주 국기와 매우 유사하여 국제적으로 혼동을 빈번히 일으킨다. 실제로 1984년 오타와를 방문한 밥 호크 호주 총리가 뉴질랜드 국기로 환영받은 사례, 존 키 전 총리가 여러 국제 회의에서 호주 국기 아래 안내된 사례 등이 인용된다. 둘째, 유니언 잭은 영국의 식민지 시대를 연상시키는 요소로, 독립 주권 국가로서의 뉴질랜드의 현재 위상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셋째, 현행 국기가 영국계 혈통만을 인정할 뿐 마오리족과 기타 다민족 구성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이 논쟁은 때로 뉴질랜드의 공화주의 전환 논의와도 연결된다.

반대 측 주장

국기 유지를 주장하는 측은 다음과 같은 근거를 든다. 첫째, 국기 교체에 드는 경제적 비용(약 2,600만 뉴질랜드 달러, 한화 약 200억 원 상당으로 추산)이 예상되는 이점보다 크다는 점이다. 둘째, 현행 국기가 오랜 세월 동안 뉴질랜드의 역사와 함께해 왔으며, 많은 국민이 여기에 정서적 애착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셋째, 유니언 잭 아래에서 싸운 참전 용사들의 희생을 기린다는 상징적 의미가 있다. 넷째, 현행 국기 속 유니언 잭은 영연방 일원으로서의 역사적 유대를, 남십자성은 남태평양에서의 위치를 나타내므로 이미 국가를 대표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논쟁의 역사

제2차 세계 대전 당시 피터 프레이저 총리는 국기에 마오리 문양을 포함하라는 제안을 받았으나 전쟁 후 논의가 재개되지 않았다. 1973년 5월, 노동당 전당대회에서 국기 변경, 공화국 선포, 국가 변경을 내용으로 한 안건이 부결되었다. 1979년 앨런 히겟 내무부 장관이 은색 고사리(silver fern) 디자인의 새 국기를 제안했으나 지지를 얻지 못했다. 1988년 러셀 마셜 외무장관도 변경을 요구했으나 효과가 없었다. 1989년 《뉴질랜드 리스너》지의 국기 디자인 공모전에서는 현행 국기가 45.6%의 득표로 승리했다. 1998년 제니 시플리 총리와 마리 해슬러 문화부 장관이 은색 고사리 국기를 지지했으나, 참전 용사 협회의 반대에 부딪혔다. 2004년 사업가 로이드 모리슨이 NZ Flag.com Trust를 설립하여 국민 발의 국민투표를 추진했으나, 필요한 서명 약 27만 명 중 10만 명을 모으는 데 그쳐 2005년 7월 청원이 철회되었다.

2015~2016년 국민투표

2014년 3월, 존 키(John Key) 당시 총리가 국민당이 3선 연임에 성공할 경우 국기 변경 여부를 묻는 국민투표를 실시하겠다고 발표하였다. 같은 해 총선에서 국민당이 승리하면서 투표 절차가 진행되었다.

국기 심사위원회(Flag Consideration Panel)가 구성되어 대중으로부터 10,292개의 디자인 제안을 접수받았고, 이후 40개, 4개로 압축되었다. 이후 대중의 요구로 레드 피크(Red Peak) 디자인이 추가되어 최종 5개 후보가 확정되었다.

1차 국민투표(2015년 11월 20일~12월 11일)에서는 5개 후보 디자인 중 하나를 선택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으며, 카일 록우드(Kyle Lockwood)가 디자인한 검정·흰색·파란색의 은색 고사리(Silver Fern with Black, White and Blue) 깃발이 최종 후보로 선정되었다. 투표율은 48.78%였다.

2차 국민투표(2016년 3월 3일~24일)에서는 이 새 디자인과 현행 국기 중 하나를 선택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투표 결과, 현행 국기 유지가 56.73%(1,208,702표), 새 국기 교체가 43.27%(921,876표)를 기록하여 국기 변경안은 부결되었다. 투표율은 67.78%였다.

영향과 평가

이 국민투표는 약 2,600만 뉴질랜드 달러의 비용이 소요되었으며, 더 중요한 정치적 현안에 대한 값비싼 방해라는 비판을 받았다. 특히 존 키 총리가 특정 디자인(은색 고사리)을 공개적으로 지지한 점, 크라우드소싱된 디자인들의 아마추어적 성격 등이 비판의 대상이 되었다. 해외와 국내의 논평가들로부터 조롱을 받기도 했으며, 존 키 총리는 2016년 정계 은퇴를 발표하면서 이 국민투표를 가장 큰 후회 중 하나로 언급하였다.

2020년 실시된 여론조사에 따르면, 국기 변경에 찬성하는 응답은 19%, 반대는 56%, 미정은 26%로 나타나, 국민투표 이후에도 현행 국기에 대한 선호가 우세한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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