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어(학명: Lateolabrax japonicus)는 주걱치목 농어과(舊 분류 체계에서는 농어목 농어과)에 속하는 바닷물고기이다. 일본어명 '스즈키(suzuki)', 영어명 'Japanese seabass'로도 알려져 있으며, 한자로는 '노어(鱸魚)'라고도 표기한다. 문화어에서는 '로어'라고 부른다.
분류와 형태
농어는 몸이 약간 길고 납작하며, 등 쪽은 푸른빛이 도는 회색, 배 쪽은 은백색을 띤다. 개체에 따라 몸의 측면과 등지느러미에 작은 검은 점이 흩어져 있기도 하다. 아래턱이 위턱보다 약간 앞으로 돌출되어 있으며, 비늘은 비교적 작은 빗비늘에 속한다. 일반적으로 몸길이가 90cm 안팎까지 자라는 것으로 보고되며, 일부 문헌에서는 최대 1m 이상 또는 2m에 이른다는 기록도 있으나 이는 개체에 따라 편차가 크다. 어린 개체는 지방에 따라 '껄떼기', '까따구', '가지메기', '보로어(甫鱸魚)', '걸덕어(乞德魚)' 등으로도 불렸다.
어원
농어의 명칭에는 다소 복잡한 역사가 있다. 현대에 우리가 '농어'로 부르는 바닷물고기는 한자로 '농어(濃魚)'로 기록되며, 한자어로는 '노어(鱸魚)'라고도 하였다. 서유구의 『전어지(佃漁志)』에서는 '노(鱸)'가 검은색(黑)을 뜻하며 물고기의 검은 색에서 명칭이 유래하였다고 설명한다. 한편 정약용의 『아언각비(雅言覺非)』에서는 오늘날의 바닷물고기 농어를 '농어(農魚)'라 하고, 이는 주로 강에서 서식하는 꺽정이(또 다른 뜻의 '농어/鱸魚')와는 서로 다른 종임을 고증한 바 있다. 정약전의 『자산어보(玆山魚譜)』에도 농어와 그 어린 개체에 대한 기록이 남아 있다.
한편 서양의 생선인 'sea bass'는 현재 우리나라에서 '(서양)농어'로 부르기도 하나, 이는 형태와 맛이 유사하다는 점에서 붙여진 명칭일 뿐 실제로는 동양의 농어와 목 단위에서 다른 생물종임이 밝혀져 있다.
분포
한반도 전 연안, 일본, 타이완, 중국 등 동아시아 연안 해역에 분포한다. 국내에서는 압록강, 대동강, 한강, 금강, 영산강, 낙동강 하구와 울산만 등이 주요 서식·어획 지역으로 알려져 있다. 국내에서 서식하는 농어류는 농어를 비롯해 점농어(Lateolabrax maculatus), 넙치농어 등으로 세분되며, 이 중 점농어는 중국, 대만, 베트남 등 따뜻한 해역에 주로 서식하여 한반도에서는 서해·서남해에서 출현하는 것으로 보고된다. 중국에서 양식되어 국내로 수입되는 농어는 대부분 점농어라는 분석도 있다.
생태와 습성
농어는 계절에 따라 생활 장소를 이동하는 회유성 어종이다. 깊은 곳에서 겨울을 보낸 성어는 6월경 연안의 암초나 갯바위 등으로 이동하며, 여름에는 새우류 등 대형 갑각류나 어류를 먹는다. 여름부터 가을에 걸쳐 연안을 따라 점차 근해의 깊은 곳으로 이동한다.
산란기는 주로 11월부터 1월 사이로, 외해에 면한 암초지역에서 이루어진다. 한 번에 약 20만 개의 알을 낳으며, 알은 수온 약 14℃에서 4∼5일 만에 부화한다. 치어는 일정 기간 부유생활을 한 후 바다 밑 생활로 들어가고, 어린 개체는 봄과 여름에 담수계 또는 기수역으로 거슬러 올라와 서식하다가 가을과 겨울에 다시 바다로 내려가는 것으로 보고된다.
성장 속도는 만 1세에 몸길이 약 21cm, 2세에 약 34cm, 3세에 약 45cm, 5세에 약 63cm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산란이 가능한 연령은 암컷이 만 3세, 수컷은 만 2세로 보고된다.
역사적 기록과 어획
조선 시대 문헌들에서도 농어에 대한 기록이 다수 확인된다. 『세종실록』 지리지에는 경기도에서, 『신증동국여지승람』에는 함경도를 제외한 전국에서 채집되는 어종으로 기록되어 있다. 과거에는 주낙(연승)과 일본조(一本釣) 어법이 주로 사용되었으며, 어전(漁箭)이나 건간망 등으로도 어획되었다. 최근에는 연승·유자망·정치망 등이 주된 어획 도구로 사용되며, 국내 어획량은 연간 1,000톤 내외 수준에 머무르는 경우가 많다.
한편 2026년 기준으로 전장 30cm 이하의 농어는 포획·채취가 금지되어 있으며, 이는 자원 관리 차원의 법적 규정으로 시행되고 있다.
식용 가치
농어는 특히 여름철에 맛이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살이 흰색에 줄무늬가 잡히는 특징이 있어 횟감으로 널리 사용된다. 회, 구이, 찜, 탕 등 다양한 방식으로 조리되어 소비된다. 낚시 측면에서는 강한 파이팅과 화려한 점프 동작 덕분에 '갯바위 낚시의 꽃'으로 불리며 루어 낚시의 대표적인 대상 어종으로도 인기가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