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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로니쿠스

노트로니쿠스(Nothronychus)는 중생대 백악기 후기(약 9,350만~9,200만 년 전, 투로니아절)에 북아메리카에서 서식한 테리지노사우루스과( Therizinosauridae )에 속하는 수각류 공룡이다. 학명은 그리스어 '노트로스(νωθρός, nothros, '느릿느릿한', '게으른')와 '오닉스(ὄνυξ, onyx, '발톱')의 합성어로, '나무늘보 같은 발톱'이라는 의미를 지닌다. 중국어로는 '懶爪龍'(나조룡)이라고 부른다.

분류 및 발견

노트로니쿠스는 용반목(Saurischia), 수각아목(Theropoda), 테리지노사우루스상과(Therizinosauroidea), 테리지노사우루스과(Therizinosauridae)에 속한다. 2001년 고생물학자 제임스 커클랜드(James Kirkland)와 더글러스 G. 울프(Douglas G. Wolfe)에 의해 최초로 학계에 보고되었으며, 모식종은 노트로니쿠스 맥킨레이(Nothronychus mckinleyi)이다. 종명 '맥킨레이'는 화석이 발견된 지역의 목장주 바비 맥킨리(Bobby McKinley)를 기려 명명되었다. 2009년에는 린지 잔노(Lindsay Zanno) 등에 의해 두 번째 종인 노트로니쿠스 그라파미(Nothronychus graffami)가 추가로 보고되었으며, 이 종의 이름은 화석을 발견한 메를 그라팜(Merle Graffam)의 이름에서 유래하였다.

발견 역사

최초의 화석 증거는 1998년 미국 뉴멕시코주 주니 분지(Zuni Basin)의 모레노힐층(Moreno Hill Formation)에서 발견되었다. 당시 이 화석은 테리지노사우루스류의 좌골(ischiurn)이었으나, 처음에는 각룡류 공룡인 주니케라톱스(Zuniceratops)의 두개골 일부로 오인되었다. 이후 정밀 조사를 통해 정체가 밝혀졌고 추가 골격이 발굴되어 2001년 정식으로 신종으로 기재되었다.

2000년에는 유타주 남부의 트로픽셰일층(Tropic Shale Formation)에서 두 번째 표본이 발견되었다. 이 지층은 백악기 당시 서부 내해(Western Interior Seaway)의 해성층으로, 육지에서 약 100km 떨어진 해양 환경이었다. 이 표본은 두개골이 결여되어 있었으나 몸통과 사지 골격이 상당 부분 보존되어 있어, 2009년 노트로니쿠스 그라파미로 명명되었다. 두 종의 골격을 종합하면 전체 골격의 약 40~50%가 복원 가능한데, 이는 현재까지 알려진 테리지노사우루스류 공룡 중 가장 높은 보존율에 해당한다.

노트로니쿠스의 발견은 학술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이전까지 테리지노사우루스류 공룡의 화석은 모두 중국과 몽골의 백악기 지층에서만 발견되었기 때문에, 이들의 서식지가 동아시아에 국한되어 있다는 것이 학계의 통설이었다. 노트로니쿠스의 발견은 이 통념을 깨고 테리지노사우루스류 공룡이 북아메리카에서도 서식했음을 입증하였다.

형태 및 특징

노트로니쿠스는 중형 테리지노사우루스류로, 몸길이는 약 4.2~5.3m, 몸무게는 800~1,200kg으로 추정된다. 두개골은 가늘고 길쭉한 형태였으며, 주둥이에는 케라틴질의 부리가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빨은 식물을 잘게 씹기에 적합하지 않은 잎사귀 모양으로, 연한 식물을 뜯어 통째로 삼킨 후 위석(gastrolith)의 도움을 받아 소화했을 것으로 보인다.

넓고 부풀어 오른 복강과 골반 형태로 미루어 볼 때 대용량의 소화 기관을 지니고 있었으며, 이는 초식 적응의 증거로 해석된다. 목은 가늘고 길었으며, 꼬리는 상대적으로 짧고 유연했다. 뒷다리는 튼튼하고 네 개의 발가락이 모두 앞쪽을 향하고 있었다.

가장 특징적인 형질은 길이가 약 30cm에 달하는 앞발톱이다. 이 발톱은 나뭇가지를 잡아당겨 잎을 먹는 용도와 천적(수스키티란누스 Suskityrannus 등)에 대한 방어용으로 사용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상완골이 비교적 가느다란 점을 고려하면, 대중매체에서 묘사되는 것처럼 강력한 파괴력을 발휘할 수는 없었을 것으로 보인다.

고생물학

2018년 스미스(Smith) 등의 연구에 따르면, 노트로니쿠스 맥킨레이의 뇌 케이스(braincase)에는 감각 영역에 특히 큰 공기 주머니(기낭, pneumatic chamber)가 존재하여 저주파 음향 수신에 최적화되어 있었으며, 이는 복잡한 사회적 행동과 관련되었을 가능성이 제기되었다. 평균 청력 주파수는 약 1,100~1,450Hz, 상한은 3,000~3,700Hz로 추정되었다. 또한 긴 반고리관(semicircular canal)을 보유하고 있어 활동적이고 포식적인 생활 방식에 가까운 귀 형태를 유지하고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 연구에서는 노트로니쿠스의 축골격(기저두개골, 천추 전 척추, 근위 미추)에서 광범위한 기낭화(pneumatization)가 확인되어, 조류와 유사한 호흡계를 가졌을 가능성이 제기되었다. 같은 해 진행된 뒷다리 근육 재구성 연구에서는 노트로니쿠스가 조류 및 조반류(Ornithischia)와 수렴 진화한 근육 구조를 지녔으며, 뒤뚱거리는 보행(waddling gait)과 지행성(digitigrade) 자세를 가졌을 것으로 추정되었다.

고생태환경

노트로니쿠스의 화석이 발견된 모레노힐층은 지각 변동, 화산 활동, 습윤한 기후, 북아메리카 해안선 변동이 있었던 시기의 퇴적층이다. 같은 층에서 발견된 다른 공룡으로는 수스키티란누스, 주니케라톱스, 제야와티(Jeyawati) 등이 있으며, 거북, 악어류 등의 척추동물 화석도 함께 보고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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