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스롭 YB-35(노스롭 XB-35/YB-35, 노스롭 사내 제식명 N-9 또는 NS-9)는 미국의 노스롭사가 제2차 세계 대전 기간과 그 직후 미국 육군 항공대(USAAF, 후신은 미국 공군)를 위해 개발한 실험용 중량 폭격기이다. 이 기체는 동체와 꼬리 부분이 없이 모든 탑재물을 두꺼운 날개 내부에 수납하는 전익기(Flying Wing) 설계를 채택한 것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실제로 비행할 수 있는 대형 전익기로서는 세계 최초의 사례에 해당한다.
설계 및 개발 배경
노스롭사의 창업자이자 설계자인 잭 노스롭(Jack Northrop)은 1930년대부터 전익기 개념을 연구해 왔다. 1941년 4월, 미국 육군 항공대는 10,000 lb(약 4,536 kg)의 폭탄을 탑재하고 10,000 마일(약 16,093 km)을 왕복 비행할 수 있는 장거리 폭격기 프로젝트(소위 '10×10 폭격기 프로젝트')를 제안했고, 같은 해 11월 22일 노스롭사는 XB-35 개발 계약을 체결했다. 경쟁 기종으로는 컨베어(Consolidated Vultee)사의 보다 전통적인 형태의 B-36이 개발되고 있었다.
전익기 설계는 기생 항력을 줄이고, 양력 발생과 직접 관련 없는 구조적 중량을 제거하여 이론상으로는 통상적인 폭격기보다 속도와 탑재량, 항속 거리에서 유리할 것으로 기대되었다. 개발 초기 단계에서는 3분의 1 크기의 축소 모형인 노스롭 N-9M을 먼저 제작하여 비행 자료를 수집하고 조종사 훈련용으로 사용했다.
시제기 및 제원
XB-35 1호기는 1946년 6월 25일 첫 비행을 수행했다. 이후 13기의 선행 양산형(YB-35)이 발주되었으나, 이 중 실제로 비행한 것은 최초의 1기뿐이었다.
- 전폭: 172 ft (약 52.4 m)
- 전장: 53 ft 1 in (약 16.2 m)
- 최대 이륙 중량: 209,000 lb (약 94,800 kg)
- 엔진: 프랫 & 휘트니 R-4360 웨스프 메이저 28기통 성형 엔진 4기 (각 3,000 hp)
- 최대 속도: 약 391 mph (629 km/h)
- 항속 거리: 약 7,500 mi (12,100 km)
- 무장: 20정의 .50 in (12.7 mm) M2/M3 브라우닝 기관총(원격 조종 터렛 및 후미부), 최대 52,200 lb (약 23,678 kg)의 폭탄 탑재
운영 및 취소
XB-35/YB-35는 여러 기술적 난관에 부딪혔다. 2중 반전 프로펠러 계통의 심각한 진동 문제, 정부 측에서 공급한 변속기 고장, 배기 계통 정비의 복잡성, 엔진의 금속 피로 현상 등이 대표적이다. 또한 개발 일정이 크게 지연되었고 예산도 초과되었다. 당시 제트 엔진의 등장으로 왕복 기관 자체가 구식화되어 가는 추세도 영향을 미쳤다.
결국 1944년 5월 양산 계약이 먼저 취소되었고, 1949년에 이르러 전체 프로그램이 중단되었다. 차기 전략 폭격기로는 보다 전통적인 형태의 컨베어 B-36이 채택되어 실전 배치되었다. 취소 배경에는 잭 노스롭이 미 공군 장관 스튜어트 시밍톤(Stuart Symington)으로부터 컨베어와의 합병을 강요받았으나 거절했다는 음모론이 제기되기도 하지만, 당시 전익기의 기술적 불안정성과 운영상의 문제가 주된 원인이었다는 견해도 존재한다.
파생형 및 후대의 영향
YB-35의 기체를 제트 엔진으로 개조한 노스롭 YB-49가 개발되었으나 역시 양산되지는 않았다. 이 중 1기는 YRB-49A 정찰기로 개조되었고, 미 해군용으로 XB2T-1이 계획되었으나 취소되었다. 또한 터보프롭 엔진 시험용 EB-35B도 계획 단계에서 중단되었다.
프로그램 자체는 실패했지만, 전익기라는 개념은 이후 노스롭 그루먼 B-2 스피릿 스텔스 폭격기와 B-21 레이더 개발에 중요한 기술적 선례가 되었다. YB-35의 날개폭 172 ft(약 52.4 m)는 B-2 스피릿의 날개폭과 동일한 수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