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비촉(Novichok, 러시아어: Новичо́к, '신인, 초보자'라는 뜻)은 소련과 러시아에 의해 1971년부터 1993년까지 개발된 신경작용제 계열의 화학무기이다. 러시아어로 '신참'을 의미하는 이 명칭은 이 물질이 기존 신경작용제보다 뒤늦게 개발된 데서 유래하였다.
노비촉은 소련의 '폴리안트(Foliant)'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고스니오크트(GosNIIOKhT) 국립 화학 연구소에서 개발되었다. 이 물질은 제4세대 생화학무기로 분류되며, 기존의 VX 신경작용제보다 5~8배, 소만(soman)보다 최대 10배 더 강력한 독성을 지닌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부 변종은 상온·상압에서 고체 형태이며, 초미세 분말 상태로 분산될 수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노비촉 계열 물질은 기존의 나토(NATO) 화학 탐지 장비로 탐지되지 않도록 설계되었고, 나토의 화학 방호 장비를 무력화할 수 있도록 개발되었다. 또한 화학무기금지협약(CWC)의 통제 목록에 등재된 전구물질을 우회하기 위해 이원제(binary weapon) 형태로 제조될 수 있다. 이원제는 무기 내에서 두 가지 덜 위험한 전구물질이 혼합되어 최종 독성 물질이 생성되는 방식이다.
노비촉의 존재는 1992년 러시아 화학자 빌 미르자야노프(Vil Mirzayanov)와 레프 표도로프(Lev Fyodorov)가 모스코프스키 노보스티 주간지에 기고한 기사를 통해 처음 서방에 알려졌다. 미르자야노프는 이후 국가 기밀 누설 혐의로 체포되었으나, 기소 내용 중 일부가 이미 소련 언론에 공개된 정보라는 이유로 석방되었다.
주요 변종으로는 A-230, A-232(노비촉-5), A-234 등이 있으며, 이 중 A-232가 가장 다용도로 사용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노비촉-5와 노비촉-7이 가장 강력한 변종으로 꼽힌다.
노비촉은 실제 전장에서 사용된 적은 없으나, 여러 차례 정치적 암살 시도에 사용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18년 영국 솔즈베리에서 전직 러시아 정보부 대령 세르게이 스크리팔(Sergei Skripal)과 그의 딸 율리아가 노비촉에 중독된 사건이 발생하였다. 같은 해 영국 에임즈베리에서 찰리 롤리와 돈 스터지스가 동일한 물질에 노출되어 스터지스가 사망하였다. 2020년에는 러시아 반정부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Alexei Navalny)가 노비촉 계열 신경작용제에 중독된 사건이 발생하였으며, 독일, 프랑스, 스웨덴의 군사 실험실과 화학무기금지기구(OPCW)가 이를 확인하였다. 이보다 앞서 1995년에는 러시아 은행가 이반 키벨리디(Ivan Kivelidi)가 노비촉에 의해 암살된 사례가 보고되었다.
2019년 11월, OPCW는 노비촉 계열 물질을 화학무기금지협약의 통제 물질 목록에 추가하였다. 이는 1990년대 협약 체결 이후 주요 변경 사항 중 하나로 평가된다.
노비촉은 아세틸콜린에스터레이스(acetylcholinesterase) 효소를 억제하여 신경 전달 물질인 아세틸콜린의 분해를 막고, 이로 인해 전신 근육의 불수의적 수축(콜린성 위기)을 유발하여 호흡 정지와 심장 마비를 초래하는 유기인계 신경작용제이다. 해독제로는 아트로핀(atropine)이 사용되나, 기존의 프랄리독심(pralidoxime)과 같은 옥심(oxime) 계열 해독제는 노비촉에 효과가 제한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