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르하(Nerja)는 스페인 남부 안달루시아 자치지방 말라가주에 위치한 도시이자 지방자치단체이다. 지중해 연안에 자리한 코스타델솔(Costa del Sol) 지대를 이루는 도시 가운데 하나로, 말라가에서 동쪽으로 약 50km 떨어져 있다. 면적은 85km², 해발고도는 26m이며, 인구는 약 22,000명(2025년 기준)이다. 행정 구역상 아사르키아(La Axarquía) 코마르카에 속한다.
역사
네르하 지역에는 선사시대부터 인간이 거주한 흔적이 있으며, 이는 1959년 발견된 네르하 동굴(Cueva de Nerja) 내의 원시 벽화를 통해 확인된다. 로마 시대에는 데툰다(Detunda)를 포함한 세 곳의 정착지가 건설되었다. 이후 8세기 초 아랍 세력이 이 지역을 점령했으며, 무어인 통치 시기에는 나리샤(Narixa)라는 이름으로 알려졌다. 현재의 이름인 네르하는 이 나리샤에서 유래한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지명의 어원에 대해서는 두 가지 견해가 존재한다. 널리 반복되는 민간 어원설에 따르면 이름이 "풍부한 샘"을 뜻하는 아랍어에서 유래했다고 주장하지만, 학계에서는 아랍어 형태인 나리야(Nāriŷa) 자체가 이슬람 이전의 알려지지 않은 이름에서 비롯된 것으로 본다.
주요 명소
네르하 동굴은 세계 최대 규모의 종유석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주요 관광 자원으로 꼽힌다. 구시가지 중심부에는 유럽의 발코니(Balcón de Europa)라는 전망대가 위치해 있는데, 이곳은 1885년 지진 이후 알폰소 12세 국왕이 방문한 곳으로 알려져 있다. 전승에 따르면 국왕이 이 자리에 서서 "이곳이 유럽의 발코니"라고 말했다고 하지만, 지방 기록 문서상으로는 이 방문 이전부터 이 이름이 사용되었다는 주장도 있다.
그 밖에 테헤다·알미하라·알라마 자연공원, 칠라르강, 마로 해안 망루탑(16세기) 등이 주요 명소로 꼽힌다. 네르하의 해변은 부리아나, 카라베오, 카라베이요, 토레시야 등 여러 곳이 있으며, 이 중 다수는 블루플래그(Blue Flag) 인증을 여러 차례 받은 바 있다.
기후와 교통
네르하는 지중해성 기후로 겨울은 온화하고(8~17°C) 여름은 덥고 건조하다(20~30°C). 여름철에는 강수량이 적고 일조량이 많아 휴양지로서 조건이 우수하다. 가장 가까운 공항은 말라가-코스타델솔 공항(AGP)으로, A-7 도로를 통해 약 45분 거리에 있다. 시내에는 지역 버스 노선이 운영되며, 말라가, 그라나다, 세비야, 코르도바 등 주요 도시로 가는 시외버스가 운행된다.
문화적 영향
네르하는 스페인 TV 드라마 《베라노 아술(Verano azul)》(파란 여름)의 주요 촬영지였으며, 이 드라마는 스페인을 비롯한 여러 국가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또한 2005년에는 영국 연속극 《에머데일(Emmerdale)》의 에피소드 일부가 이곳에서 촬영되기도 했다. 여러 외국 작가와 예술가들이 이 도시에 거주하거나 방문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자매 도시
네르하는 이탈리아의 페시아, 아르헨티나의 산후안, 스페인의 토레몰리노스와 자매 결연 관계를 맺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