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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현적 자기애

내현적 자기애(內顯的 自己愛, covert narcissism)는 자기애(나르시시즘)의 한 하위 유형으로, 학술적으로는 취약성 자기애(vulnerable narcissism) 또는 은폐형 자기애(closet narcissism)로도 지칭된다. 외현적 자기애(overt narcissism)가 과장된 자기중요감, 과시적 행동, 타인의 관심에 대한 적극적 요구 등이 표면적으로 드러나는 반면, 내현적 자기애는 자기애적 성향이 겉으로 잘 드러나지 않고 내면에 은폐되어 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내현적 자기애의 개념은 자기애성 성격장애(Narcissistic Personality Disorder, NPD)의 하위 유형에 대한 임상적 논의에서 발전하였다. 1993년 제임스 매스터슨(James F. Masterson)은 과시형 자기애(exhibitionist narcissism)와 은폐형 자기애(closet narcissism)를 구분하였고, 글렌 가바드(Glen Gabbard, 1989)는 망각형(oblivious)과 과각성형(hypervigilant)의 두 하위 유형을 제시하였다. 이후 여러 학자들에 의해 과대성(grandiose)과 취약성(vulnerable)이라는 두 가지 표현형이 지속적으로 논의되어 왔다. 다만 DSM-5(정신질환 진단 및 통계 편람 제5판) 및 ICD-11(국제질병분류 제11판)의 공식 진단 기준에서는 내현적 자기애를 별도의 공식 하위 유형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내현적 자기애 성향을 가진 사람은 외현적 자기애자와 마찬가지로 자기중요감, 우월의식, 인정욕구, 자격권리 의식, 공감 능력의 결여 등 자기애적 핵심 특성을 공유한다. 그러나 이러한 특성이 외부로 직접 표출되지 않고, 표면적으로는 내성적이고 소심하며 수줍어하는 모습으로 나타난다. 이들은 주목받는 상황을 기피하고, 자신의 단점이나 실수가 드러나는 것을 극도로 두려워하며, 타인의 비판과 거절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한다. 사소한 일에도 쉽게 수치심과 우울감을 경험하고, 회피적 성향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내현적 자기애자는 직접적인 방식보다 간접적인 방식을 통해 인정과 관심에 대한 욕구를 충족시키려는 경향이 있다. 자신이 높이 평가하는 집단, 이데올로기, 종교 등에 소속감을 느끼거나, 주변 인물(예: 자녀)의 성공을 통해 자신의 가치를 높이는 방식이 이에 해당한다. 겉으로는 겸손하고 친절하게 행동하지만 내면에는 우월감, 질투, 분노, 복수심이 존재할 수 있으며, 갈등 상황에서 수동공격성(passive-aggressiveness)을 보이는 경우가 보고된다.

국내 학계에서는 강선희와 정남운(2002)이 내현적 자기애 척도(Covert Narcissism Scale, CNS)를 개발 및 타당화하였으며, 이후 내현적 자기애와 대인관계 문제, 우울, 사회불안, 공격성, 자기자비, 거부민감성 등 다양한 심리 변인 간의 관계를 탐구하는 연구가 다수 수행되었다. 박세란, 이훈진, 신민섭(2005)의 연구에 따르면 내현적 자기애 성향자는 외현적 자기애 성향자에 비해 부정적 자기평가를 보이고, 부정적 평가에 대한 두려움이 높으며, 언어적 공격성과 적대감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내현적 자기애의 발달 원인에 대해서는 하인츠 코헛(Heinz Kohut)의 자기심리학(self psychology) 이론에 기반하여, 초기 양육 과정에서 부모의 공감적 반응이 부족할 경우 건강한 자기(self)가 발달하지 못하고 취약한 자기 구조가 형성된다는 설명이 제시되어 왔다. 국내 연구에서도 청소년이 지각한 어머니의 공감적 정서반응이 내현적 자기애에 영향을 미치는 과정에서 자기위로능력과 자기자비가 매개 역할을 한다는 결과가 보고되었다(조지혜, 조용주, 2022).

내현적 자기애는 회피성 성격장애(avoidant personality disorder) 및 경계선 성격장애(borderline personality disorder)와 증상상 유사점이 있어 감별 진단이 필요하다. 회피성 성격장애는 열등감과 거절에 대한 두려움이 핵심이나 내현적 자기애는 표면적 열등감 이면에 우월의식이 존재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경계선 성격장애와는 공병률이 30~50%에 이를 정도로 높아 임상 현장에서 구분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

내현적 자기애의 정확한 유병률에 대해서는 공식적으로 밝혀진 바가 제한적이다. 이는 내현적 자기애 성향자가 자신의 특성을 드러내지 않으려는 경향으로 인해 설문 기반 역학 조사가 어렵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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