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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림굿

내림굿은 몸에 내린 신을 맞아 무당이 되는 한국 무속(巫俗)의 의례이다. '신굿'·'명두굿' 또는 '강신제(降神祭)'라고도 불린다.

개념과 기능

내림굿은 평범한 세속의 인간이 신성한 능력자로 전환·재생하는 신성통과 제의 형식으로 이해된다. 무당이 될 사람에게 신이 내리면 밥을 먹지 못하고 잠을 자지 못하며 환청(幻聽)·환영(幻影)이 나타나는 등 불가사의한 질병, 즉 신병(神病)을 앓게 되는데, 이러한 증상은 내림굿을 하여 무당이 되어야만 낫는다고 여겨진다. 따라서 내림굿은 신병의 치유와 성무(成巫)라는 두 가지 기능을 지닌다.

분포와 유형

내림굿은 주로 강신무(降神巫)의 분포권인 중부·북부 지역에서 행해진다. 세습무(世襲巫)의 분포권인 남부 지방에서는 명두·법사·보살 등 선무당류에서 행하여진다. 강신무는 신병을 앓아 내림굿을 받고 신이 실려 공수를 하는 무당으로, 세습무의 반대 개념에 해당한다. 강신무는 반드시 강신 체험을 동반하며 선배 무당으로부터 내림굿을 받고 기능을 학습받음으로써 무당이 된다. 이때 '신어머니(신아버지)-신딸(신아들)'의 사제 관계가 성립한다.

절차와 진행 과정

서울 지역 내림굿의 절차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신병이 오랫동안 계속되는 사람이 무당에게 점을 쳐보고 신이 내렸다고 하면 날을 잡아 내림굿을 실시한다. 강신자는 굿하기 사흘 전에 마을을 돌아다니며 7집이나 21집에서 무조(巫祖)인 대신상에 바칠 떡살을 동냥한다. 굿하기 전날에는 굿할 집의 대문에 황토 세 무더기를 놓고 문 위에 금줄을 쳐서 부정을 가린다.

굿의 절차는 일반 재수굿 열두 거리에 내림굿 의식이 추가되는 형태로 진행된다. 추당물림을 한 뒤 부정거리·가망거리·말명거리·상산거리에 이어 내림굿을 행한다. 상산거리에서 대신상 앞에 신명상(神名床)을 놓는데, 팥·콩·쌀·참깨·물·여물·메밀·재·돈 등을 같은 모양의 종지에 각각 담아 백지로 덮어 상 위에 늘어놓는다. 무당이 상산노랫가락을 하고 나서 강신자에게 무복을 입혀 춤을 추게 하면, 장구와 제금의 빠른 가락에 맞춰 강신자의 몸에 신이 내려 떨면서 춤을 추게 된다.

한동안 춤을 추고 나서 무당이 "어느 신이 드셨느냐"고 묻는다. 이때 강신자는 자기에게 내린 신명을 모두 댄다. 이어 주위에 모인 사람들에게 점을 쳐주는데, 이를 '말문 연다'고 한다. 다음으로 신명상 위에 있는 종지 하나를 강신자가 집게 하여 몸에 실린 신명을 알아내는데, '팥'은 서낭, '콩'은 군웅, '쌀'은 제석, '참깨'는 산신, '물'은 용신 등 선신을 상징하며, '여물'은 잡귀, '재'는 부정 등 악신을 상징한다. 악신을 상징하는 종지를 집으면 부정치기를 하고 다시 집게 하여 선신의 종지를 집을 때까지 이 과정을 반복한다. 이것은 강신자에게 허튼 신을 몰아내고 무속에서 신앙하는 선신을 모시고자 하는 것이다.

이 후 강신자는 한바탕 춤을 춘 뒤 대신상에 놓인 '열두방기떡'을 구경꾼들에게 나누어준다. 이 떡을 먹으면 일 년 내내 재수가 좋고 병이 없다 하여 다투어 먹으며 이를 '방기떡 판다'고 한다. 내림굿 과정이 끝나면 나머지 뒷부분은 재수굿과 마찬가지로 별상굿·대감거리·제석거리·호구거리·성주거리·군웅거리·창부거리·뒷전거리를 진행하여 굿을 마친다. 삼일 뒤에는 굿을 해준 무당의 집 신전에 술과 메를 올리고 간단한 제를 올리는 '삼일치성'을 행한다.

지역적 변형

황해도의 경우도 서울 지역과 유사하지만, 강신자가 신명종지를 여는 의례에서 장차 어떤 무당이 될 것인가를 점치는 의미가 강하다. 물은 만물의 근원인 생명수, 쌀은 만인을 먹이는 것으로 간주되어, 이 둘을 열면 큰 무당이 될 징조로 본다. 이 밖에 부채·방울을 숨겨놓고 격렬한 무악을 울려 강신자가 신들린 상태에서 찾아내게 함으로써 무당으로서의 능력을 시험하기도 한다.

의의

내림굿은 현실계와 신성계가 동일한 공간과 시간 속에 공존할 수 없다는 인식 아래, 강신자가 내림굿을 통해 현실적인 자아를 소멸시키고 신권적 존재인 무당으로 재생하는 성립 과정으로 설명된다. 한국무속 연구에서 내림굿은 무당의 신내림 및 입무(入巫) 과정을 이해하는 핵심 의례에 해당한다.

주요 참고문헌: 김인회, 《황해도 내림굿》(열화당, 1985); 김태곤, 《한국무속연구》(집문당, 19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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