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축전지(lead-acid battery)는 납과 황산을 이용한 이차 전지로, 충전과 방전을 반복하여 사용할 수 있는 대표적인 축전지이다. 납과 황산이라는 두 가지 주요 구성 물질의 이름에서 유래한 명칭이며, 일반적으로 자동차 배터리 등에 가장 널리 사용된다.
정의 및 구조
납축전지는 양극(+극)으로 이산화납(PbO₂) 판을, 음극(-극)으로 납(Pb) 판을 사용하고, 이 두 전극이 묽은 황산(H₂SO₄) 전해액에 잠겨 있는 구조로 이루어진다. 하나의 셀(cell)에서 발생하는 명목 전압은 약 2.1V로, 다른 이차 전지에 비해 비교적 높은 편이다.
전극판과 전해액의 구성에 따라 액식(flooded) 방식과, 전해액을 겔(gel)이나 흡수성 유리섬유 매트(AGM, Absorbed Glass Mat)로 고정시킨 밸브 조절형(VRLA, Valve-Regulated Lead-Acid) 방식 등으로 구분된다. 구형 납축전지는 밀폐 상태가 좋지 않아 주기적으로 증류수를 보충하거나 진한 황산을 채워 넣어야 했으나, 현대에 시판되는 대부분의 납축전지는 내부가 밀폐되어 전해액 누출의 위험이 낮고 별도의 보수가 필요하지 않은 형태가 많다.
역사
납축전지는 1859년 프랑스의 물리학자 가스통 플랑테(Gaston Planté)에 의해 발명되었으며, 역사상 최초로 재충전이 가능한 이차 전지로 기록된다. 플랑테의 초기 모델은 두 장의 납 박판을 천으로 분리하여 나선형으로 감은 뒤 약 10% 농도의 황산 용액에 담근 형태였다. 이후 1881년 프랑스의 공학자 카미유 포레(Camille Alphonse Faure)가 납 격자 구조에 산화납 페이스트를 도포하는 방식의 개량형을 개발하여 대량 생산이 용이해졌고, 이 방식은 오늘날에도 기본 원리로 계승되고 있다.
충전 및 방전 반응
납축전지는 다음의 가역적 화학 반응을 통해 충전과 방전을 반복한다.
- 완전 충전 상태: Pb + PbO₂ + 2H₂SO₄ ⇌ 2PbSO₄ + 2H₂O (완전 방전 상태)
방전 시 음극의 납판은 황산과 반응하여 황산납(PbSO₄)과 수소 이온, 그리고 전자를 방출하고, 방출된 전자가 도선을 따라 양극으로 이동하면서 양극의 이산화납과 반응하여 황산납과 물을 생성한다. 충전 시에는 이 반응이 역방향으로 진행되어 전극이 원래 상태로 회복된다. 전해액이 반응에 직접 참여하기 때문에, 전해액의 비중을 측정하면 잔여 충전 상태를 비교적 쉽게 파악할 수 있는 특징이 있다.
주요 특성
납축전지의 비에너지(specific energy)는 약 35~40Wh/kg, 에너지 밀도는 약 80~90Wh/L로, 현대의 리튬 이온 전지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다. 또한 무게가 무겁고 에너지 밀도가 제한적이며, 충·방전 수명이 비교적 짧은 단점이 있다.
그러나 초기 구매 비용이 낮고, 순간적으로 높은 전류(surge current)를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으며, 신뢰성이 높고 재활용이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다. 이 때문에 자동차의 시동용 배터리, 무정전 전원 공급 장치(UPS), 통신 시설의 예비 전원, 비상 조명, 지게차 등 산업용 전원, 디젤-전기 잠수함의 추진 전원 등 다양한 분야에서 여전히 널리 사용되고 있다.
환경적 측면
납은 인체에 유해한 중금속으로, 납축전지의 제조와 폐기 과정에서 적절한 관리가 요구된다. 미국 등 일부 국가에서는 납축전지의 납 재활용률이 매우 높은 수준으로 보고되고 있으며, 납축전지 재활용은 세계적으로 성공적인 재활용 프로그램 중 하나로 평가된다. 다만 납의 채굴과 제련, 부적절한 폐기 과정에서 환경 오염과 인체 건강 문제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관련 시설의 관리와 규제가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