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있는 나날(The Remains of the Day)은 1993년 제임스 아이보리 감독이 연출한 영국·미국 합작 영화이다.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가즈오 이시구로의 동명 소설 《남아 있는 나날》(1989)을 원작으로 하며, 루스 프라워 자브발라가 각본을 맡았다. 제작은 머천트-아이보리 프로덕션(Merchant Ivory Productions)이 담당했고, 컬럼비아 픽처스가 배급하였다.
기본 정보
- 장르: 드라마
- 러닝타임: 134분
- 개봉일: 1993년 11월 5일(미국), 1994년 4월 16일(대한민국)
- 제작 국가: 영국, 미국
- 언어: 영어
주요 출연진
- 앤서니 홉킨스(Anthony Hopkins) - 제임스 스티븐스 집사 역
- 에마 톰프슨(Emma Thompson) - 세라 "샐리" 켄턴 양(훗날 벤 부인) 역
- 제임스 폭스(James Fox) - 달링턴 백작 역
- 크리스토퍼 리브(Christopher Reeve) - 잭 루이스 의원 역
- 휴 그랜트(Hugh Grant) - 레지널드 카디널 역
- 피터 본(Peter Vaughan) - 윌리엄 스티븐스 역
줄거리
1950년대 후반, 달링턴 저택의 집사 스티븐스(앤서니 홉킨스)는 새 주인인 미국인 부호의 권유로 휴가를 떠나 영국 서부 해안으로 여행을 간다. 여행 도중 그는 1930~1940년대 달링턴 저택에서 주인 달링턴 경(제임스 폭스)을 위해 일하던 과거를 회상한다. 당시 유럽은 나치즘의 부상과 제2차 세계대전으로 격변하는 시기였고, 달링턴 경은 독일에 대한 유화 정책을 지지하며 친나치 성향의 외교 활동을 벌였다. 스티븐스는 집사로서의 직업적 소명과 위엄(dignity)을 최우선으로 삼아 완벽한 임무 수행에 집착했고, 그 과정에서 아버지의 임종을 지키지 못했으며 가정부 켄턴 양(에마 톰프슨)과의 사랑도 억누르고 외면한다. 결국 켄턴 양은 다른 남자와 결혼하기 위해 저택을 떠나고, 달링턴 경은 전후 매국노로 몰려 몰락한다. 세월이 흘러 스티븐스는 켄턴(현재 벤 부인)을 만나기 위해 여행을 떠나지만, 두 사람의 관계는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시간 속에 남겨져 있음을 깨닫는다.
평가 및 수상
이 영화는 제66회 아카데미상(1994)에서 작품상, 감독상, 남우주연상(앤서니 홉킨스), 여우주연상(에마 톰프슨), 각색상 등 8개 부문에 후보로 올랐다. 로튼 토마토 기준 신선도 96%를 기록하며 평단의 호평을 받았으며, 앤서니 홉킨스와 에마 톰프슨의 절제된 연기와 제임스 아이보리 감독의 세련된 연출이 높이 평가받았다. 영국 상류층 저택의 공간과 전원 풍경을 미학적으로 담아낸 점에서 '헤리티지 필름(Heritage film)'의 대표작으로 분류되기도 한다.
원작과의 차이
원작 소설은 1인칭 화자 스티븐스의 '신뢰할 수 없는 화자(unreliable narrator)' 기법을 통해 그가 자신의 과거를 왜곡하고 정당화하는 과정을 탐구하는 데 중점을 둔다. 반면 영화는 객관적 카메라 시선을 통해 스티븐스의 회한과 상실을 보다 직접적으로 드러내는 방향으로 각색되었다. 원제 'The Remains of the Day'는 지그문트 프로이트의 용어 'Tagesreste(낮의 잔재)'에서 영감을 받은 것으로, 과거의 기억이 꿈속에서 왜곡되어 나타난다는 개념과 연결된다. 한국어 제목 '남아있는 나날'에 대해서는 원작의 의미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오역이라는 지적이 존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