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
남구만 초상(南九萬 肖像)은 조선 중기의 문신이자 시인인 남구만(南九萬, 1629~1711)의 모습을 그린 초상화이다. 2006년 12월 29일 대한민국의 보물 제1484호로 지정되었으며, 현재 서울특별시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다.
대상 인물
남구만은 1656년(효종 7) 문과에 급제하여 대사성, 형조판서, 함경도관찰사 등을 역임하였고, 1683년 노론과 소론이 분화될 때 소론의 영수가 된 인물이다. 시조 "동창이 밝았느냐 노고지리 우지진다"로 잘 알려져 있다.
형식 및 규격
이 초상은 관복을 착용하고 교의(交椅)에 앉은 전신교의좌상(全身交椅坐像)이며, 얼굴이 정면을 향한 정면상으로 묘사된 점이 특징적이다. 화면의 크기는 세로 163.4cm, 가로 88.5cm이다. 오사모(烏紗帽)에 녹포단령(綠袍團領)을 착용하고 쌍학문(雙鶴文) 흉배와 서대(犀帶, 무소뿔띠)를 착용하고 있다. 사모의 높이가 매우 높고 옆으로 벋친 각(角)도 길며, 소매는 길고 좁은 형태이다. 의자 위에는 호피(虎皮)가 깔려 있으며, 인물의 양 발 사이로 호랑이의 코 부분이 정면으로 돌출되어 있다. 이러한 도상은 18세기 초 공신도상에서 특징적으로 나타난다.
화면의 글씨
화면 우측 상단에는 '영의정치사약천남선생진 문인영의정최석정찬(領議政致仕藥泉南先生眞 文人領議政崔錫鼎贊)'이라고 쓰여 있고, 좌측 상단에는 대사성 최창대(崔昌大)가 쓴 긴 찬문(贊文)이 있다. 최창대가 대사성을 역임한 시기는 1711년(숙종 37)으로, 이 초상이 1711년경에 제작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다만 남구만 사후에 찬문이 추서(追書)된 것으로 보여, 초상이 그려진 정확한 시기는 상고하기 어렵다.
안면 묘사 기법
이 초상화에서 가장 주목되는 부분은 안면 묘사이다. 얼굴 전체에 선묘(線描) 대신 엷은 선염(渲染)을 구사하여 얼굴 표면의 굴곡을 입체적으로 드러냈으며, 피부의 검버섯까지 살갗에 밀착된 듯 자연스럽게 표현되었다. 윤곽선이 거의 드러나지 않아 몰골기법(沒骨技法)에 가깝게 보인다. 이는 선 위주의 안면 처리에서 얼굴의 높낮이를 선염으로 구현하는 단계로 이행되었음을 보여주는 과도기적 양식이다.
전해지는 초상의 수
남구만의 초상은 현재 총 4점이 전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립중앙박물관 소장의 단령본(團領本) 전신상 1점(보물 제1484호), 개인 소장의 단령본 전신상 1점, 유복본(儒服本) 전신상 1점, 단령본 반신상 1점 등이다. 이 중 국립중앙박물관 소장본이 가장 잘 알려져 있으며, 1902년에 구입된 것이다. 충청도 해미(海美) 영당(影堂)에 봉안되었다는 초상 1점은 실전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의의와 평가
남구만 초상에 표현된 도상(圖像)과 선염 위주의 얼굴 표현은 18세기 초 영정(影幀)의 유형과 기법에 있어 과도기적인 양식을 보여주는 중요한 사례로 평가된다. 정면상이라는 점과 얼굴의 입체감을 드러내기 위해 선묘의 효과를 극소화하고 선염 처리를 활용한 점에서 조선 후기 초상화 발전사의 중요한 작품에 해당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