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바호 네이션(Navajo Nation, 나바호어: Naabeehó Bináhásdzo)은 미국의 나바호족(Navajo)이 거주하는 인디언 보호구역(Indian Reservation)이자, 나바호족의 자치 정부가 통치하는 영토적·정치적 실체를 가리키는 명칭이다. '나바호랜드(Navajoland)'라고도 불린다.
지리와 규모
나바호 네이션은 미국 애리조나주 북동부, 뉴멕시코주 북서부, 유타주 남동부에 걸쳐 있으며, 총면적은 약 17,544,500에이커(약 71,000㎢, 27,413평방마일)에 달한다. 이는 미국에서 가장 넓은 인디언 보호구역으로, 미국의 10개 주보다도 넓은 면적이다. 정부 소재지(수도)는 애리조나주 윈도록(Window Rock, 나바호어: Tségháhoodzání)에 있다.
명칭의 유래와 변천
1868년 보스케 레돈도 조약(Treaty of Bosque Redondo) 제2조에 따라 이 지역의 공식 명칭은 '나바호 인디언 보호구역(Navajo Indian Reservation)'이었다. 1969년 4월 15일, 부족은 공식 명칭을 '나바호 네이션'으로 변경하였으며, 이 명칭은 부족의 인장(seal)에도 표시되어 있다. 1994년과 2017년에 부족 명칭을 '디네 네이션(Diné Nation)'으로 바꾸자는 제안이 있었으나, 부족 평의회에서 모두 부결되었다. 나바호어에서 '디네(Diné)'는 '사람들'이라는 뜻의 자칭(endonym)이다. 나바호어로 법적 경계가 정의된 이 지역은 '나바호 비나하스조(Naabeehó Bináhásdzo)'라고 불린다.
역사
나바호족은 1860년대 미국 육군의 소각 작전과 가축 약탈 등 군사 작전으로 인해 고향을 떠나야 했다. 1864년 약 8,000명의 나바호족이 '긴 행진(Long Walk)'이라 불리는 300마일(약 500㎞)의 행군을 통해 뉴멕시코의 보스케 레돈도에 수용되었다. 1868년 조약으로 '나바호 인디언 보호구역'이 설립되었고, 나바호족은 보스케 레돈도를 떠나 이 영토로 돌아왔다. 이후 보호구역은 1878년부터 1934년까지 여러 차례 확장되어 현재의 경계에 이르렀다.
정부 구조
나바호 네이션의 정부는 1989년 타이틀 II 개정안에 따라 행정부, 입법부, 사법부의 삼권 분립 체제로 개편되었다. 대통령과 부통령은 4년마다 선출된다. 입법부인 나바호 네이션 평의회(Navajo Nation Council)는 110개 챕터(chapter)를 대표하는 24명의 대의원으로 구성되어 있다. 사법부는 나바호 네이션 대법원과 10개의 지방 법원 체계로 운영된다. 나바호 네이션은 5개 기관(agency)과 110개 챕터로 행정 구역이 나뉜다.
인구
2010년 인구 조사 기준 보호구역 내 거주 인구는 173,667명이었으며, 전체 나바호 부족 등록 인구는 332,129명이었다. 2020년에는 부족 등록 인구가 399,494명으로 증가하여 체로키 네이션을 제치고 미국에서 가장 큰 부족 집단이 되었다. 2020년 인구 조사 기준 보호구역 내 인구는 약 165,158명으로 집계되었다.
언어
나바호 네이션의 공식 언어는 나바호어(디네 비자드, Diné Bizaad)이다. 2024년 12월 30일, 부족 대통령 부 니그렌(Buu Nygren)이 나바호어를 공식 언어로 지정하는 법안에 서명하였다. 2025년 기준 약 17만 명이 가정에서 나바호어를 사용하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역사적으로 나바호어는 1880년대부터 기독교 선교 학교와 정부 운영 학교에서 사용이 금지되었으나, 1984년부터 나바호 네이션 자체의 명령에 따라 나바호어 교육이 시행되었다.
경제와 자원
나바호 네이션의 경제와 문화는 전통적으로 양과 염소 사육에 기반을 두고 있으며, 양모 가공, 직물, 터키석과 은 장신구 제작 등 수공예 산업이 발달해 있다. 20세기 후반에는 석탄과 우라늄 광업이 주요 수입원이었으나, 환경 오염과 건강 문제로 인해 2005년 기준 나바호 네이션은 자국 영토 내 우라늄 채굴을 전면 금지하였다. 관광업도 중요한 산업으로, 모뉴먼트 밸리(Monument Valley), 캐니언 드 셸리(Canyon de Chelly), 앤털로프 캐니언(Antelope Canyon) 등이 주요 관광지이다.
환경 및 보건 문제
나바호 네이션 지역에서는 1940년대부터 이루어진 우라늄 광업으로 인한 환경 오염과 건강 피해가 보고되었다. 또한 나바호족은 당뇨병 발병률이 미국 평균보다 약 4배 높으며, 중증 복합 면역 결핍증(SCID)이 일반 인구의 100,000명당 1명꼴인 데 비해 나바호 인구에서는 2,500명당 1명꼴로 발생하는 등 유전적 질환의 발병률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나바호 네이션은 미국에서 인구 대비 감염률이 가장 높은 지역 중 하나였다.
교육
나바호 네이션은 1968년 미국 최초의 부족 대학인 디네 칼리지(Diné College)를 설립하였다. 또한 크라운포인트에 위치한 나바호 공과대학(Navajo Technical University)과 포트 디파이언스에 위치한 나바호어 몰입 교육 학교 등이 운영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