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치(학명: Pica serica)는 참새목 까마귀과 까치속에 속하는 조류이다. 동아시아에 주로 분포하는 텃새로, 한국에서는 제주도와 울릉도를 제외한 전 지역에서 관찰되는 대표적인 야생 조류이다. 한국어로는 '가치', '가티', '갓치', '가지' 등으로도 불렸으며, 한자어로는 작(鵲), 희작(喜鵲) 등으로 표기되었다.
분류 및 분포
까치는 이전에 유라시아까치(Pica pica)의 아종으로 분류되었으나, 2003년 mtDNA 분석 연구 결과 한국에 분포하는 개체군이 별개의 종으로 분리되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었고, 이후 Pica serica로 정식 종(species)으로 인정되었다. 이 종은 영어로 Oriental magpie(동양까치)로도 불리며, 한반도, 중국, 일본, 몽골 북부 등 동아시아 지역에 걸쳐 분포한다. 한국에서는 1964년 한국일보 과학부의 '나라새 뽑기 운동'에서 까치가 나라새로 선정되었으며, 이후 보호조로 지정되어 포획이 규제되었다.
외형 및 생태적 특징
까치의 몸길이는 약 45cm로 까마귀보다는 작으나 꼬리가 길며, 꼬리 길이가 전체 몸길이의 절반을 차지한다. 깃털은 어깨, 배, 첫째 날개깃 부위가 흰색이고, 나머지 부분은 녹색이나 자색 광택이 나는 검은색이다. 부리와 발도 검은색이다. 날개 길이는 약 17cm, 꽁지 길이는 약 24cm 정도이다.
까치는 잡식성으로 곤충, 쥐, 뱀, 개구리, 작은 물고기 등의 동물성 먹이와 쌀, 보리, 콩, 감자, 사과, 배, 복숭아, 포도 등의 식물성 먹이를 가리지 않고 섭취한다. 산란기는 2월부터 5월까지이며 연 1회 번식하고, 한배에 2~7개의 알을 낳는다. 알은 엷은 녹색 바탕에 어두운 갈색과 잿빛의 얼룩점이 있다. 알을 품은 지 17~18일 만에 새끼가 부화하며, 부화 후 22~27일이 지나면 둥지를 떠난다.
둥지는 주로 높은 나뭇가지에 마른 나뭇가지를 주재료로 하여 둥근 모양으로 짓고, 때로는 철사나 전선을 이용하기도 한다. 전봇대나 송전탑 등 인공 구조물에도 둥지를 짓는 것이 관찰된다. 둥지의 무게는 약 1.5kg에 달하며, 나무가 자람에 따라 위쪽으로 옮겨 둥지를 새로 짓는 경우가 있어 한 나무에 여러 층의 까치집이 지어지기도 한다.
까치의 지능은 조류 중에서도 높은 편으로 알려져 있다. 2008년 연구 결과에 따르면 까치는 포유류 이외의 종에서 최초로 거울 속 자신의 모습을 인식하는 능력을 가진 것으로 보고되었다.
한국 문화 속의 까치
까치는 고대부터 한국 민족과 친근한 야생 조류로 문헌에 다수 등장한다. 『삼국사기』와 『삼국유사』의 석탈해신화에는 석탈해를 담은 궤짝이 바다를 떠올 때 한 마리의 까치가 울며 따라왔고, 이에 까치의 한자인 '작(鵲)'자의 한 쪽을 떼어 '석(昔)'으로 성씨를 삼았다는 내용이 전한다.
까치는 한국에서 전통적으로 길조(吉鳥)로 여겨져 왔다. '까치를 죽이면 죄가 된다'는 속신이 전국에 퍼져 있으며, '아침에 까치가 울면 그 집에 반가운 사람이 온다'고 믿었다. 경기·충청 등 중부지방에서는 까치가 정월 열나흗날 울면 수수가 잘 된다고 믿었고, 호남지방에서는 까치둥지가 있는 나무의 씨를 받아 심으면 벼슬을 한다는 속신이 있었다. 충청도에서는 까치집을 뒷간에서 태우면 병이 없어진다고 하였으며, 까치집이 있는 나무 밑에 집을 지으면 부자가 된다는 속신도 중부지역 일원에 널리 퍼져 있었다. 『동의보감』에는 오래된 까치집을 태워 재로 만들어 약으로 쓴다는 기록이 있다.
칠월칠석의 견우와 직녀 전설에서도 까치가 등장한다. 견우와 직녀가 만날 수 있도록 은하수에 다리를 놓아주었다는 '오작교(烏鵲橋)' 설화에서 까마귀와 까치가 함께 다리를 만들었다고 전해지며, 그 때문에 칠석이 지나면 까치의 머리털이 벗겨져 있다는 이야기가 있다.
까치에 관한 설화 중 '까치의 보은' 이야기는 전국 각지에 전승되는 대표적인 설화로, 까치가 은혜를 갚을 줄 아는 새로 등장한다. 민요와 동요에서도 까치는 자주 등장하는데, 어린아이의 유치(젖니)를 뽑아 지붕에 던지며 "까치야, 까치야, 너는 헌 이 가지고, 나는 새 이 다오"라고 부르는 풍습이 대표적이다. 단, 설날 동요의 '까치설날'은 까치와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표현이 아니라 '아치설날'에서 변형된 말로 알려져 있다.
농민들은 감 등 과일을 수확할 때 잘 익은 홍시와 같은 여분의 과일을 나무에 남겨두는 '까치밥' 풍습을 지니기도 하였다.
도시 조수(鳥) 지정 및 상징
까치는 한국의 여러 지역에서 상징 조류로 지정되어 있다. 전라북도와 충청북도의 도조(道鳥), 서울특별시의 시조(市鳥)이며, 성남, 안성, 양주, 김포, 이천, 광명, 고양, 의왕, 군포, 공주, 김해, 밀양, 경주, 상주, 경산, 안동, 구미, 영주, 청주 등의 시조로도 지정되어 있다. 광주 동구와 광산구의 구조(區鳥), 함안군, 청도군, 영양군, 강진군, 합천군, 단양군, 보은군, 완주군 등의 군조(郡鳥)로도 지정된 바 있다.
제주도의 까치
까치는 원래 제주도에는 서식하지 않던 새로, 강한 바람 때문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근래에 까치가 제주도에 방사되면서 서식하게 되었으며, 제주도 생태계에 변화를 가져왔다는 보고가 있다. 제주도에서는 강한 바람에 대비하여 침엽수에 둥지를 짓는 적응 양상을 보였으며, 맹금류 등 천적이 적어 개체수가 증가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인간과의 관계
까치는 숲의 해충을 잡아먹어 인간에게 이로운 면이 있는 반면, 과수원이나 밭에서 과일과 작물에 피해를 끼치기도 하며, 번식기에 둥지 주변에 접근하는 사람을 공격하는 경우도 있어 인간과의 관계는 다각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