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 한국 요리에서 식재료로 사용되는 여러 종의 홍조류(김속 및 돌김속)를 넓게 펴서 얇게 말려 사각형 형태로 가공한 식품이다. 건조된 김은 그대로 먹거나 참기름을 발라 구워 반찬으로 먹으며, 밥을 싸서 김밥으로 만들거나 잘게 부수어 국이나 탕의 고명으로도 사용된다. 한자어로는 해의(海衣), 해태(海苔) 등으로도 불린다.
역사
김에 관한 가장 오래된 기록은 1280년대에 편찬된 《삼국유사》에서 찾을 수 있다. 이 문헌은 신라 시대 사람들이 혼수품의 일부로 김을 사용했다고 기록하고 있다. 당시의 김은 재배된 것이 아니라 바위나 유목에서 채취한 자연산이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조선 시대에는 《세종실록지리지》(1454)에 김(海衣)이 각 해안 지방의 특산품으로 기록되어 있으며, 이후 《조선왕조실록》에는 진상품이나 명나라 조공 품목으로 바친 기록이 남아 있다. 《효종실록》에는 1650년 당시 김 1첩의 값이 목면 20필에 달했다는 기록이 있다. 《성호사설》(18세기)에는 바닷바위에 자연적으로 붙어 자라는 김을 종이처럼 말리는 과정이 서술되어 있다.
김 양식의 기원에 대해서는 크게 광양설과 완도설이 있다. 광양설은 김여익(金汝翼, 1606~1660)이 1640년경 전라남도 광양의 태인도로 이주하여 김 양식을 처음 시작했다는 기록에 근거한다. 완도설에서는 김유봉과 정시원을 최초의 김 양식인으로 기록하고 있다.
《열양세시기》(1819)와 《동국세시기》(1849)에는 정월 대보름에 김(海衣)과 참취(馬蹄菜)로 밥을 싸먹는 풍습이 기록되어 있는데, 이는 김밥의 원형으로 보인다.
어원
한국어 '김'의 옛 형태가 나타난 가장 오래된 기록은 정약전의 《자산어보》(1814)로, 그 발음이 '짐(朕)'으로 표기되어 있다. 《한불자전》(1880)에는 '김'과 '짐'이 둘 다 실려 있다. '김'의 어원에 대해서는 학술적으로 밝혀진 바가 없으며, 민간 어원 중에는 김 양식을 처음 시작한 김여익의 이름에서 유래했다는 설이 전해진다.
생산 및 양식
김 양식은 한국에서 가장 오래된 양식업이다. 초기에는 대나무나 참나무 가지를 이용한 방법이 사용되었으나, 19세기에는 그물을 이용한 방식이 개발되었다. 1920년대부터는 뜬발(부류식) 양식이 도입되어 대량 생산이 가능해졌다. 1960년대에는 인공포자 배양 기술이 개발되고 그물발이 보급되면서 생산성이 크게 향상되었다.
현대의 김 양식은 크게 '지주식(racks)' 방식과 '부류식(floating rafts)' 방식으로 나뉜다. 지주식은 대나무 말뚝을 해저에 박고 그물을 설치하여 밀물 때는 잠기고 썰물 때는 햇빛에 노출되는 방식으로, 고품질 김 생산에 적합하다. 부류식은 항상 물에 잠겨 있는 방식으로 노동력이 덜 들고 대량 생산에 적합하다.
대한민국에서는 연간 약 19,500톤의 건조 김이 생산된다. 주요 생산지는 전라남도 완도, 신안, 장흥, 강진 등 남해안 일대이며, 김은 수온 5~8°C에서 잘 자란다.
영양
김은 단백질, 티아민, 리보플라빈, 비타민 A, B6, B12가 풍부하다. 마른 김 5장에 들어 있는 단백질 양은 달걀 1개와 비슷한 수준이다. 또한 요오드와 철분을 비롯한 무기질과 필수 아미노산 함량이 높다. 김에 함유된 수용성 식이섬유인 포피란(porphyran)은 혈중 콜레스테롤 저하와 장 활동 원활화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종류 및 용도
한국에서 가공되는 김은 여러 종류가 있다. 가장 대중적인 것은 기름을 바르고 소금을 쳐서 구워낸 조미김으로, 주로 반찬으로 이용된다. 전통적으로는 참기름을 사용하였으나 현대에는 들기름, 해바라기유, 올리브유 등 다양한 기름이 사용된다. 김밥용 김은 소금을 치지 않고 살짝 굽기만 한다.
세계 시장
한국산 김은 전 세계 건조 김 시장의 약 70%를 점유하고 있다. 주요 수출국은 미국, 일본, 중국 등이다. 2013년 한국산 김의 수출 실적은 2억 5,000만 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였으며, 미국이 일본을 제치고 최대 수입국이 되었다. 2010년대 이후 간식용 조미김의 수요 증가와 K-푸드의 세계적 확산에 힘입어 한국산 김의 수출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유사 식품
일본에서는 김을 노리(nori, 海苔)라고 하며, 중국에서는 쯔차이(紫菜) 또는 하이타이(海苔)라고 한다. 영국 웨일스 지방에서는 김을 오트밀과 함께 끓여 포리지로 먹거나 김빵(laver bread)으로 만들어 섭취하는 전통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