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회감염(機會感染, Opportunistic Infection)은 정상적인 면역 기능을 가진 사람에게서는 질병을 일으키지 않거나 경미한 증상만 유발하는 병원체(세균, 바이러스, 진균, 기생충 등)가, 면역 기능이 저하된 숙주에게서 감염을 일으키고 질병을 유발하는 현상을 말한다.
1. 발생 기전 인체의 면역 체계는 다양한 방어 기전을 통해 병원체의 침입과 증식을 억제한다. 그러나 선천성 면역 결핍, 후천성 면역 결핍 증후군(AIDS), 항암 화학 요법, 장기 이식 후 면역 억제제 복용, 고령, 영양 결핍, 당뇨병 등 다양한 원인으로 세포 매개 면역, 체액성 면역, 식균 작용 등의 기능이 저하되면, 평소 인체 내에 상재균으로 존재하거나 환경 중에 흔히 존재하는 저독성 병원체가 증식하여 감염증을 일으킨다.
2. 주요 원인 병원체 기회감염을 일으키는 대표적인 병원체는 다음과 같다.
- 진균: 칸디다증(Candida spp.), 크립토콕쿠스 수막염(Cryptococcus neoformans), 아스페르길루스증(Aspergillus spp.), 뉴모시스티스 폐렴(Pneumocystis jirovecii)
- 바이러스: 사이토메갈로바이러스(CMV), 헤르페스 심플렉스 바이러스(HSV), 대상포진 바이러스(VZV), 엡스타인-바 바이러스(EBV), JC 바이러스(진행성 다초점 백질뇌증 유발)
- 세균: 결핵균(Mycobacterium tuberculosis), 비결핵 항산균(NTM), 살모넬라(Salmonella spp.), 클로스트리디오이데스 디피실(Clostridioides difficile), 녹농균(Pseudomonas aeruginosa)
- 기생충: 톡소플라즈마 뇌염(Toxoplasma gondii), 크립토스포리디움증(Cryptosporidium spp.), 이소스포라증(Isospora belli)
3. 임상적 특징
- 면역 상태와의 연관성: 감염의 종류와 중증도는 환자의 면역 결핍 유형(예: 호중구 감소증, T세포 결핍, 체액성 면역 결핍)과 정도에 따라 달라진다.
- 비전형적 증상: 면역 반응이 약하므로 염증 반응이 미약하여 전형적인 증상(발열, 통증, 농 형성 등)이 나타나지 않거나, 비특이적인 증상만 보일 수 있다.
- 다발성 장기 침범: 혈류를 통해 전신으로 퍼지거나(패혈증), 중추신경계, 폐, 간, 비장 등 여러 장기를 동시에 침범하는 경우가 많다.
- 재발 경향: 면역 기능이 회복되지 않는 한 적절한 항균제 치료 후에도 재발하기 쉽다.
4. 진단 및 치료
- 진단: 배양 검사, PCR 등 분자 유전자 검사, 항원/항체 검사, 조직 생검, 영상 검사 등을 종합하여 진단한다. 면역 저하 환자에서는 검체 채취가 어렵거나 균 배양이 잘 안 되는 경우가 많아 임상적 의심을 바탕으로 경험적 치료를 시작하는 경우도 많다.
- 치료: 원인 병원체에 맞는 항진균제, 항바이러스제, 항생제, 항기생충제 등을 투여한다. 동시에 원인이 되는 기저 질환의 치료(예: HIV 감염인의 항레트로바이러스 치료, 면역 억제제 용량 조절, 호중구 감소증 환자의 조혈 성장 인자 투여)를 통해 면역 기능을 회복시키는 것이 근본적인 치료 및 예방에 필수적이다.
5. 예방 면역 저하 환자를 대상으로 1차 예방(예방적 항생제/항진균제 투여, 백신 접종, 위생 관리)과 2차 예방(재발 방지를 위한 유지 요법)이 시행된다. 대표적으로 HIV 감염인에서 CD4+ T세포 수에 따른 뉴모시스티스 폐렴, 톡소플라즈마증, 결핵, 진균증 등에 대한 예방적 투여 지침이 확립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