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뢰(機雷, 영어: naval mine)는 수중에 설치되어 함선이 접근하거나 접촉했을 때 자동 또는 원격 조작에 의해 폭발하는 수중 병기이다. 수상 선박이나 잠수함을 손상시키거나 파괴하기 위해 물속에 배치되는 자급식 폭발 장치로, 육상의 지뢰와 유사한 개념이지만 목표가 함선이라는 점에서 구분된다. 지뢰와 수뢰를 통틀어 기뢰라고 부르는 경우도 있으나, 일반적으로 기뢰라고 하면 수뢰만을 가리킨다.
어원 및 명칭
'기뢰'라는 한자어는 '機'(틀 기)와 '雷'(우레 뢰)의 결합으로, 기계적으로 작동하는 폭발 장치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영어 명칭 'naval mine'은 광산(mine)에서 유래한 것으로, 지하에 매설된 폭발물이라는 개념이 수중으로 확장된 것이다. 19세기에는 기뢰가 '어뢰(torpedo)'로 불리기도 했는데, 이는 로버트 풀턴이 전기 충격을 주는 가오리류 어류의 이름을 따서 명명한 데서 비롯되었다. 이후 자주식 수중 미사일이 개발되면서 '어뢰'라는 용어는 이동식 무기를, '기뢰'는 고정식 수중 폭발물을 가리키는 것으로 구분되었다.
역사
해군 기뢰의 전조는 중국에서 처음 등장한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 중국 기록에는 16세기 일본 해적에 대항하기 위해 사용된 해상 폭발물에 대한 내용이 있으며, 송영흥이 1637년에 쓴 《천궁개무》에는 해안에 은닉한 매복공들이 해뢰를 잡아당겨 도화선에 불을 붙이는 방식이 묘사되어 있다.
서양에서는 1574년 영국의 랄프 래버드가 엘리자베스 1세 여왕에게 기뢰 설계안을 제시한 것이 최초의 계획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 독립 전쟁 당시 데이비드 부시넬은 영국 함선을 상대로 최초의 미국 해군 기뢰를 개발하여 델라웨어 강에서 사용했다. 1904~1905년 러일 전쟁에서 기뢰가 주요 전술 무기로 본격 활용되었으며, 제1차 세계 대전과 제2차 세계 대전을 거치며 전 세계 해역에서 광범위하게 사용되었다.
작동 방식과 분류
기뢰는 크게 접촉 기뢰와 영향 기뢰로 구분된다. 접촉 기뢰는 함선이 물리적으로 접촉해야 폭발하는 방식으로, 초기에는 기계적 메커니즘이 사용되었으나 1870년대 이후에는 '헤르츠 혼(Hertz horn)'이라 불리는 화학적 촉발 장치가 도입되었다. 영향 기뢰는 직접적인 접촉 없이 함선의 존재를 감지하여 폭발하는 방식으로, 자기장, 음향, 수압 변위 등의 센서를 통합한다. 현대의 기뢰는 여러 센서를 결합하고 디지털 신호 처리를 통해 특정 표적만을 선별적으로 공격하도록 프로그래밍할 수 있다.
기뢰는 설치 방식에 따라 해저에 고정되는 계류 기뢰, 수면에 부유하는 부유 기뢰, 해저에 침적되는 침저 기뢰 등으로 나뉜다. 또한 림펫 지뢰처럼 자석으로 표적 선체에 부착되는 특수 형태도 존재한다.
국제법적 측면
국제법에 따라 서명 국가는 기뢰 지역을 선언해야 하지만, 정확한 위치는 비밀로 유지된다. 1907년 헤이그 평화 회의에서는 일부 국가들이 기뢰를 전쟁 무기로 금지하려는 시도를 하기도 했다.
현대적 의의
기뢰전은 비대칭 해군전의 가장 비용 효율적인 형태로 평가된다. 기뢰는 비교적 저렴하고 소형이어서 쉽게 배치할 수 있으며, 현재 약 50개국이 기뢰 부설 능력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기뢰는 적의 해상 보급로를 마비시키고 특정 해역으로의 접근을 차단하는 거부 전략의 핵심 수단으로 활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