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권주의(abstentionism)는 선거에 입후보하면서 당선되더라도 의석을 차지하거나 회의에 참여하지 않는 정치 관행을 의미한다. 이는 입후보자가 선거 자체에 참여하지 않는 선거 보이콧(election boycott)과는 구별되는 개념이다.
기권주의는 주로 의회의 합법성을 인정하지 않거나 의회 참여가 정권의 정통성을 승인하는 행위라고 보는 정치 세력에 의해 채택되어 왔다. 19세기 초부터 영국과 아일랜드에서 아일랜드 공화주의 정치 운동에 의해 사용되었으며, 1860년대에는 오스트리아 제국 의회에서 헝가리와 체코 민족주의자들에 의해서도 활용되었다.
대표적인 사례로, 20세기 초 아서 그리피스(Arthur Griffith)가 주도한 신 페인(Sinn Féin) 정당의 기권주의 정책을 들 수 있다. 1918년 영국 총선에서 당선된 신 페인 의원들은 웨스트민스터 의회에 출석하지 않았으며, 대신 1919년 더블린에서 아일랜드 공화국의 의회를 자처한 제1차 달(First Dáil)을 구성하였다. 이후 신 페인은 1970년, 1986년 등 여러 차례에 걸쳐 기권주의 정책 유지 여부를 두고 분열을 겪었다. 현재도 신 페인 의원들은 북아일랜드 의회(Stormont)와 아일랜드 의회(Dáil Éireann)에서는 의석을 차지하지만, 영국 웨스트민스터 의회에서는 의석을 차지하지 않는 선별적 기권주의를 유지하고 있다.
캐나다 퀘벡에서도 2022년 퀘벡 총선 이후 퀘벡당(Parti Québécois) 의원들이 국왕에 대한 취임 선서를 거부하면서 의석을 박탈당한 사례가 있다.
정치학에서 기권주의는 의회 제도 자체의 정당성에 대한 근본적 의문을 제기하는 전략으로 평가되며, 해당 정치 세력이 소속된 국가 체제와의 관계 설정 방식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나타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