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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리제 581 g

글리제 581 g(Gliese 581g)는 천칭자리 방향으로 지구로부터 약 20.5광년 떨어진 적색 왜성 글리제 581 주위를 공전하는 것으로 추정되었던 외계 행성 후보다. 이 행성의 존재는 2010년 9월, 캘리포니아대학교 산타크루즈캠퍼스의 스티븐 보그트(Steven S. Vogt)가 이끄는 릭-카네기 외계행성 서베이(Lick-Carnegie Exoplanet Survey) 연구진에 의해 발표되었다. 연구진은 하와이 켁 천문대의 HIRES 장비와 유럽남방천문대(ESO)의 HARPS 장비에서 얻은 측시선 속도(radial velocity) 데이터를 결합 분석하여 이 행성의 존재를 주장했다.

발표 당시 글리제 581 g는 모항성의 골디락스 영역(생명 거주 가능 영역) 한가운데에 위치하여 액체 상태의 물이 표면에 존재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추정되었다. 연구진이 제시한 물리적 특성에 따르면, 이 행성의 질량은 지구의 약 3.1~4.3배로 슈퍼지구에 해당하며, 모항성에서 약 0.146 천문단위 떨어져 약 37일 주기로 공전하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모항성에 가까운 궤도로 인해 조석 고정되어 한쪽 면은 영원히 낮, 반대쪽 면은 영원히 밤인 상태가 될 것으로 예상되었다. 발견을 주도한 보그트는 이 행성의 생명체 존재 가능성에 대해 "100%"라고 언급하는 등 낙관적인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러나 글리제 581 g의 존재는 발견 직후부터 학계에서 논란이 되었다. 발견 발표 약 2주 후, 제네바 천문대의 마이클 메이어(Michael Mayor) 연구팀은 HARPS 데이터의 재분석 결과 글리제 581 g의 존재를 확인할 수 없다고 보고했다. 이후 여러 차례의 재분석이 이루어졌으며, 2011년에는 길레스피 그레고리(Gillespie Gregory)와 미코 투오미(Mikko Tuomi) 등의 연구에서 네 행성만의 신호가 확인되었을 뿐 글리제 581 g의 존재에 대한 명확한 증거는 없다는 결론이 제시되었다.

2014년, 펜실베이니아주립대학교의 폴 로버트슨(Paul Robertson)이 이끄는 연구팀은 과학 저널 《Science》에 발표한 논문에서 글리제 581 g의 신호가 실제 행성의 존재가 아닌 모항성의 자기 활동(항성 흑점 등)에 의해 발생한 오탐(false positive)일 가능성이 크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후 후속 연구에서도 글리제 581 g의 존재를 뒷받침하는 신호는 대부분 항성 활동에서 기인한 것으로 확인되었으며, 해당 행성은 외계행성 백과사전에서 "철회(retracted)" 상태로 분류되고 거주 가능 외계행성 목록에서도 제외되었다.

다만 2012년 보그트 자신의 재분석이나 2015년 앵글라다-에스쿠데(Anglada-Escudé) 연구팀의 반론과 같이 글리제 581 g 또는 관련 행성(글리제 581 d)의 존재를 주장하는 입장도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그러나 2014년 이후 발표된 대부분의 후속 연구들은 글리제 581 g에 해당하는 신호가 항성 활동에 기인한 것임을 지지하고 있다.

글리제 581 g는 현재까지 실제 존재가 확인되지 않은 미확정 외계행성 후보로, 학계에서는 그 존재가 부정된 상태이다. 다만 이 사례는 적색 왜성 주변의 거주 가능 행성 탐색 과정에서 항성 활동과 행성 신호를 구분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예로 널리 언급된다. 발견자 보그트가 아내의 이름을 따 "자르미나의 세계(Zarmina's World)"라고 비공식적으로 부른 일화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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