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레이트 게임(The Great Game)은 19세기 대영제국과 러시아 제국이 중앙아시아, 특히 아프가니스탄·페르시아·티베트 일대의 패권을 차지하기 위해 벌인 전략적 경쟁을 가리키는 역사적 용어이다. 러시아어로는 "그림자의 토너먼트"(Турниры теней)라고도 불린다.
이 경쟁의 배경은 두 제국의 상호 위협 인식에 있었다. 영국은 러시아 제국의 남하가 자국의 식민지였던 인도를 위협할 것을 우려했고, 러시아는 영국의 영향력이 중앙아시아로 확대될 것을 우려했다. 이에 영국은 인도에 대한 러시아의 접근을 차단하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삼았으며, 러시아는 튀르키스탄 지역에 대한 군사적 정복을 지속했다.
그레이트 게임의 특징 중 하나는 양측의 갈등이 직접적인 전면전으로 비화하지는 않았다는 점이다. 두 제국은 군사 개입과 외교적 협상을 통해 중앙아시아와 남아시아의 영토를 획득하고 국경을 재정립했지만, 정면 충돌보다는 간접적 대립과 영향력 확대를 통해 맞섰다. 이 과정에서 카스피해 연안에서 동히말라야에 이르는 지역의 여러 독립 국가와 부족, 군주국들이 두 제국의 보호령이나 직할령으로 편입되었다.
그레이트 게임의 시작 시점에 대해서는 여러 견해가 있다. 일반적으로 1804~1813년 또는 1826~1828년의 러시아-페르시아 전쟁과 영국령 인도에서의 진군 계획 수립이 촉발 요인으로 지목된다. 종전 시점은 일반적으로 1907년 영러 협상(Anglo-Russian Convention) 체결로 본다. 이 협상으로 영국과 러시아는 아프가니스탄·페르시아·티베트에 대한 지배 관계를 공식적으로 정리하면서 경쟁이 공식적으로 종결되었다. 다만 일부 관점에서는 1917년 러시아 혁명을 종점으로 보기도 한다.
"그레이트 게임"이라는 용어의 기원은 19세기 중반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영국 동인도 회사의 정보 장교였던 아서 코놀리(Arthur Conolly, 1807~1842)가 1840년 서신에서 "거대하고 고귀한 게임(a great game, a noble game)"이라는 표현을 사용한 것이 초기 사용례이다. 이후 대영제국의 소설가 러디어드 키플링의 1901년 소설 《킴(Kim)》이 이 용어를 대중적으로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되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에는 중앙아시아에서의 영러 경쟁을 묘사하는 학술적 용어로 일반화되었다.
현대에 들어서는 "신 그레이트 게임"(New Great Game)이라는 표현이 사용되기도 한다. 이는 21세기 들어 미국·중국·러시아 등 강대국들이 중앙아시아의 경제적·군사적·에너지 자원을 둘러싸고 경쟁하는 상황을 가리키는 데 적용된 용어이다. 이처럼 그레이트 게임이라는 용어는 원래의 역사적 의미를 넘어, 중앙아시아 지역의 강대국 간 세력 경쟁을 지칭하는 지정학적 개념으로도 오늘날 여전히 사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