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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부리고래

그레이부리고래(Mesoplodon grayi)는 부리고래과(Ziphiidae) 이빨부리고래속(Mesoplodon)에 속하는 고래의 한 종이다. 하스트부리고래(Haast's beaked whale), 캠포다운고래(Scamperdown whale), 남방부리고래(southern beaked whale) 등으로도 불리며, 마오리어로는 하쿠라(hakurā) 또는 이헤이헤(iheihe)라고 한다.

분류와 명명

이 종은 1876년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의 캔터베리 박물관 관장이었던 율리우스 폰 하스트(Julius von Haast)가 처음 학계에 보고하였다. 학명은 대영박물관의 동물학자였던 존 에드워드 그레이(John Edward Gray)의 이름에서 유래하였으며, 한국어명 "그레이부리고래" 역시 이 학명에 근거한다. 하스트는 1874~75년 여름 채텀 제도(Chatham Island)의 와이탕기 해변에 좌초한 28마리의 개체 가운데 세 개체에서 얻은 두개골 세 점을 바탕으로 종을 기술하였다.

형태적 특징

그레이부리고래는 이빨부리고래속 내에서 비교적 가냘픈 체형을 가진 종이다. 머리의 멜론(멜론 지방 조직)이 분수공 쪽으로 볼록하게 솟아 있으며 부리 쪽으로 완만하게 경사진다. 부리는 부리고래류 가운데에서도 매우 길고 뾰족하며, 입선은 비교적 직선에 가깝다. 암수 모두 입천장 뒤쪽에 17~22개의 작은 이빨이 줄마다 있는 것으로 보고되었으나 이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수컷의 경우 입 중간쯤에 두 개의 작은 삼각형 이빨이 있다.

몸 전체의 색은 위쪽이 어둡고 아래쪽이 밝으며, 암수 모두 부리가 흰색이다. 암컷은 등 쪽 색이 더 밝고 생식기 부근에 추가적인 흰색 무늬를 지닌다. 성체 수컷은 주로 싸움으로 인한 것으로 추정되는 선형 흉터를 자주 지니며, 암수 모두 쿠키커터상어(쿠키커터상어)에 물린 원형 흉터를 보이기도 한다. 몸길이는 약 5.5~6.0m, 체중은 약 1,100kg에 이르며, 수컷은 최대 약 5.6m, 암컷은 최대 약 5.3m까지 자란다. 갓 태어난 새끼는 약 2.1~2.2m인 것으로 추정된다.

분포와 서식

이 종은 주로 남반구의 위도 30~45도 사이의 온대 해역에 서식하며, 일반적으로 수심 약 2,000m의 해역에서 관찰된다. 좌초 기록은 뉴질랜드에서 가장 많고, 그 밖에 호주, 남아프리카, 남아메리카, 포클랜드 제도 등에서도 보고되었다. 마다가스카르 연안과 남극 인근 해역에서도 무리로 목격된 사례가 있다. 이례적으로 네덜란드 해안에서도 한 개체의 좌초 기록이 있어, 다른 좌초 지점들과 수천 킬로미터 떨어진 북반구에서도 단일 개체의 발견 사례가 존재한다.

행동과 생태

그레이부리고래는 매우 사교성이 높은 종으로, 한 번에 많은 수가 무리를 지어 좌초하는 경향이 있다. 기록상 최대 28마리가 한꺼번에 좌초한 사례가 있으며, 5~8마리가 함께 좌초한 사례도 여러 건 보고되었다. 수컷만으로 이루어진 무리도 관찰된 바 있다.

먹이와 섭식 방식에 대해서는 다른 부리고래류와 마찬가지로 알려진 바가 매우 제한적이다. 다른 이빨부리고래속 종들과 마찬가지로 심해 잠수 중 혀를 뒤로 당기고 목의 홈을 확장하여 입 안에 음압을 형성한 뒤 먹이를 빨아들이는 흡인 섭식(suction feeding) 방식으로 사냥할 것으로 추정된다. 기록된 먹이에는 대구과(Merlucciidae) 어류, 은빛광어(silver lightfish), 람파데나속(Lampadena) 어류 등이 포함되며, 일부 오징어도 섭취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안정동위원소 분석 결과, 이 종은 같은 해역의 향유고래와는 먹이 생태적 지위가 거의 겹치지 않아, 먹이 이용 또는 섭식 행동에서 생태적 분리가 이루어져 있음을 시사한다.

보전 상태

이 종은 의도적인 포획이나 어구에 의한 혼획 기록이 알려져 있지 않다. IUCN 적색목록에서 한국어판 위키백과에는 "정보부족(DD)"으로 표기된 자료가 있으나, 영어판 기준 2020년 평가에서는 "최소관심(Least Concern)"으로 분류되어 있다. CITES 부속서 II에 등재되어 있다. 또한 서아프리카와 마카로네시아의 해우 및 소형 고래류 보전에 관한 양해각서와 태평양 도서 지역 고래류 보전 양해각서에 포함되어 보호 대상으로 다루어지고 있다.

기타

뉴질랜드에서 가장 흔하게 좌초되는 고래 종으로 알려져 있다. 2010년 12월 뉴질랜드 베이오브플렌티의 오파페 해변에 좌초한 두 마리의 고래는 처음에 이 종으로 여겨졌으나, 이후 매우 희귀한 부채이빨부리고래(스페이드이빨고래)로 판명된 바 있다. 이 종에 대한 개체수 추정치는 현재까지 존재하지 않지만, 비교적 흔한 종일 것으로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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