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레고리 베이트슨(Gregory Bateson, 1904년 5월 9일 ~ 1980년 7월 4일)은 영국 출생의 인류학자, 사회과학자, 언어학자, 시각인류학 연구자, 기호학자, 사이버네티션(cybernetician)이다. 그의 연구는 인류학, 사이버네틱스, 시스템 이론, 의사소통 이론, 심리학, 생태학 등 다양한 학문 분야에 걸쳐 있다.
베이트슨은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에서 생물학을 전공하였고, 대학원에서 인류학을 전공하였다. 1936년 뉴기니아 연구서인 《네이븐》(Naven)을 출간하였으며, 인류학자 마거릿 미드(Margaret Mead)와 결혼하여 발리 섬에서 공동 연구를 수행하기도 하였다.
그의 주요 업적으로는 다음이 있다. 첫째, 캘리포니아 팰로앨토에서 동료 도널드 잭슨, 제이 헤일리, 존 위클랜드 등과 함께 조현병(정신분열증)에 대한 이중 구속(double bind) 이론을 발전시켰다. 이 이론은 의사소통의 역설적 상황이 정신 질환의 발생에 관여한다는 관점으로, 가족 치료 요법과 의사소통 이론에 큰 영향을 주었다. 둘째, 이중 학습(deutero-learning) 개념을 제시하여 학습에 대한 학습, 즉 학습 과정 자체에 대한 학습의 중요성을 강조하였다. 셋째, 분열발생(schismogenesis) 개념을 통해 상호작용 과정에서 관계 패턴이 점증적으로 강화되는 현상을 분석하였다.
베이트슨은 사이버네틱스의 기초를 닦은 메이시 회의(Macy Conferences, 1941~1953) 와 집단 과정 회의(1954~1960)의 핵심 인물로서 사회과학과 행동과학 분야를 대표했다. 그는 사이버네틱스와 시스템 이론을 인식론(epistemology)의 문제와 연결시키는 데 깊은 관심을 기울였다.
대표 저서로는 《마음의 생태학을 향하여》(Steps to an Ecology of Mind, 1972)와 《마음과 자연: 필연적 통일성》(Mind and Nature: A Necessary Unity, 1979)이 있다. 이 저작들에서 그는 마음(mind)을 개인의 두뇌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생태계와 사회 시스템 전반에 걸쳐 존재하는 패턴과 과정으로 이해하는 마음의 생태학 개념을 전개하였다. 그는 또한 의식(consciousness)의 제한된 지평을 넘어선 생태적 성스러움(ecological sacredness)에 대한 논의를 통해 종교 개념을 생태적 커뮤니케이션의 관점에서 재해석하기도 하였다.
베이트슨은 노버트 위너, 존 폰 노이만, 워런 매컬러치 등과 함께 사이버네틱스의 발전에 기여하였으며, 이후 질 들뢰즈와 펠릭스 과타리, 니클라스 루만, 리처드 밴들러와 존 그라인더(신경언어 프로그래밍) 등 다양한 분야의 학자와 사조에 영향을 주었다. 그는 1980년 7월 4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서 76세의 나이로 사망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