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은 해양이나 기수역(기수역) 서식지에 사는 굴과(Ostreidae)에 속하는 연체동물의 총칭이다. 고도로 석회화된 두 쪽의 패각을 가지고 있으며, 왼쪽 패각이 오른쪽보다 크고 오목하여 바위 등 고형물에 단단히 부착하여 산다. 성체가 되면 이동용 기관인 발(Foot)이 완전히 퇴화한다.
어원
한국어 '굴'은 순우리말(고유어)이다. 한자어로는 모려(牡蠣), 석화(石花), 석굴(石蚵) 등으로 불렸다. 허준의 《동의보감》에는 굴 껍데기를 '모려'라 하여 약재로 사용한 기록이 있으며, 정약전의 《자산어보》에는 '석굴'로, 이익의 《성호사설》에는 '석화'로 소개되어 있다. 현대 한국 수산시장에서는 껍데기를 제거한 알맹이를 '굴', 껍데기가 붙은 상태를 '석화'로 구별하여 부르기도 한다.
영어 'oyster'는 14세기경 고대 프랑스어 'oistre'에서 유래하였으며, 이는 라틴어 'ostrea', 고대 그리스어 'ὄστρεον(ostreon)'에서 파생되었다.
분류 및 종류
굴과에는 토굴속(Ostrea), 굴속(Crassostrea), 태평양굴속(Magallana), 남방굴속(Saccostrea) 등이 포함된다. 한국 연안에서 나는 주요 종류로는 참굴(태평양굴, Magallana gigas), 바윗굴, 벗굴 등이 있다. 참굴은 전 연안에 분포하며 양식종으로 가장 많이 쓰이고, 바윗굴과 벗굴은 자연산을 채취하여 이용한다.
생태
굴은 바닷물 속의 미세한 유기물을 걸러 먹는 여과 섭식자이다. 건강한 성체 굴 한 마리는 하루에 최대 100~150리터의 바닷물을 여과할 수 있다. 이러한 여과 활동은 해양 생태계의 수질 정화와 영양염류 순환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굴은 아가미를 통해 플랑크톤 등 유기물을 걸러내고, 소화되지 않은 입자는 점액질로 뭉쳐 의분(Pseudofeces, 위분) 형태로 배출한다.
영양 성분
굴은 비타민 A, B1, B2, B12와 철분, 구리, 망간, 요오드, 인, 칼슘, 아연 등 미네랄이 풍부하여 '바다의 우유'로 불린다. 참굴의 식용 가능 부분 100g 기준 인은 115mg, 철분은 75mg이다. 당질의 대부분은 글리코겐으로, 소화 흡수가 잘 되어 어린이나 노약자에게 부담이 적은 식품으로 평가된다.
역사
굴은 선사시대부터 인류의 주요 해양 단백질 공급원이었다. 한반도의 경우 신석기 시대 동삼동 패총을 비롯한 주요 패총 유적지에서 굴 패각이 대량으로 출토되어 오래전부터 식량 자원으로 활용되었음을 보여준다. 고대 로마 시대에는 기원전 1세기경 세르기우스 오라타(Sergius Orata)가 수하식 양식의 원형을 고안하였다.
양식
한국에서 굴 양식은 1908년 이후 일본인에 의해 영산강 하구와 송전만 등에서 시작되었다. 1950년대 이후 본격화되었고, 1970년대에는 충무(현 통영)를 중심으로 한 남해안에서 수하식 양식이 급속도로 발달하였다. 현대의 양식 방식으로는 말목식, 뗏목식, 로프식(연승식) 등이 있다. 통영은 한국 전체 굴 생산량의 약 70%를 차지하며, 마른굴, 훈제굴 등의 형태로 미국, 일본, 중국 등으로 수출된다.
식용
한국에서는 생굴을 초장에 찍어 먹는 것이 일반적이며, 굴국밥, 굴구이, 굴튀김, 굴전, 굴무침, 어리굴젓 등 다양한 요리로 조리된다. 서양에서는 9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R자가 들어가는 달) 주로 소비하며, 한국에서도 옛날부터 보리가 패는 철 이후(수온 상승기)에는 굴을 먹지 않는 관습이 있었다. 이는 산란기인 5~8월에 굴의 맛이 떨어지고 독소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