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요
국가보안법(國家保安法)은 대한민국의 특별형법으로, 국가의 안전을 위태롭게 하는 반국가활동을 규제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법률이다. 준말로 '국보법' 또는 '보안법'이라고도 한다.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 1948년 12월 1일 법률 제10호로 제정되어 시행되었으며, 현재까지 현행법으로 유지되고 있다.
제정 배경과 역사
국가보안법은 1948년 여수·순천 사건 이후, 국헌을 위배하여 정부를 참칭하거나 국가를 변란할 목적으로 단체를 구성하는 등 국가 안보를 위태롭게 하는 각종 행위를 처벌할 목적으로 제정되었다. 제정 당시 일본 제국의 치안유지법과 보안법을 기반으로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후 여러 차례 개정을 거쳤으며, 주요 개정 시점은 다음과 같다. 1949년 1차 개정에서는 구 일본의 치안유지법을 모방한 대규모 개정이 이루어졌고, 1958년 3차 개정에서는 위장평화통일 공작 등에 대응하기 위한 조항이 추가되었다. 1962년 5차 개정에서는 재범 방지를 위한 처벌 강화가 이루어졌으며, 1980년 6차 개정에서는 반공법을 폐지·통합하는 내용이 포함되었다. 1991년 8차 개정에서는 헌법재판소의 한정합헌 결정 취지를 반영하여 처벌 대상을 축소하고 기본적 인권 보장 원칙을 명시하는 등 큰 폭의 개정이 이루어졌다. 이후 타법 개정에 따른 부분적 개정만이 이어졌다.
주요 내용
국가보안법은 크게 다음과 같은 행위를 규제하고 처벌한다.
- 반국가단체의 구성 및 가입(제3조): 반국가단체를 구성하거나 이에 가입한 자를 처벌하며, 수괴의 임무에 종사한 자는 사형 또는 무기징역에 처할 수 있다.
- 간첩·목적수행 행위(제4조): 반국가단체의 지령을 받거나 목적 수행을 위한 행위를 처벌한다.
- 잠입·탈출죄(제6조): 군사분계선 등을 통한 잠입·탈출 행위를 처벌한다.
- 찬양·고무·동조죄(제7조): 반국가단체나 그 구성원의 활동을 찬양·고무·선전하거나 이에 동조한 행위, 이적 표현물의 제작·반포 등을 처벌한다.
- 회합·통신죄(제8조): 반국가단체의 구성원과의 회합 또는 통신을 처벌한다.
- 편의제공죄(제9조): 반국가단체의 활동에 편의를 제공한 행위를 처벌한다.
- 불고지죄(제10조): 일정한 범죄를 알고도 신고하지 않은 자를 처벌한다.
적용 및 집행 현황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인한 입건은 정권별로 상당한 편차를 보였다. 1980년대에는 매년 수백 명이 입건되었으며, 특히 1986년과 1987년에는 각각 527명과 489명이 입건되어 정점을 기록했다. 이후 점차 감소하여 2000년대 이후에는 연간 수십 명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문재인 정부 시기인 2018년에는 20명이 입건되었고, 최근에는 입건 건수가 크게 감소한 것으로 보고된다.
국가보안법 적용 사례로는 1958년 조봉암 진보당 사건, 1975년 소위 '막걸리 사건'으로 알려진 북한 찬양 발언 관련 기소, 1989년 문익환 목사와 임수경의 방북 관련 기소, 2003년 송두율 교수 기소, 2013년 이석기 사건 등이 대표적으로 거론된다.
헌법재판소의 판단
국가보안법은 헌법재판소에서 여러 차례 위헌법률심판의 대상이 되었다. 1990년 헌법재판소는 국가보안법이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위해를 줄 명백한 위험이 있을 경우에만 축소적용하면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는 한정합헌 결정을 내렸다. 1992년에는 구속기간 연장 관련 규정에 대해 위헌 결정을 내렸다. 제7조 제1항의 찬양·고무죄 등에 대해서도 여러 차례 합헌 결정이 내려졌으나, 2018년에는 제7조 제5항의 이적 표현물 '소지' 부분에 대해 위헌 판단이 이루어졌다.
비판과 논란
국가보안법은 제정 이래 지속적으로 논란의 대상이 되어 왔다. 주요 비판 지점은 다음과 같다.
- 표현의 자유 침해 우려: 찬양·고무죄 등과 같은 조항이 표현의 자유를 과도하게 제한할 수 있다는 지적이 있다.
- 정치적 악용 가능성: 법 적용이 정치적 목적으로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어 왔다.
- 국제사회의 권고: 미국 국무부, 국제앰네스티, 유엔 인권이사회 등 국제기구와 단체들이 국가보안법의 개정 또는 폐지를 여러 차례 권고해 왔다.
- 인권 침해 사례: 과거 군사독재 시절 국가보안법 위반 사범에 대한 불법 구금, 고문 등 인권 침해 사례가 다수 보고되었고, 이후 재심을 통해 무죄가 확정된 사례도 존재한다.
한편, 국가보안법을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에서는 남북 대치 상황에서 국가 안보를 지키기 위한 필요성이 있다는 점을 근거로 든다.
2004년 국가인권위원회는 국가보안법 폐지를 권고했고, 같은 해 노무현 대통령은 "국가보안법이라는 낡은 칼을 칼집에 넣어 박물관으로 보내야 한다"고 발언한 바 있다. 그러나 법률의 폐지·개정은 정치권의 반대로 진전되지 못했다. 이후에도 폐지 논의가 반복적으로 제기되어 왔으며, 최근에도 범여권 의원들이 국가보안법 폐지 법률안을 공동발의하는 등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현재의 지위
국가보안법은 2016년 법률 제11042호로 최종 개정되었으며, 현재 현행법으로서 유효하다. 다만 최근에는 위반 사건의 입건 건수가 크게 감소하여 사실상 사문화 경향을 보인다는 분석도 존재한다. 법의 존속 여부와 관련해서는 찬반 논쟁이 대한민국 정치권과 학계, 시민사회에서 지속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