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베르트 슈만이 작곡한 교향곡 3번 E♭장조 Op. 97은 '라인(Rhenish)'이라는 부제로 널리 알려져 있다. 슈만이 작곡한 마지막 교향곡이지만, 출판 순서상으로는 마지막이 아니다. 1850년 11월 2일부터 12월 9일까지 작곡되었으며, 1851년 2월 6일 뒤셀도르프에서 슈만 자신의 지휘로 초연되었다. 초연 당시 반응은 "무조건 칭찬에서 당혹에 이르기까지" 다양했으나, 음악학자 A. 피터 브라운(A. Peter Brown)에 따르면 청중들은 모든 악장 사이에 박수를 보냈다.
배경
슈만은 1850년 페르디난트 힐러의 추천으로 뒤셀도르프 시의 음악 감독으로 부임하였고, 그해 9월 드레스덴에서 뒤셀도르프로 이사하였다. 라인 지방에 정착한 것이 계기가 되어 이 교향곡을 작곡하였으며, 이 때문에 '라인 교향곡'이라 불린다. 슈만은 아내 클라라와 함께 라인란트 지방을 여행한 후 이 곡을 구상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슈만의 교향곡 번호는 작곡 연대순과 일치하지 않는다. 1841년에 먼저 작곡되었으나 초연에서 호평을 받지 못한 교향곡(훗날 교향곡 4번으로 출판)이 있었기 때문에, 1850년에 작곡된 이 작품이 교향곡 3번으로 출판되었다.
악기 편성
플루트 2, 오보에 2, 클라리넷 2, 바순 2, 호른 4(제3악장에서는 2), 트럼펫 2(제3악장 제외), 트롬본 3(제4, 5악장에서만), 팀파니(제3악장 제외), 현악 5부.
악장 구성
전5악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일반적인 연주 시간은 약 33분 내외이다.
-
제1악장 Lebhaft (생기 있게) E♭장조, 3/4박자, 소나타 형식. 서주 없이 전 관현악의 강주로 힘찬 제1주제가 시작된다. 베토벤 교향곡 제3번 '영웅'과 동일한 조성(E♭장조)으로 시작하여 베토벤의 영향이 두드러진다.
-
제2악장 Scherzo: Sehr mäßig (아주 온화하게) C장조, 3/4박자. 전통적인 스케르초를 대신하며, 민속 춤곡인 렌틀러(Ländler) 풍의 주제가 바순, 비올라, 첼로로 연주된다. 론도 형식에 가깝다.
-
제3악장 Nicht schnell (빠르지 않게) A♭장조, 4/4박자. 팀파니와 금관이 생략되어 평온하고 서정적인 분위기를 형성한다. 2부 형식과 3부 형식이 혼합된 구조이다.
-
제4악장 Feierlich (장엄하게) E♭단조, 4/4박자. 이 악장에서 처음으로 트롬본이 등장하며, 호른과 트롬본이 코랄풍의 주제를 제시한다. 슈만이 아내 클라라와 함께 쾰른 대성당에서 목격한 대주교의 즉위식(또는 추기경 서임식)에서 영감을 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3부 형식으로 구성되었다.
-
제5악장 Lebhaft (생기 있게) E♭장조, 2/2박자, 소나타 형식. 축제적인 분위기의 피날레로, 제4악장의 장엄한 분위기와 대조를 이룬다. 활기찬 제1주제가 단순 명쾌한 베이스 선율 위에서 전개된다.
음악사적 의의
이 교향곡은 베토벤의 영향이 가장 선명하게 드러나는 슈만의 작품으로 평가된다. E♭장조의 조성과 힘찬 제1악장은 베토벤 교향곡 제3번 '영웅'을, 전5악장 구성은 베토벤 교향곡 제6번 '전원'을 연상시킨다. 또한 슈베르트와 멘델스존의 영향도 감지되는데, 노래처럼 흐르는 선율과 가곡적 형식을 교향악적 구조로 발전시킨 점에서 그러하다. 슈만은 이 곡을 통해 독일 낭만주의 교향곡의 전통을 계승하고 발전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