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훈(Kwak Hoon, 1941~) 은 대한민국의 현대미술가이다. 1941년 대구광역시에서 출생하였으며,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서양화과를 졸업하고 미국 캘리포니아 주립대학교 롱비치 캠퍼스에서 순수미술학 석사(MFA)를 취득하였다.
곽훈은 1970년대 김구림, 김차섭 등과 함께 전위미술 그룹 'A.G.(Avant-Garde)'의 창립 멤버로 활동하며 한국 전위미술 1세대 작가로 분류된다. 1975년 미국으로 이주한 이후 1980년대부터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활동을 이어갔다. 1995년에는 베니스 비엔날레 한국관의 최초 개관 작가로 선정되어 '마르코 폴로가 가져오지 못한 것'을 주제로 설치 작업 '겁/소리(Kalpa/Sound)'를 선보이며 국제적 주목을 받았다. 2021년에는 이중섭미술상을 수상하였다.
그의 초기 작업은 선불교와 동양철학, 불교의 영향을 받아 '기(氣)' 연작과 '다완(茶碗)' 연작으로 대표된다. '기' 연작은 아크릴을 캔버스에 칠하고 긁어내는 과정을 반복하여 에너지의 흐름을 시각화한 추상 작업이며, '다완' 연작은 한국 전통 토기와 도자기에서 영감을 받은 작품들이다.
2000년대 이후에는 '할라잇(Halaayt)' 연작에 집중하고 있다. '할라잇'은 북미 원주민 침시안(Tsimshian) 부족 및 이누이트(Inuit) 언어에서 유래한 말로 '신의 강령(降靈)' 또는 '영혼의 힘'을 의미한다. 이 연작은 해수면을 박차고 튀어오르는 고래의 형상을 통해 자연의 거대한 힘과 인간의 정신력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샤머니즘과 동양철학, 이민자로서의 정체성 탐구가 융합된 그의 후기 대표 작업으로 평가된다.
곽훈의 작품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부산시립미술관, 리움미술관, 금호미술관 등 국내외 주요 미술관에 소장되어 있다. 그의 작업은 회화, 설치, 오브제, 퍼포먼스를 넘나들며 동양 정신세계와 서양 현대미술의 경계에서 독자적인 추상 언어를 구축한 것으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