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중과 그 문제(The Public and Its Problems)는 미국의 철학자 존 듀이(John Dewey, 1859~1952)가 1927년에 출간한 정치철학 저서이다. 이 책은 듀이가 정치철학 전반을 체계적으로 다룬 첫 번째 주요 저작으로, 프래그머티즘(pragmatism)의 관점에서 민주주의 사회의 본질과 조건을 탐구한 저서로 널리 알려져 있다.
저술 배경
이 책은 1926년 1월 미국 케년 칼리지(Kenyon College)의 라윌 재단(Larwill Foundation) 초청 강연을 바탕으로 집필되었으며, 이후 수정과 확장을 거쳐 1927년 헨리 홀트 출판사(Henry Holt and Company)에서 간행되었다. 듀이는 당시 저널리스트 월터 리프먼(Walter Lippmann)이 『여론(Public Opinion, 1922)』과 『유령 같은 공중(The Phantom Public, 1925)』에서 제기한 민주주의 비판에 대응하여 이 책을 저술하였다. 리프먼은 일반 시민이 복잡한 현대 사회의 정책 문제를 판단할 능력이 부족하다고 주장하며 전문가 엘리트에 의한 통치를 옹호한 반면, 듀이는 민주주의가 단순한 제도적 장치가 아니라 공동체의 지속적인 참여와 소통을 통해 실현되는 윤리적 프로젝트임을 주장하였다.
주요 내용
듀이는 국가의 기원을 인과적 힘(예: 인간의 정치적 본성, 사회계약 등)에서 찾는 기존의 이론들을 비판한다. 대신 그는 인간 행위의 결과, 특히 직접 당사자를 넘어 타인에게까지 영향을 미치는 간접적 결과(indirect consequences)에 주목한다. 듀이에 따르면, 사적 영역과 공적 영역의 구분은 행위의 결과가 직접 관련된 사람들에게만 한정되는지, 아니면 그 범위를 넘어 더 넓은 집단에 영향을 미치는지에 따라 결정된다. 공중(public)이란 거래의 간접적 결과에 의해 영향을 받아 그러한 결과를 체계적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되는 모든 사람들로 구성된다. 공무원(officials)은 이렇게 영향을 받는 이익을 대변하고 보호하기 위해 선출된 사람들이다. 듀이는 국가를 "구성원들이 공유하는 이해관계를 보호하기 위해 공무원을 통해 수행된 공공성의 조직화"로 정의한다.
듀이는 현대 산업 사회에서 기술의 발달과 경제적 상호의존성의 확대로 인해 간접적 결과의 범위가 비약적으로 확장되었으나, 이에 상응하는 공중의 조직화는 이루어지지 못했다고 진단한다. 이를 그는 '공공성의 침식(eclipse of the public)'이라고 명명한다. 그는 이러한 문제의 해결을 위해 민주주의가 단순한 정치 제도가 아니라 삶의 방식(a way of life)으로서 가족, 학교, 직장 등 모든 인간 관계의 영역에서 구현되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효과적인 의사소통(communication), 교육(education), 그리고 지역 공동체(local community)의 회복이 필수적이라고 주장한다.
구성
이 책은 총 6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 제1장: 공공성을 찾아서(Search for the Public)
- 제2장: 국가의 발견(Discovery of the State)
- 제3장: 민주주의적인 국가(The Democratic State)
- 제4장: 공공성의 침식(The Eclipse of the Public)
- 제5장: 거대 공동체를 찾아서(Search for the Great Community)
- 제6장: 방법의 문제(The Problem of Method)
영향과 평가
『공중과 그 문제』는 20세기 정치철학과 민주주의 이론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고전으로 평가된다. 듀이의 참여 민주주의(participatory democracy)와 숙의 민주주의(deliberative democracy)에 대한 통찰은 이후 로버트 달(Robert Dahl), 벤저민 바버(Benjamin Barber), 위르겐 하버마스(Jürgen Habermas) 등 여러 학자들에게 영향을 주었다. 이 책은 한국어로도 번역·출간되어 있으며, 국내에서는 『공공성과 그 문제들』이라는 제목으로도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