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론장(公論場, 독일어: Öffentlichkeit, 영어: public sphere)은 근대 사회에서 공적 논쟁과 토의가 이루어지는 장(場)을 가리키는 사회과학 및 철학 용어이다. 이 개념은 독일의 철학자이자 사회이론가인 위르겐 하버마스(Jürgen Habermas)가 1962년 출간한 저서 《공론장의 구조변동》(The Structural Transformation of the Public Sphere)에서 체계적으로 제시함으로써 학술적으로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공론장은 사적 개인들이 모여 공중(public)을 형성하고, 공적 사안에 대해 자유롭고 합리적인 토론을 통해 여론을 형성하는 공간으로 정의된다. 하버마스에 따르면 공론장은 국가 권력과 사적 영역 사이에 위치하며, 모든 참여자가 동등한 지위에서 자신의 의견을 개진하고 타인의 주장을 비판적으로 검토할 수 있는 조건을 전제로 한다. 이러한 토론 과정을 통해 사회구성원들의 보편적 이익에 관한 사회적 합의가 도출될 수 있다는 것이 하버마스의 핵심 주장이다.
역사적으로 하버마스는 17~18세기 서유럽(특히 영국, 프랑스, 독일)의 커피하우스, 살롱, 독서회, 문예 클럽 등을 초기 시민 공론장의 대표적 사례로 제시했다. 상공업의 발달과 함께 성장한 부르주아 계급이 이러한 장소에서 문학, 예술, 정치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해 자유롭게 토론하면서 근대적 공론장이 형성되었다고 본다. 하버마스는 이후 자본주의와 대중매체의 발달로 공론장이 쇠퇴하고 왜곡되는 과정을 분석하였다.
이 개념은 이후 하버마스의 보다 포괄적인 철학 체계인 '의사소통 행위이론'(1981)으로 확장되었다. 의사소통 행위론에서 하버마스는 인간의 행위를 목적 달성을 위한 '도구적 행위'와 상호 이해와 합의를 지향하는 '의사소통 행위'로 구분하고, 현대 사회가 경제와 권력의 논리에 의해 지배되면서 의사소통적 합리성이 약화되고 있다고 비판하였다.
공론장 개념은 현대 민주주의 이론, 정치철학, 언론학, 사회학 등 다양한 학문 분야에서 널리 활용되고 있으며, 디지털 시대의 인터넷 토론 공간과 시민 참여 민주주의의 관계를 논의할 때에도 중요한 분석 틀로 사용되고 있다. 다만 공론장 내 참여의 배제 문제, 이상적 합의 도출의 현실적 한계, 상업적 자본 논리에 의한 왜곡 등에 대한 비판적 논의도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