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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성 함허정

곡성 함허정(谷城 涵虛亭)은 전라남도 곡성군 입면 제월리에 위치한 조선시대의 누정(樓亭) 건축물로, 1988년 3월 16일 전라남도 유형문화재 제160호로 지정되었다.

개요 및 역사

함허정은 조선 중종 38년(1543년)에 심광형(沈光亨, 1510~1550)이 이 지역 유림들과 풍류를 즐기고 학문을 논하기 위해 건립한 정자이다. 일명 '호연정(浩然亭)'이라고도 불린다. 심광형은 벼슬에 나아가지 않고 학문에 전념한 인물로, 1535년(중종 30년)에는 인근에 군지촌정사(군지촌정사)를 세워 후학을 양성하였다. 함허정은 그로부터 8년 후 학문 연구와 유식(遊息, 쉬고 노는 것)을 목적으로 지어진 별서정원(別墅庭園)의 성격을 지닌다.

이후 증손자 심민각(沈民覺)이 쇠락한 정자를 옛터 아래쪽으로 옮겨 다시 지었고, 5대손 심세익(沈世益)이 중수하였다. 현재의 건물은 1980년에 수리된 것이다.

건축적 특징

함허정은 정면 4칸, 측면 2칸 규모의 단층 홑처마 팔작지붕 건물이다. 평면 구성은 가운데에 방 2칸 반을 배치하고, 나머지 1칸은 삼면을 트인 마루로 꾸몄으며, 오른쪽 반 칸은 바닥을 한 단 높여 쪽마루를 두었다. 정자임에도 방이 2칸 반이나 있는 것은 멀리서 찾아온 선비들이 머물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었다.

구조는 목가구 형식으로, 평탄한 대지 위에 외벌대의 낮은 기단을 흙다짐한 후 덤벙주초를 놓고, 외진주(바깥기둥)는 원주를, 내진주(안기둥)는 방주를 세웠다. 지붕은 선자연(부채살 모양의 서까래) 홑처마에 팔작지붕을 얹었다. 벽은 심벽(心壁) 구조에 회를 발랐으며, 창호는 모두 띠살창호이다. 건물 내부에는 기문(記文)과 시문(詩文) 등이 적힌 15개의 편액이 보존되어 있으며, 함허정 현판은 조선 후기의 명필 창암 이삼만(蒼巖 李三晩)의 필체로 알려져 있다.

입지 및 경관

함허정은 섬진강(순자강)이 반달 모양으로 휘도는 강변의 구릉지에 자리잡고 있다. 정자 아래로 섬진강이 흐르고, 울창한 숲이 둘러싸고 있으며, 멀리 무등산이 조망되는 경승지이다. 약 100m 가량 떨어진 곳에는 심광형이 세운 군지촌정사(국가민속문화재 제155호)가 있다.

풍수적 해석에 따르면, 함허정이 위치한 군촌마을은 섬진강을 마주한 배산임수(背山臨水)의 국면이며, 진산인 동악산은 소가 강가에 누워 되새김질하는 와우형(臥牛形)으로 해석된다. 함허정 뒷동산은 거북이 용궁으로 들어가는 혈맥으로, 거북의 등 위에 앉은 형국의 건물로 인식되기도 하였다. 절벽 아래 남측에는 구암조대(龜巖釣臺)와 용암(龍巖)이라는 바위가 있다.

함허정은 곡성8경의 제3경인 순강청풍(淳江淸風)과 제9경인 설산낙조(雪山落照)의 풍광 시점이기도 하며, 조선 후기에는 섬진강 5곡(五曲)의 제4곡 경물로서 명승지로 알려졌다.

문화재 지정 및 현황

곡성 함허정은 1988년 전라남도 유형문화재(현, 유형문화유산) 제160호로 지정되었으며, 관리자는 청송심씨(靑松沈氏) 인수부윤공파 제호정종가이다. 인근의 군지촌정사(제호정 고택)와 함께 조선시대 선비들의 수양과 강학 공간의 면모를 보여주는 문화유산으로 평가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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