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로마의 정원은 기원전 150년경부터 기원후 350년까지 고대 로마 문명에서 발달한 정원 건축과 원예 기술을 가리킨다. 고대 로마식 조원술은 고대 그리스식 조원술로부터 처음 도입되었으며, 이후 고대 이집트와 페르시아의 조원술로부터 영향을 받았다. 기원전 60년경 로마의 핀초 언덕에 세워진 루쿨루스 정원(Horti Lucullani)은 페르시아 정원을 유럽 대륙에 처음 소개한 정원으로 알려져 있다.
기원과 영향
고대 로마의 정원 문화는 고대 그리스, 이집트, 페르시아의 조원술로부터 영향을 받았다. 고대 페르시아의 정원은 실개천을 주 건축 요소로 삼았으며, 정원을 건물로 둘러싸는 폐쇄형 구조는 고대 페르시아의 정원에서 유래한 것이다. 이는 건조한 기후에 맞추어 겨울에는 온기를 가두고 건조한 바람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목적이 있었다. 정형식 정원의 개념은 이미 기원전 2800년경 고대 이집트에서 등장하였으며, 로마 정원의 주랑현관(포르티코) 역시 그리스에서 전래된 건축 요소이다.
용도와 기능
고대 로마의 정원은 다양한 활동이 이루어지는 공간으로 조성되었다. 초창기에는 작물을 기르는 실용적 공간으로 인식되었으며, 하류층의 정원은 부엌 정원(텃밭)으로서 식량 공급원의 역할을 하였다. 라틴어로 정원을 뜻하는 '호르투스(hortus)'는 주로 주택에 딸린 텃밭 정원을 가리켰으며, 이는 현대 영어의 'horticulture(원예)'의 어원이 되었다. 공화정 시기 주택 정원은 주로 생산 공간이었고, 이후 제정 시기로 전환될 무렵에 즐거움을 위한 정원(pleasure garden)이 발달하였다. 로마 공화정 말기 시인 호라티우스는 화원이 국가적인 사치품에 등극했다고 기록하였다.
정원의 유형
고대 로마의 정원은 다음과 같은 건물 유형에 따라 조성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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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무스(Domus): 독자 직립형 주거 건물로, 아트리움과 함께 뒷편에 호르투스나 페리스틸리움(개방형 안뜰)을 두었다. 폼페이 성내 시가지 유적이 대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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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라(Villa): 도시에서 접근할 수 있는 부유층을 위한 시골 저택으로, 도시 생활로부터 벗어나는 휴양지 역할을 하였다. 해안 빌라, 교외 빌라, 시골 빌라 등이 있었다. 소 플리니우스가 편지에서 묘사한 라우렌툼의 해안 별장이 대표적 사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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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라 루스티카(Villa Rustica): 시골에 자리한 빌라로, 대규모 농업 시설이 집중된 곳에 건설되었다. 관개, 접목, 수분 등 복잡한 기술이 동원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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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실 정원: 황가 전용으로 지어진 정원으로, 매우 크고 화려하였다. 도시에 지어지는 궁전형 정원과 시골 빌라형 정원으로 구분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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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주거형 정원: 공공의 목적으로 조성·관리되거나 소유자가 사망한 후 일반 시민에게 바쳐진 정원을 말한다. 사원 내 정원, 신성림, 공공시설 부속 정원 등이 해당된다.
설계 요소
고대 로마의 정원은 폐쇄형과 개방형의 두 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주요 설계 요소로는 파티오(patio, 야외 정원용 공간), 페리스타일(peristyle, 주랑현관으로 둘러싸인 개방형 안뜰), 테라스(구릉지형에 조성된 계단식 구조), 크시스투스(xystus, 정원 산책로), 게스타티온(gestation, 그늘진 산책길) 등이 있었다. 정원 내부에는 길이나 산책로가 가로지르도록 하였으며, 자갈, 모래, 흙 등을 활용하였다. 조각상, 프레스코화, 해시계 등 다양한 장식물이 배치되었다.
식물과 원예
고대 로마의 정원에서 재배된 식물은 꽃, 허브, 야채, 나무에 이르기까지 다양했다. 로마인들은 현지 식물과 수입 식물을 모두 재배하였다. 흔한 식물로는 소나무, 장미, 편백나무, 로즈마리, 뽕나무 등이 꼽힌다. 장식용 식물로는 난쟁이나무, 금잔화, 히아신스, 수선화, 제비꽃, 사프란, 계수나무, 백리향 등이 심어졌다. 나무는 그늘을 만들고 포도나무를 지지하는 데 쓰였으며, 올리브나무, 밤나무, 사이프러스나무, 아몬드나무, 오렌지나무 등이 재배되었다. 허브는 요리와 약용 목적으로 마늘, 바질, 고수, 딜, 파슬리, 로즈마리, 양파, 겨자 등이 널리 길러졌다.
대표적인 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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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쿨루스의 정원(Horti Lucullani): 기원전 60년경 루키우스 리키니우스 루쿨루스가 핀초 언덕에 조성한 정원으로, 페르시아 정원 양식을 유럽에 처음 소개한 것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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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루스트의 정원(Horti Sallustiani): 역사가 살루스트가 기원전 1세기에 개발한 사유지로, 퀴리날레 언덕과 핀초 언덕 사이에 위치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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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케나스의 정원(Horti Maecenatis): 아우구스투스 황제의 조언자였던 가이우스 마이케나스가 에스킬린 언덕에 조성한 정원으로, 페르시아 정원 양식을 본뜬 이탈리아 최초의 사유지 중 하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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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티 라미아니(Horti Lamiani): 로마 에스킬린 언덕에 위치한 황실 정원으로, 2006년 이후 발굴 조사가 진행되어 다양한 식물 유체가 분석되었다.
후대의 영향
고대 로마 정원의 건축 요소는 로마 제국의 영토를 따라 퍼져나갔으며, 후대에 동로마 제국의 조원술이 이를 이어받았다. 동로마 제국 멸망 이후에는 이탈리아 정원이 그 명맥을 이어 르네상스, 바로크, 신고전주의 시기를 거쳐 20세기까지 발달해 왔다. 오늘날 이탈리아의 원예 도구와 조성 기술은 고대 로마의 것과 유사한 점이 많으며, 현대 이탈리아 정원도 다양한 식물을 심고 테라코타 화분을 활용하는 특징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