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요
고농도 과산화수소(High-test peroxide, HTP)는 일반적으로 농도 85~98%의 과산화수소(H₂O₂) 수용액을 가리키는 용어이다. 통상 약국 등에서 판매되는 소독용 과산화수소의 농도가 약 3%인 것과 비교하여, 이는 매우 높은 농도에 해당한다. 고농도 과산화수소는 강한 산화력을 지니며, 촉매와 접촉하면 뜨거운 증기와 산소로 급격히 분해되는 특성을 가진다.
정의 및 명칭
"고농도 과산화수소"는 국제적으로 High-test Peroxide(HTP)로도 불리며, 주로 군사 및 우주·추진 분야에서 사용되는 전문 용어로서의 의미를 지닌다. 일반 산업 현장에서는 과산화수소의 농도 구간(예: 35%, 60%, 90% 이상 등)에 따라 용도를 구분하기도 한다. 한국의 경우 36% 이상의 과산화수소는 위험물안전관리법상 제6류 위험물로 지정되어 있으며, 지정 수량은 300kg으로 규정되어 있다.
물리·화학적 특성
고농도 과산화수소는 무색의 액체이며, 높은 농도에서는 기름과 유사한 점성을 띠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과산화수소는 자체적으로 물(H₂O)과 산소(O₂)로 분해되는 반응을 일으키며, 이 과정에서 열이 발생한다. 특히 금속 이온, 빛, 열 등의 촉매 조건에 노출되면 분해 속도가 급격히 증가할 수 있다. 이러한 분해 반응으로 인하여 밀폐 용기 안에서는 압력이 상승할 위험이 있으며, 취급 및 보관에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주요 용도
고농도 과산화수소는 연료와 산화제가 하나로 결합된 형태의 단일추진제(monopropellant)로 사용될 수 있으며, 로켓 추진 및 미사일 추진 분야에서 산화제로도 활용된다. 구체적인 사례로는 다음과 같다.
- 2018년 10월 28일 발사된 대한민국의 우리새 2호 발사체는 산화제로 고농도 과산화수소를 사용한 것으로 보고되었다.
- 한국항공우주연구원(KARI) 관련 연구에서는 한국형 발사체 3단의 자세제어용 과산화수소 추진기 시스템의 안전한 운용 및 취급을 위한 기술이 개발된 바 있다.
- 이 밖에도 고농도 과산화수소는 산업 현장에서 표백, 세정, 수처리, 전자 소재 세정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된다.
역사적 사고 사례
고농도 과산화수소의 위험성과 관련된 대표적인 사례가 보고되어 있다. 2000년 침몰한 러시아의 전략 원자력 잠수함 쿠르스크호는 직경 650mm 규모의 HTP 어뢰(65형 어뢰)에 사용되던 고농도 과산화수소가 유출되어 폭발을 일으키면서 인접한 중어뢰들의 연쇄 폭발로 이어졌고, 이로 인해 승무원 전원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러시아의 65형 및 53형 어뢰는 등유를 연료로, 고농도 과산화수소를 산화제로 사용하여 수중에서 가스터빈 엔진을 구동하는 방식으로 설계되었다.
안전 및 규제
고농도 과산화수소는 강한 산화제이자 부식성을 가진 물질로, 취급 시 폭발 및 화상의 위험이 있다. 한국에서는 36% 이상 농도의 과산화수소가 위험물안전관리법에 의거하여 제6류 위험물로 분류되고 있다. 보관 시에는 직사광선을 피하고 통풍이 잘 되는 냉암소에 두는 것이 권장되며, 금속 분말, 과망간산염, 유기물, 가연물 등과의 접촉을 피하고 격리하여 보관하여야 한다. 또한 용기의 이물질 혼입, 파손, 가열, 충격, 마찰 등에 각별히 유의할 필요가 있다.
같이 보기
- 과산화수소
- 단일추진제
- 쿠르스크호 침몰 사고
- 우리새 2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