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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획적 구식화

계획적 구식화(計劃的舊式化, planned obsolescence)는 제품의 사용 수명을 인위적으로 제한하거나 의도적으로 취약하게 설계하여, 일정 기간 후 제품이 기능을 상실하거나 시대에 뒤떨어진 것으로 인식되게끔 하는 정책 또는 설계를 의미한다. 계획적 진부화(計劃的陳腐化), 내장형 진부화(Built-in Obsolescence), 조기 진부화(Premature Obsolescence) 등으로도 불린다. 이 전략의 주요 목적은 반복 구매 간격을 단축시켜 장기적인 판매량을 증가시키는 데 있다.

어원 및 역사

계획적 구식화라는 용어의 기원은 1932년 뉴욕의 부동산업자 버너드 런던(Bernard London)이 발표한 소책자 *"Ending the Depression Through Planned Obsolescence"*에서 처음 사용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런던은 정부가 개인용품에 법적 구식화를 부과하여 구매를 촉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후 이 용어는 1954년 미국 산업 디자이너 브룩스 스티븐스(Brooks Stevens)가 미니애폴리스 광고 컨퍼런스의 강연 제목으로 사용하면서 대중화되었다. 스티븐스는 계획적 구식화를 "소비자에게 필요 이상으로 조금 더 새롭고, 조금 더 좋고, 조금 더 빨리 무언가를 소유하고 싶은 욕구를 심어주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자동차 산업에서는 제너럴 모터스(GM)의 CEO였던 알프레드 P. 슬론(Alfred P. Sloan)이 1920년대부터 매년 모델 연식 변경을 통해 소비자들이 새 차종을 구매하도록 유도하는 전략을 제안했다. 슬론은 이 개념을 '동적 구식화(Dynamic Obsolescence)'라고 불렀으나, 비평가들은 이를 계획적 구식화(Planned Obsolescence)로 명명했다. 1960년에는 문화 평론가 밴스 패커드(Vance Packard)가 저서 *『The Waste Makers』*에서 계획적 구식화를 '바람직함의 구식화(심리적 구식화)'와 '기능의 구식화'로 구분하여 비판했다.

유형

계획적 구식화는 여러 형태로 나타난다.

첫째, 인위적 내구성 설계는 제품이 시장에 출시되기 전부터 빠르게 열화되도록 설계하는 전략이다. 중요한 부품에 품질이 낮은 재료를 사용하거나, 마모를 유발하는 비효율적인 부품 배치를 적용하는 방식이 포함된다. 스마트폰의 일체형 배터리 설계는 배터리 교체를 어렵게 만들어 제품 수명을 단축시키는 사례로 지목된다.

둘째, 수리 방지 설계는 제품의 수리가 불가능하거나 경제적으로 비합리적이도록 설계하는 방식이다. 특수 나사(5각 나사 등), 과도한 접착제 사용, 교체 부품의 높은 가격 책정 등이 이에 해당한다.

셋째, 체계적 구식화는 시스템의 변경이나 발전으로 인해 기존 제품이 더 이상 사용되기 어려워지는 현상이다. 예를 들어 직렬 포트, 병렬 포트 등이 USB로 대체된 사례가 있다.

넷째, 프로그램적 구식화는 소프트웨어나 스마트 칩을 통해 제품의 기능을 인위적으로 제한하는 방식이다. 잉크젯 프린터 카트리지에 잉크가 남아 있음에도 특정 임계값 도달 시 사용을 차단하는 사례,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한 기기 성능 저하 등이 대표적이다.

법적 규제

프랑스는 2015년 제품 고장을 계획한 제조업체에 최대 30만 유로의 벌금과 최대 2년의 징역형을 부과할 수 있는 법률을 제정했다. 이는 의회가 계획적 구식화의 존재를 법적으로 인정한 첫 사례이다. 유럽연합(EU)은 2023년 계획적 구식화 금지 지침을 지지하기로 투표했으며, 2024년에는 이사회가 관련 소매업체의 책임을 명확히 했다. 캐나다 퀘벡주는 2023년 계획적 구식화가 발생한 제품의 생산 또는 판매를 금지하는 법안을 채택했다. 미국에서는 캘리포니아, 미네소타, 뉴욕 등 여러 주에서 '수리할 권리(Right to Repair)' 법률을 통해 이 문제를 다루고 있다.

비판과 지지

계획적 구식화에 대해서는 찬반 논쟁이 존재한다. 필립 코틀러(Philip Kotler)와 같은 지지자는 이 현상을 자유 사회의 경쟁적이고 기술적인 힘의 자연스러운 결과라고 주장한다. 반면 밴스 패커드와 같은 비판자는 이러한 과정이 낭비적이며 소비자를 착취한다고 지적한다. 환경법연구소(Environmental Law Institute)는 계획적 구식화가 낭비 문화를 조장한다고 비판했으며, Bisschop 외 연구진(2022)은 이를 기업의 환경 범죄로 간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요람에서 요람으로(Cradle to Cradle)' 순환 경제 모델이 제시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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