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획보장청구권(計劃保障請求權)은 대한민국 행정법상 행정계획의 폐지나 변경에 대하여 당사자가 자신에게 유리하게 당초 행정계획의 존속이나 준수를 청구하고, 그러한 청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경과조치나 손실보상을 청구할 수 있는 권리를 포괄하는 상위 개념이다. 이는 행정계획에 대한 국민의 신뢰보호를 위해 논의되는 법적 권리이다.
개념 및 배경
행정계획은 장기성·종합성이 요구되는 행정작용으로, 일단 확정된 이후에도 사회경제적 사정변경에 따라 변경되거나 폐지될 수 있다. 그러나 계획을 신뢰하여 재산권 행사나 경제활동을 한 국민에게는 계획의 변경·폐지로 인한 불이익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이에 대한 보호 필요성이 제기된다. 계획보장청구권은 이러한 맥락에서 학설과 판례를 통해 논의되어 온 개념이다.
계획보장청구권의 내용
계획보장청구권은 일반적으로 광의(廣義)와 협의(狹義)로 나누어 이해된다.
광의의 계획보장청구권은 다음의 권리들을 포함한다.
-
계획존속청구권: 행정계획의 변경이나 폐지에 대하여 기존 계획의 유지와 계속적 존속을 요구할 수 있는 권리. 그러나 행정계획은 본질적으로 가변적인 것이므로, 통설과 판례는 일반적으로 이러한 청구권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본다. 다만, 계획이 법률 또는 행정행위의 형식을 취하고 당사자의 신뢰가 공익보다 우월한 경우 신뢰보호원칙에 따라 예외적으로 인정될 수 있다.
-
계획이행청구권(계획집행청구권): 이미 결정된 행정계획의 집행 또는 준수를 요구할 수 있는 권리. 행정청이 계획을 집행하지 않거나 계획과 다른 방향으로 집행하는 경우 그 준수를 요구하는 권리이나, 일반적으로 인정되지 않는다.
-
경과조치청구권(대상조치청구권, 적응지원청구권): 계획의 존속을 신뢰하여 일정한 조치를 취한 자가 계획의 변경·폐지로 입게 될 불이익을 방지하기 위하여 행정청에 경과조치를 청구할 수 있는 권리. 법령에 근거가 없는 한 일반적으로 인정되지 않는다.
-
손실보상청구권(손해전보청구권): 계획의 변경·폐지로 인하여 특별한 희생을 입은 사인이 손실보상을 청구할 수 있는 권리. 공공의 필요에 따른 특별한 희생이 있다면 손실보상이 인정될 수 있으나, 행정계획으로 인한 손해 또는 손실의 전보에 관한 일반적인 규정은 별도로 존재하지 않는다.
협의의 계획보장청구권은 위 권리들 중 주로 손실보상청구권(손해전보청구권)만을 가리키는 개념으로 사용되기도 한다.
계획변경청구권과의 구별
계획보장청구권은 기존 계획의 유지·준수를 구하는 권리인 반면, 계획변경청구권은 사인이 사정변경이나 권익침해 등을 이유로 이미 확정된 기존 계획의 적극적 변경을 청구할 수 있는 권리로서, 양자는 대립되는 개념으로 이해된다. 다만 일부 학설은 계획변경청구권을 광의의 계획보장청구권 범주에 포함하여 논의하기도 한다.
실정법적 근거와 판례
계획보장청구권을 명시적으로 인정하는 실정법적 규정은 존재하지 않는다. 대한민국 대법원 판례는 일반적으로 주민이나 이해관계인에게 행정계획의 변경·폐지를 신청할 조리상의 권리가 있다고 볼 수 없다는 입장이다(대법원 94누8433 등). 다만, 장래 일정한 기간 내에 관계 법령이 규정하는 시설 등을 갖추어 일정한 행정처분을 구하는 신청을 할 수 있는 법률상 지위에 있는 자의 계획변경신청을 거부하는 것이 실질적으로 당해 행정처분 자체를 거부하는 결과가 되는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계획변경을 신청할 권리가 인정될 수 있다(대법원 2001두10936). 또한 도시계획구역 내 토지 소유자의 도시계획입안 신청, 문화재보호구역 내 토지소유자의 지정해제 신청 등 일부 사례에서 법규상 또는 조리상 행정계획변경 신청권이 인정된 바 있다(대법원 2003두1806, 2003두8821).
어원
'계획보장청구권'은 한자어 '計劃保障請求權'에서 비롯되었으며, '계획(計劃)'은 행정계획을, '보장(保障)'은 계획의 존속·준수·손실전보 등을 통한 보호를, '청구권(請求權)'은 타인에 대하여 일정한 행위를 요구할 수 있는 법적 권리를 의미한다. 이 개념은 독일 행정법상의 계획보장청구권(Planungsgewährleistungsanspruch) 논의의 영향을 받아 한국 행정법 학계에서 도입·발전시킨 것으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