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인왕동 사지(慶州 仁旺洞 寺址)는 대한민국 경상북도 경주시 인왕동에 위치한 통일신라 시대의 절터이다. 반월성을 뒤로하고 남산을 바라보는 곳에 자리하고 있다. 1991년 3월 25일 경상북도 문화재자료 제240호로 지정되었다가, 2015년 11월 10일 대한민국 사적 제533호로 승격되었다.
이 절터는 신라 태종 무열왕의 둘째 아들이자 문무왕의 동생인 김인문(金仁問, 629~694)의 원찰(願刹, 소원을 빌거나 죽은 사람의 명복을 빌기 위해 세운 절)인 인용사(仁容寺) 터로 오랫동안 추정되어 왔다. 2002년부터 2011년까지 총 4차례에 걸친 발굴조사가 진행되었으며, 그 결과 중문(中門), 쌍탑(雙塔), 금당(金堂), 강당(講堂), 회랑(回廊)을 기본으로 하는 신라 전형의 평지 이탑식(二塔式) 가람 배치가 확인되었다.
발굴을 통해 드러난 특징으로는, 중문 자리에서 유례가 드문 '아(亞)'자형 건물지가 확인되었고, 쌍탑이 금당의 좌우 측면 남북 축선 안쪽에 위치하는 점, 백제 지역에서 주로 나타나는 와축기단(瓦築基壇, 기와를 쌓아 만든 기단)이 사용된 점 등이 학계의 주목을 받았다. 두 석탑 모두 통일신라 시대 전형적인 양식을 보여주며 팔부중(八部衆)이 조각되어 있다.
출토 유물로는 자기류, 전돌류, 토기, 목간(木簡), 금속유물, 지진구(地鎭具, 건물을 지을 때 땅의 기운을 누르기 위해 묻는 의례용 유물) 등이 있으며, 기와가 가장 많은 양을 차지한다. 또한 출토된 중국 청자와 백자를 통해 신라와 당나라의 교역 관계를 확인할 수 있는 자료도 발견되었다.
다만, 발굴조사 과정에서 절의 이름이 새겨진 명문(銘文) 기와 등 인용사(仁容寺) 터임을 입증할 수 있는 결정적인 유물은 출토되지 않았다. 이에 따라 문화재 지정 명칭은 '경주 인용사지'가 아닌 '경주 인왕동 사지'로 확정되었다. 이 절터는 신라 사찰 건축과 가람 배치 연구에 중요한 학술적·역사적 가치를 지닌 유적으로 평가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