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절공 손중돈 및 정부인 최씨의 묘비, 석인상은 경기도 여주시 가남읍 은봉리에 위치한 고려 말 조선 초의 문신 손중돈(孫仲暾, 1342~1416)과 그의 부인 정부인 최씨의 묘역 내에 있는 석조 유물들이다. 해당 묘역은 2002년 9월 23일 경기도 문화재자료 제136호 '여주 손중돈 묘역'으로 지정되어 보호되고 있다.
1. 손중돈의 생애 및 위상
손중돈은 본관이 밀양(密陽)이며, 호는 둔촌(遁村)이다. 고려 공민왕 대 과거에 급제하여 벼슬길에 올랐으며, 고려 말 이성계(李成桂)를 따랐다. 조선 건국 후 개국공신 2등에 책록되었고, 밀양군(密陽君)에 봉해졌으며, 좌명공신(佐命功臣)으로 활약하였다. 관직은 판중추원사(判中樞院事)에 이르렀고, 사후 경절공(景節公)이라는 시호가 내려졌다.
2. 묘비(墓碑)
- 형태 및 구조: 묘역 앞쪽에 묘비 1기가 세워져 있다. 비신(碑身), 비수(碑首), 비대(碑臺)로 구성된 전형적인 조선 초기의 묘비 양식을 따른다.
- 내용: 비문에는 손중돈의 관직, 행적, 가계, 그리고 정부인 최씨와의 합장 사실 등이 기록되어 있다. 비문은 당대의 문장가가 짓고 유명 서예가가 쓴 것으로 추정되며, 조선 초기의 금석문 연구와 손중돈의 행적 파악에 중요한 1차 사료적 가치를 지닌다.
- 건립 시기: 손중돈이 사망한 1416년(태종 16) 전후 또는 정부인 최씨 사후 합장 시점에 건립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3. 석인상(石人像) 및 석수(石獸)
- 배치: 묘역의 좌우 또는 앞쪽에 문인석(文人石)과 무인석(武人石) 각 1쌍(총 4기), 그리고 석양(石羊)·석호(石虎) 등 석수(석조 동물상)가 배치되어 있다.
- 문인석: 관복(冠服)을 입고 홀(笏)을 쥐고 있는 모습으로, 학자나 관료의 위엄을 표현하였다. 얼굴 표정과 의문(衣文)의 조각 수법이 섬세하다.
- 무인석: 갑옷을 입고 칼을 찬 채 서 있는 형상으로, 묘역을 수호하는 호위 무사의 역할을 상징한다. 근육질의 신체 표현과 투구, 갑옷의 세부 묘사가 사실적이다.
- 석수: 양과 호랑이 형상으로, 각각 음양의 조화와 사악한 기운을 막는 벽사(辟邪)의 의미를 담고 있다.
- 양식적 특징: 전체적으로 고려 말에서 조선 초기로 넘어가는 과도기적 양상을 보이며, 조선 전기 왕릉이나 공신 묘역의 석물 양식 정립 과정을 보여주는 중요한 자료로 평가된다.
4. 역사적·학술적 가치
이 묘비와 석인상은 조선 건국 초기의 공신 묘제(墓制)와 석조 미술 양식을 연구하는 데 있어 기준이 되는 유물이다. 특히 손중돈이 고려와 조선을 아우르는 인물인 만큼, 그의 묘역에 조성된 석물들은 고려 말 전통이 조선 초기에 어떻게 계승되고 변화되었는지를 살필 수 있는 척도가 된다. 또한, 비문 기록을 통해 당시 공신의 예우 제도와 가계사를 복원하는 데 기여한다.
5. 현황 및 관리
현재 경기도 여주시에서 관리하고 있으며, 묘역 정비 사업을 통해 비각(碑閣) 설치, 배수로 정비, 안내판 설치 등 보존 관리가 이루어지고 있다. 문화재자료로 지정됨에 따라 원형 보존을 원칙으로 하되, 학술 조사를 위한 접근은 허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