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적(警笛, 영어: horn)은 자동차, 열차, 선박 등 교통수단에 장착되어, 스스로가 다가오고 있음을 소리를 통해 다른 통행 대상에게 알리기 위해 사용하는 음향 경보 장치이다. 일반적으로 경음기(警音機)라고도 불리며, 제복 경찰관이 경고를 할 때에도 사용되기도 한다.
어원과 명칭
'경적'이라는 한자어는 '경계할 경(警)'과 '피리 적(笛)'의 결합으로, 주의나 경계를 위해 울리는 소리 장치라는 의미를 지닌다. 한국어에서는 자동차와 오토바이에 장착된 장치를 주로 '경적'이라고 부르며, 열차는 '기적(汽笛)', 선박은 '무적(霧笛)'이라고 구분하여 칭하기도 한다.
자동차 경적을 지칭하는 '클랙슨(Klaxon)'이라는 용어는 프랑스의 자동차 부품 제조사인 클랙슨 사(社)의 제품이 널리 알려지면서 생겨났다. '클랙슨'이라는 이름 자체는 설립자인 프랭클린 할렛 로벨 주니어가 고대 그리스어 동사 'klazō'(소리치다)에서 유래하여 만들어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후 이 용어는 일본어(クラクション), 프랑스어(kolaxon), 이탈리아어(clacson), 스페인어(claxon) 등 여러 언어의 어휘로 유입되었으며, 한국어에서도 '클랙슨'이라는 표현이 통용된다.
유형과 작동 원리
경적은 작동 방식에 따라 크게 세 가지 유형으로 구분된다.
첫째, 전기식 경적(전기혼)은 전자석에 의해 평평한 원형 강철 진동판이 진동하여 소리를 내는 방식이다. 진동판이 접점 차단기와 연결되어 전류를 반복적으로 차단함으로써 진동을 발생시키며, 음향 혼 내부에서 소리가 증폭된다. 일반적인 자동차의 전기식 경적 음량은 약 107~109dB이며, 5~6암페어의 전류를 소비한다.
둘째, 전자혼은 기판과 스피커를 이용해 전자적으로 소리를 합성하는 방식이다.
셋째, 에어혼은 압축 공기를 진동판에 통과시켜 진동을 발생시키는 방식이다. 주로 트럭이나 버스에 장착되며, 공기 제동 장치를 작동시키기 위해 충전된 저장소에서 공기를 공급받는다. 에어혼의 음량은 약 117~118dB로 자동차용 경적보다 크며, 주파수는 약 125~180Hz 범위에 해당한다.
많은 차량에서 경적은 단독으로 사용되기도 하지만, 서로 다른 주파수가 동시에 울려 음정을 형성하도록 쌍으로 배열되는 경우가 많다. 이는 동일한 주파수 두 개를 사용하는 것보다 두 개의 다른 주파수를 사용하는 것이 인간의 귀에 더 잘 인지되기 때문이다.
용도와 법적 규제
경적의 주된 용도는 다른 차량이나 보행자에게 자신의 존재를 알리고 위험을 경고하는 것이다. 그러나 원칙적으로 경적은 위험한 상황이나 경적 사용이 허용된 구간에서만 사용되도록 되어 있다.
도로 교통에 관한 비엔나 협약을 적용하는 국가에서는 가청 경고의 사용이 제한되며, 사고 예방을 위한 경우와 건축 지역 외부에서 추월 시 전방 운전자에게 경고하기 위한 경우에만 허용된다. 한국의 도로교통법 제49조 제1항 제5호에 따르면, 운전자는 방향 전환 시, 차로를 변경하려는 경우, 앞지르기를 하려는 경우 등에 다른 차의 운전자에게 주의를 주거나 긴급하게 위험을 알리기 위해 경고음이 필요할 때에만 경적을 사용할 수 있다. 즉, 경적의 반복적·연속적 사용은 원칙적으로 제한되며, 단순히 화를 내거나 의사를 표현하기 위한 용도로의 사용은 법적 제재의 대상이 될 수 있다.
열차와 선박의 경적
열차의 경우 공기 제동 시스템에서 공급되는 압축 공기로 작동하는 공압식 경적이 사용된다. 미국에서는 열차 경적이 열차 앞 30m 지점에서 최소 96dB에서 최대 110dB의 음량을 내도록 규정되어 있다. 트럭 및 버스의 에어혼과 구별하기 위해 미국의 열차 경적은 서로 다른 음을 동시에 울려 화음을 형성하는 형태로 구성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선박은 서로 및 육지에 신호를 보내기 위해 압축 공기나 발전소의 증기로 구동되는 에어혼(때로는 호루라기)을 사용한다. 저주파는 고주파보다 더 멀리 전달되므로 선박용 경적에는 상대적으로 낮은 주파수가 사용된다. 국제해사기구(IMO) 규정에 따르면, 길이가 200m를 초과하는 선박의 경적 주파수는 70~200Hz 범위에 있어야 한다.
음악에서의 사용
차량용 경적은 음향 효과나 악기로서 음악 작품에 사용되기도 했다. 조지 거슈윈의 1928년 관현악 작품 《파리의 미국인》은 4개의 택시 경적 필요로 하는 것으로 유명하며, 리게티 죄르지의 오페라 《르 그랑 마카브》에는 특정 음높이에 맞춰 조율된 여러 개의 벌브 혼을 사용하는 자동차 경적 전주곡이 포함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