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 결절성 다발동맥염(Polyarteritis Nodosa, PAN)은 중소 크기의 근육형 동맥을 침범하는 전신성 괴사성 혈관염이다. 1866년 Kussmaul과 Maier에 의해 처음 보고되었으며, 혈관벽 전층에 걸쳐 염증과 섬유소성 괴사가 발생하여 동맥류, 혈전증, 장기 허혈을 초래한다. 이 질환은 세동맥, 모세혈관, 세정맥은 일반적으로 침범하지 않으며, 폐동맥도 대부분 보존된다.
원인 및 발병기전 정확한 원인은 완전히 밝혀지지 않았으나, 자가면역 기전이 주요 병인으로 인정된다. 환자의 약 30~40%에서 B형 간염 바이러스(HBV) 표면 항원(HBsAg)이 검출되어 HBV 감염과의 연관성이 강하게 시사된다. 그 외 HIV, 거대세포바이러스, 파르보바이러스 B19 등의 바이러스 감염과 특정 약물(설폰아미드, 항생제 등)에 의한 과민 반응이 유발 요인으로 알려져 있다. 혈관벽에 면역 복합체가 침착되어 보체계를 활성화시키고, 이로 인해 호중구가 유인되어 혈관벽에 염증성 손상을 일으키는 것이 주요 발병기전으로 설명된다.
역학 매년 인구 100만 명당 약 2~3명의 새로운 환자가 발생하는 희귀 질환이다. 30~50대 연령층에 호발하며, 남성이 여성보다 약 3~5배 더 높은 발병률을 보인다.
증상 증상은 침범된 장기에 따라 매우 다양하며, 전신 증상과 장기별 증상으로 구분된다.
- 전신 증상: 발열(항생제에 반응하지 않으나 글루코코르티코이드에 반응함), 체중 감소, 권태감, 근육통(특히 종아리 근육), 관절통이 흔하게 나타난다.
- 신장: 환자의 60~80%에서 침범되며, 단백뇨, 혈뇨, 고혈압이 나타난다. 악성 고혈압으로 진행될 수 있으며 신부전이 주요 사망 원인 중 하나이다.
- 말초신경계: 다발성 단일신경염(mononeuritis multiplex) 형태로 나타나며, 환자의 50~70%에서 발생한다. 신경 분포 영역을 따라 심한 통증, 감각 이상, 운동 마비가 발생할 수 있다.
- 위장관: 복통, 오심, 구토, 출혈이 나타나며 장경색이나 천공이 발생할 수 있다.
- 심혈관계: 관상동맥염으로 인한 협심증, 심근경색, 심부전, 부정맥이 발생할 수 있다.
- 피부: 망상피반(livedo reticularis), 피하 결절, 궤양, 손가락 괴사 등이 나타난다.
- 기타: 고환통, 중추신경계 증상(뇌경색, 뇌출혈), 눈 증상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진단 1990년 미국 류마티스학회(ACR) 분류 기준에 따라 다음 10개 항목 중 3개 이상이 충족되면 진단할 수 있다: (1) 식이요인 없이 4kg 이상 체중 감소, (2) 망상피반, (3) 고환 통증 또는 압통, (4) 근육통(하지), (5) 단일신경병증 또는 다발신경병증, (6) 확장기 혈압 90mmHg 이상, (7) 혈청 크레아티닌 상승, (8) B형 간염 바이러스 표지자 양성, (9) 혈관조영술상 내장 동맥의 동맥류 또는 폐색, (10) 중소동맥 생검상 호중구 침윤을 동반한 혈관염 소견. 확진을 위해 침범된 조직의 생검이 가장 유용하다.
치료 치료의 핵심은 면역억제 요법이다. 고용량 글루코코르티코이드(프레드니솔론)와 세포독성 면역억제제(사이클로포스파미드, 아자티오프린)의 병합 요법이 표준 치료이다. 중증 환자에서는 혈장교환술(plasma exchange)이 추가될 수 있다. B형 간염 연관 PAN의 경우 항바이러스제(인터페론-알파) 병용이 고려된다.
예후 치료하지 않을 경우 5년 생존율이 약 13%로 매우 불량하나, 현대적인 면역억제 요법의 도입으로 5년 생존율이 80% 이상으로 크게 개선되었다. 주요 사망 원인은 신부전, 심부전, 위장관 합병증(천공, 출혈), 뇌혈관 합병증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