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PIVERSE

견섬유

견섬유(絹纖維, silk)는 누에고치에서 얻은 천연 단백질 섬유이다. 이것으로 짠 천을 견직물(絹織物)이라 한다. 견섬유는 인류가 사용해 온 가장 오래된 천연 섬유 가운데 하나로, 양모·면·삼베 등의 다른 천연 섬유와 함께 기본적인 옷감 재료로 사용되어 왔다. 특히 난연성, 강도, 가벼움, 광택 등의 특성 덕분에 예로부터 고가의 섬유로 취급되었다.

견섬유의 직조 기원은 명확하지 않으며, 이집트 기원설과 중국 기원설 등이 제기되어 있다. 중국에서는 약 4천 6백 년 전 주(周)나라 왕실에서 견직물을 왕의 의복으로 사용하였다는 기록이 전해지며, 한(漢)나라 때에는 실크로드를 따라 견직물이 중앙아시아와 서양으로 전파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견직물은 오랜 기간 동아시아의 중요한 수출품이었으며, 산업혁명 이전 시대의 무역에서 도자기, 향신료 등과 함께 무역량이 큰 상품 가운데 하나였다.

6세기 중반에 견직 기술이 중국에서 중동과 유럽으로 전파되었고, 이후 유럽 전역으로 확산되었다. 16세기에는 프랑스 남부 리옹(Lyon)에서 비단 산업이 번창하였다. 19세기 말에는 프랑스의 누에 농가에 누에 전염병(페브린병)이 발생해 심각한 피해를 입었으나, 파스퇴르와 제르네의 연구로 1865년에 병의 원인이 규명되면서 위기에서 벗어났다.

견섬유는 누에 유충이 몸에서 실을 뽑아내어 짓는 고치로부터 얻어진다. 누에 유충은 뽕나무 잎을 먹고 자라며, 5령이 되면 고치를 짓는다. 누에고치를 끓는 물에 삶아 실을 뽑아내는데, 이를 통해 얻은 견사로 천을 짜게 된다. 견섬유는 천연 섬유 중 유일한 필라멘트 섬유로, 실의 길이가 약 1.5km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견섬유는 주성분이 단백질(피브로인과 세리신)로 구성되어 있으며, 표면은 부드럽고 반투명한 높은 광택을 지닌다. 견섬유 고유의 이러한 광택은 '견광(絹光)'이라고도 불린다. 또한 드레이프성과 수분 친화성이 우수하고 열전도율이 낮아, 여름에는 시원하고 겨울에는 따뜻한 특징을 지닌다.

견섬유에는 가잠견(집에서 사육한 누에에서 얻는 것)과 야잠견(산이나 들에서 자란 누에에서 얻는 것)으로 크게 나눌 수 있다. 가잠견은 품질이 좋아 보통 '견사' 또는 '생사'라고 할 때 가잠견을 일컫는다. 견섬유로 만든 직물은 직조 방식과 품질에 따라 사(絲), 견(絹), 금(錦), 능(綾), 단(緞), 라(羅), 사(紗), 주(紬), 기(綺), 초(紗) 등으로 세분된다.

현대에 이르러 19세기 후반부터 20세기 초에 걸쳐 레이온, 나일론 등의 인조·합성 섬유가 개발되면서 천연 견에 대한 수요는 상대적으로 감소하였다. 1935년에는 미국의 화학자 윌리스 캐러더스가 나일론을 발명하였고, 이후 천연 견은 주로 고급 의복 소재로 사용되게 되었다. 현재 견섬유는 세계 약 30여 개국에서 생산되고 있으며, 주요 생산국으로는 중국, 인도, 우즈베키스탄, 브라질, 이란, 태국, 베트남 등이 있다.

한국에서는 누에고치에서 실을 뽑고 남은 번데기를 식용으로도 이용해 왔으며, 견섬유를 활용한 전통 직물 문화가 오랜 역사를 지닌 것으로 알려져 있다.

둘러보기

더 찾아볼 만한 주제

    전체 문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