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피로사우루스(Gephyrosaurus)는 멸종된 인룡상목(Lepidosauria) 파충류의 한 속으로, 학명은 게피로사우루스 브리덴시스(Gephyrosaurus bridensis)이다. 1980년 영국의 고생물학자 수전 E. 에반스(Susan E. Evans)에 의해 처음 기재되었으며, 모식 표본은 영국 사우스웨일스의 초기 쥐라기(Early Jurassic) 균열 충전층(fissure fill deposits)에서 발견되었다. 2017년에는 서머셋(Somerset) 지역의 트라이아스기 후기(Rhaetian) 지층에서 발견된 부분 상악골을 바탕으로 두 번째 종인 G. evansae가 추가로 명명되었다.
분류학적 위치
게피로사우루스는 일반적으로 단궁류(Rhynchocephalia) 중에서도 가장 원시적인 분류군 중 하나로 간주된다. 현존하는 투아타라(Sphenodon)가 포함된 스페노돈티아(Sphenodontia) 분기군의 바깥에 위치하며, 일부 계통학적 분석에서는 오히려 유린목(Squamata, 도마뱀과 뱀)과 더 가까운 관계로 나타나기도 한다. 처음 기재될 당시에는 비단계통군인 에오수키아(Eosuchia)에 포함되었으나 이후 재분류되었다.
형태적 특징
게피로사우루스 브리덴시스는 비교적 작은 파충류로, 두개골 길이는 약 3cm, 너비는 약 2cm, 높이는 약 1cm에 불과했다. 측두궁(temporal bar)이 완전하지 않아 광대뼈와 방형골 사이에 틈이 존재한다. 고등한 단궁류와 달리 누골(lacrimal bone)이 두개골에 남아 있으나, 원시 파충류에 비하면 크기가 상당히 축소되어 있다. 전두골과 두정골은 쌍을 이루지 않았다. 위턱과 아래턱의 각 절반에는 약 35~40개의 이빨이 있었으며, 모든 이빨은 측생치(pleurodont) 형태로 턱뼈 내측 선반에 부착되어 있었다. 두개후 골격(postcranial skeleton)은 도마뱀과 유사한 형태로 길고 가느다란 다리를 갖추고 있었다.
생태
게피로사우루스는 곤충을 주로 먹는 곤충식성(insectivore)으로 추정되며, 주간에 활동했을(diurnal) 것으로 보인다. 체형으로 보아 민첩하게 움직일 수 있었고 나무를 오르는 능력도 있었을 것으로 추정되나, 완전한 수목성은 아니었을 가능성이 높다. 먹잇감이 도착할 때까지 기다렸다가 매복하는 "기다렸다 덮치는(sit and wait)" 전략을 사용한 것으로 제시되었다. 화석 표본들 사이에서 치유된 흔적이 있는 턱뼈 골절이 다수 발견된 점은, 게피로사우루스가 현대의 일부 도마뱀처럼 영역 다툼을 벌였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생존 시기와 서식지
게피로사우루스는 중생대 트라이아스기 후기에서 쥐라기 전기까지(약 2억 1,000만 ~ 1억 9,500만 년 전) 유럽 지역(현재의 영국 일대)에서 서식했다. 초원이나 삼림 지대의 육상 환경에서 생활한 것으로 추정된다.
참고 사항
한국어권 일부 웹사이트에서 게피로사우루스의 몸길이를 4~6m로 서술하기도 하나, 이는 신뢰할 수 있는 학술적 근거가 부족하며, 영어권 학계에서 인정된 두개골 및 골격 크기 추정치와 배치되는 정보이다. 공식적으로 기재된 화석 표본의 두개골 크기는 약 3cm 수준으로, 전체 몸길이도 이에 상응하는 소형 도마뱀 수준이었을 것으로 보인다.